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4', 범죄도시 시리즈의 ‘초심’으로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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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4> 리뷰
한국영화사 최고의 흥행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범죄도시> 시리즈의 4편 (허명행, 2024)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개봉 4주 만에 천만 영화의 타이틀을 얻어낸 <파묘> (장재현, 2024) 이후, 첫 한국 (대작) 영화라 더더욱 기대가 큰 작품이다. <파묘>와 함께 이번 <범죄도시4>까지 흥행이 이어진다면 지난 몇 년간 불황의 터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한국의 극장가는 마침내 숨을 좀 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흥행 기록과는 별개로 영화의 완성도 면에서 전편들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던 <범죄도시3>과는 달리, 이번 4편에서는 이야기의 구성과 흐름, 캐릭터의 설정에 있어 눈에 띄는 진보가 일어난다. 분명 전편보다 훨씬 큰 호응을 기대해도 좋을 에피소드다. 이번 영화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서울 광수대의 ‘마석도’ (마동석)와 그의 팀이 대형 범죄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좇는다. 영화는 마닐라의 한복판에서 한 한국인 청년이 한국인이 주도하는 불법 도박 조직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한편, 신종 마약 사건이 일어나고 3년 후, 마석도와 마약팀 형사들은 배달앱을 이용한 마약 판매 사건을 수사하던 중, 수배 중인 앱 개발자가 필리핀에서 사망한 사건을 찾아낸다. 마석도는 이 사망사건이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과 연관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배후를 찾는다.
필리핀에 거점을 둔 이 도박 조직의 배후는 납치, 감금, 폭행, 살인 등으로 대한민국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을 장악한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백창기’(김무열)와 한국에서 더 큰 돈벌이를 기획하고 있는 IT업계의 젊은 천재 CEO ‘장동철’ (이동휘)이다. 마석도는 전례에 없던 스케일의 마약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장이수’ (박지환)에게 협력을 제안하고 그는 광역수사대는 물론, 사이버수사대까지 합류해 마석도와 함께 범죄 소탕 작전에 투입된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많은 면에서 현재의 <범죄도시4>를 존재하게 한 ‘범죄도시 시리즈’의 원형이자 초석인 1편과 닮았다. 일단 영화의 새로운 빌런, ‘백창기’ 캐릭터를 언급하고 싶다. 슈퍼히어로 시리즈가 그러하듯, ‘범죄도시’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액션 시리즈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매회 바뀌는 새롭고 흥미로운 빌런이다. 이들이 마석도의 포뮬러에 맞게 추적되고 처단되는 과정이 시리즈의 가장 큰 동력이자 셀링 포인트인 것이다.
그러므로 영화는 관객이 빌런이 영웅에게 패배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어쩌면 아닐 수도 있다는 긴장과 기대(?)를 버리지 않게 할 만한 막강한 악역을 구성하고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범죄도시1>의 극악무도한 ‘장 첸’ (윤계상)은 그런 의미에서 범죄도시 시리즈의 성공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캐릭터로 보아도 무관하다. 이어 손석구의 ‘강해상' 역시 1편의 영광을 유지할 만한 매력적인 빌런이자 수려한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그에 반해 <범죄도시3>의 ‘주성철’ (이준혁)은 경찰 내부의 악이라는 진부한 설정과 전편들의 전설에 현저히 못 미치는 배우의 퍼포먼스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범죄도시4>의 ‘백창기’는 강렬하고 짜릿하다. 장 첸 만큼의 악랄함과 파워를 보여주면서도 캐릭터의 신비로움과 매력을 잃지 않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특히 빌런에 바치는 김무열의 액션과 연기는 그야말로 ‘헌정’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충실하고, 헌신적이다. 그의 존재와 마석도와의 걸출한 듀얼로도 이번 <범죄도시4>는 시리즈의 전제를 성취한 셈이다. 특히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공식이기도 한 막판 ‘쇼다운 (showdown: 주인공들의 한판승부)’이 1편과 마찬가지로 공항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이다. 1편의 ‘화장실 시퀀스’를 떠올리게 하는 이 듀얼 시퀀스는 선례가 그랬듯, 꽤나 만족스러운 액션과 위트 있는 대사들로 빼곡하다. 아쉬운 것은 <범죄도시1>의 연출자인 강윤성 감독의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카지노’를 연상하게 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배경이 필리핀이라는 설정, 도박이 중심 소재로 쓰인다는 점, 이동휘 배우가 비슷한 캐릭터·이미지로 등장한다는 점, ‘카지노’에서 등장했던 필리핀 배우가 (같은 역할로) 재등장한다는 점은 안타까운 점들로 남는다. 그럼에도 감히 예상해보건대 <범죄도시4>는 <파묘>와 함께 여름 대작들의 개봉 전야의 최대 흥행작이 될 것이다. 김무열의 인상적인 투혼과 박지환의 눈부신 활약이 두고두고 회자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
특히 흥행 기록과는 별개로 영화의 완성도 면에서 전편들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았던 <범죄도시3>과는 달리, 이번 4편에서는 이야기의 구성과 흐름, 캐릭터의 설정에 있어 눈에 띄는 진보가 일어난다. 분명 전편보다 훨씬 큰 호응을 기대해도 좋을 에피소드다. 이번 영화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서울 광수대의 ‘마석도’ (마동석)와 그의 팀이 대형 범죄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좇는다. 영화는 마닐라의 한복판에서 한 한국인 청년이 한국인이 주도하는 불법 도박 조직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한편, 신종 마약 사건이 일어나고 3년 후, 마석도와 마약팀 형사들은 배달앱을 이용한 마약 판매 사건을 수사하던 중, 수배 중인 앱 개발자가 필리핀에서 사망한 사건을 찾아낸다. 마석도는 이 사망사건이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과 연관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배후를 찾는다.
