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현금수거책 몰린 20대 검찰서 혐의 벗어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주택청약 자금 수천만원을 잃은 것도 모자라 억울하게 현금 수거책으로 몰려 구속된 20대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벗고 풀려났다.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3부(최종필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검찰시민위원회의 만장일치 의견에 따라 사기 등 혐의로 구속 송치된 A씨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1일 경기도 안양에서 검찰을 사칭하는 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이들의 지시를 받고 현금 8천300만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불법 자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이들 조직의 말에 속아 자신의 주택청약통장을 해지하고 4천500만원을 인출해 이들에게 전달한 뒤 같은 방식으로 기만당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하다가 붙잡힌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달 7일 경찰로부터 A씨 사건을 구속 송치받은 검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인지 몰랐다.

나도 속았고 금전적 손해를 봤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A씨 진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실제 A씨가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사기 피해를 본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A씨 구속을 취소한 후 검찰시민위원회의 판단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사회 경험이 적은 청년층 등이 검사나 검찰수사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보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며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청년들이 보이스피싱의 공범으로 억울하게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