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국인 관광객이 안내데스크에서 AI 기반 자동 통역 시스템을 활용해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한 외국인 관광객이 안내데스크에서 AI 기반 자동 통역 시스템을 활용해 직원과 대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가 전사적인 인공지능(AI)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백화점 AI 통역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과일 선별 과정에도 AI를 도입했다. 업무 전반에 AI를 도입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롯데마트·슈퍼는 오는 25일부터 AI가 선별한 수박과 참외를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딥러닝(심층학습) 기술 기반의 AI 선별시스템이 과일의 크기, 병해 여부, 숙성도 등을 판단한다. 기존의 비파괴 당도 선별기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기술로 사람의 판단에 의존했던 ‘과일 속’ 상태까지 정확히 판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대부분의 수박 관련 소비자 불만족 사례는 과숙, 미숙 등 수박 속 문제였다는 점에서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 소비자가 서울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AI가 선별한 수박을 구매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한 소비자가 서울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AI가 선별한 수박을 구매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같은날 롯데멤버스는 엘포인트 회원 데이터 기반 자사 디지털마케팅 플랫폼 ‘딥애드’에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딥애드의 자체 데이터와 딥애드를 사용하는 업체의 자체 데이터를 더욱 쉽게 결합할 수 있게 된다.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는 “딥애드에 제미나이를 적용한 걸 계기로 여러 생성형AI 활용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과 서비스에 AI를 앞다퉈 도입하는 움직임은 계열사를 가리지 않고 있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부터 유통업계 최초로 AI 기반의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13개 언어 동시통역 서비스를 내놨다. 외국인 관광객과 안내 데스크가 투명 스크린을 두고 서로 말하면 AI가 통역한 메시지를 화면에 띄워주는 시스템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점주를 위한 생성형 AI 챗봇을 도입했다.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는 자체 AI 플랫폼을 개발해 실무 단계에 적용하고 있다.

대대적인 AI 전환은 신동빈 회장의 특명에 따른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 1월 상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AI를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엔 전 계열사 대표가 모두 참석하는 AI 콘퍼런스도 열었다. 롯데는 각 계열사 간 AI 사업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지난달 지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혁신실 산하의 AI 태스크포스(TF) 활동 기간을 오는 9월까지로 6개월 연장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