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쓸 사람은 쓴다"…쿠팡의 이유 있는 '배짱' [이선아의 킬러콘텐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쿠팡, 와우 구독료 4990원→7890원 인상
2년 전 인상 때도 오히려 회원 수 증가
'충성고객' 확보 효과 가져올 수도
美 아마존 멤버십도 비슷한 모델
2년 전 인상 때도 오히려 회원 수 증가
'충성고객' 확보 효과 가져올 수도
美 아마존 멤버십도 비슷한 모델
'테마파크·워터파크 상품 최대 86% 할인', '화장품 2만원어치 구매시 28만원 상당 뷰티박스 제공', '의류·신발 1만8000여개 80% 할인 및 무료배송'….
최근 일주일 새 쿠팡이 발표한 '와우' 회원 혜택이다. 겉으론 혜택 강화지만, 업계에선 '뿔난 소비자 달래기'로 해석한다. 쿠팡이 지난 12일 와우 회원 구독료 58% 인상(월 4990원→7890원)을 발표한 후, '멤버십을 탈퇴하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자,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혜택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지적 중 하나는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다. 쿠팡은 구독료 인상을 발표하면서 "와우 회원이 되면 무료 로켓배송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무료 음식배달도 함께 즐길 수 있다"고 했지만, SNS에선 "이들 서비스를 잘 사용하지 않는데, '혜택 부풀리기' 아니냐", "쿠팡플레이를 뺀 멤버십을 출시해달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하지만 쿠팡은 당분간 넷플릭스 같은 '멤버십 등급제'를 시행하지 않을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광고 유무·동시접속자 수 등 혜택에 따라 멤버십 요금을 차등화하고 있는데,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이같은 등급제를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예컨대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빼고, 월 7890원보다 저렴한 멤버십을 이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구독료를 올려도 쓸 사람은 쓴다'는 것도 쿠팡은 이미 경험했다. 2021년 12월 쿠팡은 와우 구독료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에서 올렸는데, 그 이듬해인 2022년 말 와우 회원 수는 1100만 명을 기록했다. 2021년 말 900만 명에서 300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번 인상 직후 외신들도 "아마존이 프라임 회원가를 공격적으로 올려도 회원이 대거 이탈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쿠팡 회원 이탈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쿠팡은 가격 인상을 오히려 '록인효과'의 계기로도 보고 있다. 소비자가 내는 구독료가 커지면 보상심리 때문에 더 큰 혜택을 받기 위해 결국 쿠팡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쿠팡은 '수익성 개선'이란 과제를 안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31조원, 영업이익 6174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매출, 연간 최초 흑자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영업이익률(1.9%)로 따지면 저조한 수준이다. 신세계·이마트(10%), 현대백화점(7.2%)등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알리·테무 등 중국 e커머스의 공세가 커진 만큼 투자 여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될 수 있는 멤버십 구독료는 쿠팡에게 필수적이다.
쿠팡의 롤모델로 꼽히는 미국 아마존도 비슷한 모델이다. 아마존의 유료 멤버십인 '아마존 프라임'은 월 14.99달러 또는 연 139달러를 내면 무료 배송,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월 8.99달러를 내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만 따로 구독하는 건 가능해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빼고 무료배송 서비스만 받을 수는 없다. 아마존 프라임의 회원 수는 1억8000명에 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은 올 1분기에만 아마존 프라임으로 108억달러(약 15조원)을 번 것으로 추산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최근 일주일 새 쿠팡이 발표한 '와우' 회원 혜택이다. 겉으론 혜택 강화지만, 업계에선 '뿔난 소비자 달래기'로 해석한다. 쿠팡이 지난 12일 와우 회원 구독료 58% 인상(월 4990원→7890원)을 발표한 후, '멤버십을 탈퇴하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자,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혜택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지적 중 하나는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다. 쿠팡은 구독료 인상을 발표하면서 "와우 회원이 되면 무료 로켓배송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무료 음식배달도 함께 즐길 수 있다"고 했지만, SNS에선 "이들 서비스를 잘 사용하지 않는데, '혜택 부풀리기' 아니냐", "쿠팡플레이를 뺀 멤버십을 출시해달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하지만 쿠팡은 당분간 넷플릭스 같은 '멤버십 등급제'를 시행하지 않을 전망이다. 넷플릭스는 광고 유무·동시접속자 수 등 혜택에 따라 멤버십 요금을 차등화하고 있는데,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이같은 등급제를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예컨대 '쿠팡플레이' 서비스를 빼고, 월 7890원보다 저렴한 멤버십을 이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쓸 사람은 쓴다"
쿠팡이 넷플릭스처럼 '등급제'를 내놓지 않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혜택을 제외하더라도 현재 구독료가 비싸지 않다는 게 쿠팡의 생각이다. 쿠팡은 무료 로켓배송(건당 배송비 3000원), 무료반품(건당 5000원), 무료 직구(건당 2500원) 등만 따져도 매달 1만4000원(전체 회원의 월 평균 구매 데이터 기준)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OTT(쿠팡플레이), 외식 배달(쿠팡이츠) 등을 빼도 월 구독료(7890원)의 1.7배에 달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쿠팡 측 설명이다.'이렇게 구독료를 올려도 쓸 사람은 쓴다'는 것도 쿠팡은 이미 경험했다. 2021년 12월 쿠팡은 와우 구독료를 월 2900원에서 4990원에서 올렸는데, 그 이듬해인 2022년 말 와우 회원 수는 1100만 명을 기록했다. 2021년 말 900만 명에서 300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번 인상 직후 외신들도 "아마존이 프라임 회원가를 공격적으로 올려도 회원이 대거 이탈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쿠팡 회원 이탈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쿠팡은 가격 인상을 오히려 '록인효과'의 계기로도 보고 있다. 소비자가 내는 구독료가 커지면 보상심리 때문에 더 큰 혜택을 받기 위해 결국 쿠팡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주가·수익성에는 호재
투자자들도 유료 멤버십 구독료를 '호재'로 보고 있다. 쿠팡의 주가만 봐도 알 수 있다. 2021년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쿠팡은 당시 주가가 50달러에 달했지만, 올 초엔 반토막도 안 되는 10달러대로 떨어졌다. 그러다 유료 멤버십 인상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12일엔 21.25달러로 마감했다. 쿠팡 종가가 20달러를 넘어선 건 1년 반 만이다. 현재도 쿠팡 주가는 20달러대를 유지 중이다.무엇보다 쿠팡은 '수익성 개선'이란 과제를 안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31조원, 영업이익 6174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매출, 연간 최초 흑자라는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영업이익률(1.9%)로 따지면 저조한 수준이다. 신세계·이마트(10%), 현대백화점(7.2%)등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알리·테무 등 중국 e커머스의 공세가 커진 만큼 투자 여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이 될 수 있는 멤버십 구독료는 쿠팡에게 필수적이다.
쿠팡의 롤모델로 꼽히는 미국 아마존도 비슷한 모델이다. 아마존의 유료 멤버십인 '아마존 프라임'은 월 14.99달러 또는 연 139달러를 내면 무료 배송,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월 8.99달러를 내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만 따로 구독하는 건 가능해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빼고 무료배송 서비스만 받을 수는 없다. 아마존 프라임의 회원 수는 1억8000명에 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은 올 1분기에만 아마존 프라임으로 108억달러(약 15조원)을 번 것으로 추산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