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배당으로 1년 내내 '제2월급'…"은퇴후 월 1000만원 꿈 아니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금융투자가 노후를 바꾼다
(2) 주식·펀드 투자로 연금부자 키우는 美
S&P500기업 80% 年4회 배당
미국선 주식 투자 가구비율 58%
포트폴리오 잘 짜면 매달 배당도
50년 이상 '배당킹' 상장사 수두룩
(2) 주식·펀드 투자로 연금부자 키우는 美
S&P500기업 80% 年4회 배당
미국선 주식 투자 가구비율 58%
포트폴리오 잘 짜면 매달 배당도
50년 이상 '배당킹' 상장사 수두룩
미국 뉴욕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루이스 해로(52)는 ‘제2의 월급통장’을 갖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배당금을 매월 150만원 이상 따박따박 수령한다. 그는 “은퇴 이후 주식 비중을 늘리면 연금을 합쳐 월평균 1000만원 이상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주식에 투자하는 미국 가구의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약 5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 53%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다.
미국에선 요즘 배당주를 중심으로 월세처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 암호화폐나 주식 단기투자로 일확천금을 번 뒤 퇴사하는 ‘파이어족’이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최근엔 배당투자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보조를 위해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배당주 투자로 월세처럼 돈을 받을 수 있는 배경은 우선 상장기업의 높은 배당성향(배당액/순이익)에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미국 S&P500 상장사들의 배당 성향은 39%로 한국 유가증권시장(22%)에 비해 크게 높았다. 분기 배당 정책도 포트폴리오 설계에 유리하다. S&P500 상장사의 약 80%는 3개월 단위로 1년에 네 번 배당금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1·4·7·10월에 배당하는 기업, 3·6·9·12월에 배당하는 기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면 거의 매달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받은 배당금으로 다시 주식을 매입해 복리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미국에선 이런 배당투자자를 위한 ‘배당계급 표’도 마련돼 있다. 50년 이상 꾸준히 배당한 기업인 ‘배당 킹’에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코카콜라를 비롯해 3M, 존슨앤드존슨, P&G 등이 있다. 25년 이상 배당한 ‘배당 귀족’은 AT&T, 엑슨모빌, 시스코 등이다. 10년 이상 배당한 ‘배당 챔피언’으로는 스타벅스, 베스트바이, 프랭클린리소스 등이 꼽힌다. 이런 종목을 모은 ‘슈와브US디비던드 에쿼티(SCHD)’ ‘JP모간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JEPI)’ 등 상장지수펀드(ETF)도 재테크 투자자 사이에서 유명하다.
반면 낮은 배당으로 인해 우리나라 상장사는 장기 보유할 유인책이 낮다. 미국처럼 오랜 기간 꾸준한 배당을 유지하는 기업도 드물다. 배당 유인이 없으니 국내 개인투자자는 단타에 더욱 매달린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배당 매력이 떨어지면 개인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도 국내 주식시장이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되고 결국 코리아디스카운트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미국에선 요즘 배당주를 중심으로 월세처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 암호화폐나 주식 단기투자로 일확천금을 번 뒤 퇴사하는 ‘파이어족’이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최근엔 배당투자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 보조를 위해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배당주 투자로 월세처럼 돈을 받을 수 있는 배경은 우선 상장기업의 높은 배당성향(배당액/순이익)에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미국 S&P500 상장사들의 배당 성향은 39%로 한국 유가증권시장(22%)에 비해 크게 높았다. 분기 배당 정책도 포트폴리오 설계에 유리하다. S&P500 상장사의 약 80%는 3개월 단위로 1년에 네 번 배당금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1·4·7·10월에 배당하는 기업, 3·6·9·12월에 배당하는 기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면 거의 매달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받은 배당금으로 다시 주식을 매입해 복리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미국에선 이런 배당투자자를 위한 ‘배당계급 표’도 마련돼 있다. 50년 이상 꾸준히 배당한 기업인 ‘배당 킹’에는 워런 버핏이 투자한 코카콜라를 비롯해 3M, 존슨앤드존슨, P&G 등이 있다. 25년 이상 배당한 ‘배당 귀족’은 AT&T, 엑슨모빌, 시스코 등이다. 10년 이상 배당한 ‘배당 챔피언’으로는 스타벅스, 베스트바이, 프랭클린리소스 등이 꼽힌다. 이런 종목을 모은 ‘슈와브US디비던드 에쿼티(SCHD)’ ‘JP모간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JEPI)’ 등 상장지수펀드(ETF)도 재테크 투자자 사이에서 유명하다.
반면 낮은 배당으로 인해 우리나라 상장사는 장기 보유할 유인책이 낮다. 미국처럼 오랜 기간 꾸준한 배당을 유지하는 기업도 드물다. 배당 유인이 없으니 국내 개인투자자는 단타에 더욱 매달린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배당 매력이 떨어지면 개인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도 국내 주식시장이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되고 결국 코리아디스카운트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