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250만 대구시민 대표인 시의회가 가장 큰 공론의 장"

대구시가 추진 중인 박정희 기념사업 추진 과정을 둘러싸고 23일 시의회에서 비판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이날 대구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육정미 의원은 "박정희 기념 사업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 전에 공론화를 통한 여론 수렴이 결여됐다"고 지적했다.

육 의원은 또 "기념사업은 사회적 동의와 지지가 가장 먼저인데 갈등이 생기면 기념 사업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며 "조례가 제정되지 못할 경우에 해당 예산(14억5천만원)을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해놓은 바가 있나"라고 질의했다.

보충질의에 나선 국민의힘 이동욱 시의원도 김 부시장을 향해 "박정희 기념사업 관련해 찬반을 떠나서 의회를 무시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이번 동상 관련 조례가 단 세 줄이다.

A4용지 반 장인데 지방의원 10여년을 하면서 이런 조례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세칙이 없다는 것은 임의대로 집행부에서 하겠다는 거 아닌가"라며 "공론의 장이라는 건 최소한 주민 의견 수렴 정도는 해서 의회에 넘겼다면 짧은 시간에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인데 그게 없이 예산안과 조례안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선조 행정부시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좋은 평가와 다른 평가를 하는 분이 있지만 5천년 가난을 끊어내신 분이기 때문에 14억5천만원이라는 돈이 재정에 압박을 주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또 "그것(공론화)이 없기 때문에 의회에서 공론화의 장을 열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시의회 권능을 스스로 폄훼하는 것"이라며 "이 예산이 정당한 예산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육 의원은 시정질의에서 대구시가 국제회의 지역 유치 역할을 해온 대구컨벤션뷰로를 엑스코에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직원 고용승계 문제를 언급하며 "대구시는 지난 4월 17일 당사자인 직원들도 모르게 기관 해산을 위한 임시 총회를 소집했다"고 했다.

육 의원은 "이것 조차 직원들은 회원사를 통해 알게됐고, 대구시는 현재 총회 소집 날짜를 5월 9일로 미룬 상태"라면서 직원 고용 승계를 하지 않으려하는 이유를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정장수 경제부시장은 "대구시는 시민들이 위임해준 권한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한다"며 "그 권한은 공공성과 시민 복리 증진이라는 책임의 범위 내에서만 가능한 것인데 고용 승계는 대구시 권한과 책임의 범위를 벗어나 선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대구시의회는 이번 임시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동산 건립 비용 14억5천만원이 포함된 대구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 조례안 등을 심사한다.

대구시의회서 박정희 기념사업 비판 목소리…"의회 무시하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