필리핀에 거점을 둔 이 도박 조직의 배후는 납치, 감금, 폭행, 살인 등으로 대한민국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을 장악한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백창기’(김무열)와 한국에서 더 큰 돈벌이를 기획하고 있는 IT업계의 젊은 천재 CEO ‘장동철’ (이동휘)이다. 마석도는 전례에 없던 스케일의 마약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장이수’ (박지환)에게 협력을 제안하고 그는 광역수사대는 물론, 사이버수사대까지 합류해 마석도와 함께 범죄 소탕 작전에 투입된다. 결론적으로 영화는 많은 면에서 현재의 <범죄도시4>를 존재하게 한 ‘범죄도시 시리즈’의 원형이자 초석인 1편과 닮았다. 일단 영화의 새로운 빌런, ‘백창기’ 캐릭터를 언급하고 싶다. 슈퍼히어로 시리즈가 그러하듯, ‘범죄도시’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액션 시리즈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매회 바뀌는 새롭고 흥미로운 빌런이다. 이들이 마석도의 포뮬러에 맞게 추적되고 처단되는 과정이 시리즈의 가장 큰 동력이자 셀링 포인트인 것이다.
그러므로 영화는 관객이 빌런이 영웅에게 패배하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어쩌면 아닐 수도 있다는 긴장과 기대(?)를 버리지 않게 할 만한 막강한 악역을 구성하고 설정해야 하는 것이다. <범죄도시1>의 극악무도한 ‘장 첸’ (윤계상)은 그런 의미에서 범죄도시 시리즈의 성공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캐릭터로 보아도 무관하다. 이어 손석구의 ‘강해상' 역시 1편의 영광을 유지할 만한 매력적인 빌런이자 수려한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그에 반해 <범죄도시3>의 ‘주성철’ (이준혁)은 경찰 내부의 악이라는 진부한 설정과 전편들의 전설에 현저히 못 미치는 배우의 퍼포먼스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범죄도시4>의 ‘백창기’는 강렬하고 짜릿하다. 장 첸 만큼의 악랄함과 파워를 보여주면서도 캐릭터의 신비로움과 매력을 잃지 않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특히 빌런에 바치는 김무열의 액션과 연기는 그야말로 ‘헌정’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충실하고, 헌신적이다. 그의 존재와 마석도와의 걸출한 듀얼로도 이번 <범죄도시4>는 시리즈의 전제를 성취한 셈이다. 특히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공식이기도 한 막판 ‘쇼다운 (showdown: 주인공들의 한판승부)’이 1편과 마찬가지로 공항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이다. 1편의 ‘화장실 시퀀스’를 떠올리게 하는 이 듀얼 시퀀스는 선례가 그랬듯, 꽤나 만족스러운 액션과 위트 있는 대사들로 빼곡하다. 아쉬운 것은 <범죄도시1>의 연출자인 강윤성 감독의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 ‘카지노’를 연상하게 하는 요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배경이 필리핀이라는 설정, 도박이 중심 소재로 쓰인다는 점, 이동휘 배우가 비슷한 캐릭터·이미지로 등장한다는 점, ‘카지노’에서 등장했던 필리핀 배우가 (같은 역할로) 재등장한다는 점은 안타까운 점들로 남는다. 그럼에도 감히 예상해보건대 <범죄도시4>는 <파묘>와 함께 여름 대작들의 개봉 전야의 최대 흥행작이 될 것이다. 김무열의 인상적인 투혼과 박지환의 눈부신 활약이 두고두고 회자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김효정 영화평론가·아르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