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1위'하고도 챔프전 불발…"상대 라건아 강했다"
'슈퍼팀' 앞에서 무너진 'DB 산성'…김주성 감독 "리빌딩하겠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산성'의 위력을 발휘하며 1위를 차지했던 원주 DB가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슈퍼팀'으로 불리는 부산 KCC에 덜미를 잡히며 통합 우승의 기회를 날렸다.

DB는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4강 PO(5전 3승제) 4차전 원정 경기에서 KCC에 63-80으로 져 시리즈 전적에서 1승 3패로 밀리며 시즌을 그대로 마쳤다.

정규리그에서 압도적인 면모를 보이며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를 달성했으나 4강 PO에서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자랑하는 KCC를 상대로 기를 펴지 못하며 챔프전 무대도 놓쳤다.

DB의 선수 구성도 국내·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이선 알바노, 디드릭 로슨을 필두로 김종규, 강상재, 박인웅 등 만만치 않았지만, 라건아가 펄펄 날아다니고 다른 선수들도 골고루 제 몫을 한 KCC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주성 DB 감독은 경기 후 "나름대로 준비를 잘했는데 부족한 모습이 더 많이 보였다.

PO에서 즐거운 경기를 했으면 했는데 아쉽다"면서 "PO에서 잘되지 않은 건 감독이 부족해서"라고 곱씹었다.

이어 "리바운드 싸움에서 지다 보니 공격을 제대로 못 한 것이 아쉽다.

리바운드를 잡은 뒤 나갈 수 있는 속공 등이 잘되지 않았다"면서 "상대 라건아가 워낙 활동력이나 리바운드에서 강했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 대행으로 지휘봉을 잡기 시작해 정식 사령탑으로 데뷔한 김 감독은 첫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이끌며 감독상도 받았으나 전창진 감독과의 '사제 대결'에선 웃지 못한 채 PO 경험을 쌓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김 감독은 "정규리그는 생각 이상으로 잘 해냈는데, PO에서 분위기에 눌리고 선수들의 몸이 조금 무겁지 않았나 싶다.

더 높은 곳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는데 4강에서 마치게 돼 선수들이나 저나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시즌 준비 계획에 관해 묻자 김 감독은 '리빌딩'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지금 막 시즌이 끝나서 구체적인 것은 아직 없지만, 적극적으로 리빌딩을 해보려고 한다"면서 "좋은 선수를 잘 키워서 젊게 가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팀의 간판 가드였으나 구단과 마찰 속 전력에서 이탈한 두경민의 거취 관련 질문엔 "이제 막 시즌이 끝나서 생각을 정리해봐야 할 것 같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