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공상 경찰관 3명 문병 "최대한 지원"
"자녀가 직업 바꿔보라고…" 흉기에 다친 경찰관의 씁쓸한 대답
"둘째 아이가 직업을 바꿔보는 건 어떠냐고 하더라고요.

"
피의자를 검거하다 흉기에 다쳐 입원 치료 중인 광주 남부경찰서 소속 지구대 경찰관 A 경사는 22일 문병을 온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이같이 말했다.

농담처럼 웃으며 전한 말이었지만, 언제든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현장 경찰관과 가족들의 걱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말이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의 엄마이기도 한 A 경사의 얼굴에는 상처를 가린 의료용 밴드가 곳곳에 붙어있었다.

윤 청장은 "진짜 그럴 생각인 건 아니죠?"라며 "가족들이 너무 놀랐을 것 같다"고 다독였다.

그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이만하길 다행"이라며 "마음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정부나 경찰청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치료비와 간병비는 물론 치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트라우마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윤 청장은 A 경사와 함께 상처를 입은 같은 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각각 입원한 병원에 들러 다시 한번 위로의 말을 전했다.

윤 청장은 이 자리에서 현장 경찰관들의 다양한 위험 상황을 진단하고 장비와 교육을 강화해 현장 경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자녀가 직업 바꿔보라고…" 흉기에 다친 경찰관의 씁쓸한 대답
특히 공권력에 폭력으로 대항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물리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현장에 주문하기도 했다.

또 업무 처리 중 입은 부상에 대해 공상 승인율을 높이고, 보다 나은 보장이 가능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A 경사 등 경찰관 3명은 지난 19일 오후 광주 남구 송암동 한 도로에서 행인을 폭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피의자 B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다쳤다.

폭행 직후 자기 거주지에 머물던 B씨는 경찰관이 찾아오자 흉기를 휘두르며 거세게 저항했다.

경찰관 1명이 공포탄 2발·실탄 2발을 위협용으로 허공에 쐈는데도 B씨는 저항을 멈추지 않았고, B씨의 하체를 겨냥한 실탄 1발은 적중하지 못했다.

결국 또 다른 경찰관이 테이저건을 쏘고서야 B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B씨를 구속한 경찰은 보완 수사를 마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