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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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수선하다. 뉴스를 보고 있으면 세계의 종말이 머지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어디에서도 희망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은 두렵고 위험한 곳이 되어버렸다. 인류에게 스마트한 세상을 약속했던 빅테크 기업들은 자신들의 배 속만 채우는 데만 혈안이 된 나머지, 사생활을 마구 엿보고, 개인정보를 거래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있다.

계속해서 이런 비관적인 소식들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생각을 지배한다. 우리는 희망보다는 절망에 익숙해져 있고, 최선을 기대하는 대신 최악을 예상하며, 긍정적인 기대보다 부정적인 전망에 휩싸여 살고 있다.

독일에서는 최근 <위대한 기회를 위해 태어나다(Geboren für die großen Chancen)>라는 책이 화제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파리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울리히 피히트너(Ullrich Fichtner)는 잘못되거나 오염된 정보가 생각과 마음을 감염시키는 ‘인포데믹’의 시대에 살게 되면서, 비관론이 낙관론을 압도하고 있고, 우리가 실제보다 더욱 부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놀라운 진보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긍정적인 힘과 에너지는 과소평가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비관한다, 놀랍도록 터무니없이
저자는 2021년 10월 독일의 한 언론을 통해 발표된 “독일 성인의 4분의 3이 미래의 아이들이 자신 세대보다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라는 설문 결과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이러한 생각이 터무니없다고 판단한 저자는 세상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제시하기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그렇게 해서 이 책이 탄생했다.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 가장자리를 길게 띠 모양으로 가로지르는 ‘사헬(Sahel)지대’는 사막화가 진행돼 도저히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척박한 땅이었다. 하지만 최근 30년 동안 부르키나파소의 수많은 농민이 나서서 이 지역의 건조하고 넓은 땅을 좀 더 생산적인 농업지대로 개척하고 있다. 황폐했던 사헬 지대에 이제 나무와 곡식이 자라고, 가축이 살고 있다.

놀라운 변화의 중심에는 ‘야쿠바 사와도고(Yacouba Sawadogo)’라는 이름의 농부가 있다. 그는 물을 보존하는 전통 농법 ‘자이(Zai)’을 통해 세계 기구와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소박한 한 농부의 노력으로 아프리카 사헬 지대에 기적이 일어났다. 저자는 이러한 사례들을 펼쳐놓으며, 더는 절망과 비관주의에 빠져있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세계 곳곳에서 산업화와 착취로 인해 발생한 과거의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과 단체를 책은 소개하면서, 인공지능 연구를 포함한 생명 및 유전공학 기술의 획기적 발전으로 인해 미래 세대가 살아갈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에 찬 목소리로 전한다.

최신 과학적 연구 결과와 통계에 기반한 분명한 사실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현실적이면서 매력적인 미래상을 소개한다. 테크놀로지의 변화와 사회 변화로 미래 세대는 어떤 생애주기를 경험하게 될까? 그들 앞에 펼쳐질 새로운 기회는 그리고 도전은 무엇이 있을까? 오늘 태어난 아이는 앞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책을 펼치면 흥미진진한 미래 여행이 시작된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