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배당금 18%…제법 쏠쏠한 중국 커버드콜 ETF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해외 투자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해외 증시에 대한 최근 이슈와 전문가 견해, 그리고 유용한 데이터를 찾아볼 수 있는 꿀팁을 전합니다.
연 배당금 18%…제법 쏠쏠한 중국 커버드콜 ETF [양병훈의 해외주식 꿀팁]
홍콩 상장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두 종목이 지난 2월 28일 현지 증시에 상장됐습니다. 중국에서 자기 나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커버드콜 상품이 나온 건 처음인데요. 커버드콜 ETF는 증시가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을 때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주목할 만한 상품입니다. 홍콩 H지수가 지난 2월 말부터 지금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죠.

참, 커버드콜 ETF는 여러 종목을 편입하고 이들 종목에 대한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파생상품입니다. 주가가 오르면 콜옵션 매수자가 권리를 행사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의 일부 또는 전부가 콜옵션 매수자에게 돌아갑니다. 대신 투자자는 콜옵션 매수자가 낸 옵션 프리미엄(수수료)으로 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가 상승분은 ETF 시세에 다 반영이 안 되지만 하락분은 온전히 반영되고, 그 대가로 배당금을 얻는 상품인 거죠.
'Global X HSI Components Covered Call Active'(03419 HK)의 주가 그래프
'Global X HSI Components Covered Call Active'(03419 HK)의 주가 그래프
이번에 나온 홍콩 커버드콜 ETF는 'Global X HSI Components Covered Call Active'(03419 HK)과 'Global X HSCEI Components Covered Call Active'(03416 HK)입니다. 전자는 항셍지수 편입 종목을, 후자는 항셍지수 중 우량 기업만 추려내 담은 H지수 편입 종목을 담았습니다. 전자가 82개 종목을 담았고 후자는 52개 종목을 담았는데 이 중 42개 종목이 겹칩니다. 두 종목이 성격상 큰 차이는 없고, 전자가 좀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고 있다고 봐야 할 듯하네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커버드콜 ETF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배당수익률인데요. 두 종목의 배당수익률이 제법 괜찮습니다. 이들 종목은 모두 2월 28일에 상장했고 배당기준일(이때의 주가를 기준으로 배당금을 산정)이 매달 28일, 배당금 실지급일이 그 다음 달 8일입니다. 상장 뒤 지금까지 배당금을 한번(3월 28일) 지급했는데요. 이때 전자는 1주당 0.12홍콩달러(HKD)를, 후자는 0.15HKD를 지급했습니다. 22일 종가 기준 연 환산 배당수익률이 각각 14.47%, 17.54%입니다. 다만 앞으로도 이만큼의 배당금이 계속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일단 4월(배당지급일 기준)에는 지난달과 같은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이들 상품을 사고 싶으면 홍콩 종목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접속해 해외 주식 거래 약정을 맺으면 됩니다. 대형 증권사는 대부분 중국 주식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투자하기 전에 각 증권사의 중국 종목 매매 수수료, 환전 수수료 등을 미리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Global X HSCEI Components Covered Call Active'(03416 HK)의 주가 그래프
'Global X HSCEI Components Covered Call Active'(03416 HK)의 주가 그래프
미국 증시에서는 중국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커버드콜 ETF가 중국에서보다 빠른 지난해 1월 상장됐습니다. 중국 종목이 기초자산인 파생상품이 중국이 아닌 미국에서 먼저 나왔다니 재밌네요. 이 종목의 이름은 'Kraneshares China Internet And Covered Call Strategy'(KLIP)로 중국 인터넷 산업 ETF인 'KraneShares CSI China Internet'(KWEB)를 담고 있습니다. 이 상품의 최근 1년 배당수익률은 14.14%인데, 주가가 14.44% 하락했으니 투자자로서는 돈이 묶여있었던 것에 대한 기회비용을 제외해도 0.30%포인트 손해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한 뒤 두 나라의 증시는 디커플링 정도가 커졌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올 3월까지 미국 주가지수가 계속 오를 때 중국 지수는 떨어지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달 들어서는 분위기가 반대입니다. 중국 지수는 지난 2월 5일을 저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는데, 이달 들어서는 미국 증시가 조정받는 동안 중국 증시는 잘 버티고 있습니다. 증권가 전문가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강해졌고 현지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정황이 보이면서 외국인 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