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찍으면서 5월 연휴와 여름휴가를 계획하던 여행객들 사이에선 비상이 걸렸다. 달러를 사용하는 미주 지역뿐 아니라 달러를 현지 화폐로 환전하는 동남아 지역까지 여행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는 동남아까지 직격탄을 맞게 되면서 일본이 반사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 인기가 여전한 데다 환율 매력까지 더해졌다. 국내 항공사들은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일본 여행 수요 잡기에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까지 오르는 등 고환율에 해외 여행객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달러 환율이 오르면 숙박비나 입장료, 식비 등 여행 경비 부담이 커져 여행심리가 위축될 여지가 크다. 온라인 카페 등에선 여행객들 사이에 "미리 환전 안 해둔 게 후회스럽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반면 엔저 현상으로 여행경비가 저렴한 편인 일본은 당분간 해외여행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제주항공이 매월 회원 대상으로 항공권을 할인 판매하는 프로모션 '멤버스위크' 집계를 보면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가장 인기를 얻는 노선은 도쿄, 후쿠오카, 오사카 등 일본 노선이었다. 특히 5월은 근로자의날(1일), 어린이날(5일) 등 연휴가 있고 일본은 골든위크 기간이라 여행 수요가 높은 시즌이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일본 등 해외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일본 등 해외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탑승 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항공사들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일본 여행 수요를 겨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30일까지 인천에서 출발하는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 나고야, 나리타행 항공권을 발권하는 고객 대상으로 항공권과 유료좌석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항공권의 경우 최대 20%, 유료좌석은 30% 할인해준다. 또한 이달 28일부터 5월26일까지 인천에서 출발하는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 나고야행 이코노미 클래스 탑승객에게 위탁 수하물 1개(23kg)를 추가 제공한다.

진에어는 7월17일까지 탑승하는 인천, 부산발 일본 전 노선 항공권에 대해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비상구열부터 지니플러스 좌석까지 사전구매 좌석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7월16일까지 탑승하는 항공권의 좌석팩은 기존 1만9000원에서 1만원으로, 지니플러스는 2만2000원에서 1만원으로 할인된다.

이들 항공사는 일본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를 대형기로 바꾸고 부정기편 추가 운항에도 나선다.

아시아나항공은 5월5~6일 인천~오사카 노선에 298석의 A330 대신 495석의 A380을 투입할 계획. 5월1일부터 26일까지 부정기편 왕복 19회를 추가 운항한다. 인천~나리타, 인천~후쿠오카, 인천~오키나와도 기존 정기 운항뿐 아니라 부정기편 운항을 추가했다. 진에어 역시 4~7월 인천발 도쿄·오사카·후쿠오카·삿포로 노선에 대형기인 B777-200ER 기종을 투입한다.

인천~아오모리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아오모리 주요 관광지 입장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주요 관광지 방문 시 키홀더, 엽서, 술잔 등을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자사 일본 노선 이용객 대상으로 현지 잡화점 돈키호테 면세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최대 10% 할인 쿠폰에 추가 5%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항공사 한 관계자는 "일본 노선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부터 인기 있는 여행지였으나 엔저 현상으로 일본 여행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다른 여행지 대비 일본 여행의 매력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