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송도 본사에서 연구하는 직원들.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삼성바이오에피스 송도 본사에서 연구하는 직원들.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국내 최초로 유럽의 허가를 받았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 중 첫 해외 허가 성과다. 미국 출시도 가장 빠를 전망이다.

국내 최초 스텔라라시밀러 해외 허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피즈치바(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품목 허가를 최종 획득했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 중 해외에서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에피즈텍(유럽 제품명 피즈치바)의 승인을 받아 국내 최초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 미국 출시도 가장 빠를 가능성이 높다. 피즈치바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베네팔리, 플릭사비, 임랄디에 이어 네 번째로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지난 2월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 자문 위원회로부터 품목 허가 '긍정의견'을 획득한 후 약 2개월 만에 최종 허가를 받았다. 피즈치바의 오리지널 의약품인 스텔라라는 얀센이 개발한 판상 건선,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에 처방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면역반응에 관련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인 인터루킨(IL)-12,23의 활성을 억제한다. 연간 글로벌 매출 규모는 약 14조원(108억 5800만달러)에 달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유럽 시장에서 총 7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상업화 했으며, 피즈치바 유럽 허가로 기존의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 억제제인 베네팔리·플릭사비·임랄디 3종에 이어 인터루킨 억제제까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보다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 RA팀장 정병인 상무는 “인터루킨 억제 기전을 가진 피즈치바의 유럽 허가를 받아 기쁘며, 앞으로도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확보와 의약품 개발을 통해 환자들에게 더 많은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경쟁자와 손잡은 삼성에피스...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9월 산도스와 피즈치바의 유럽 및 북미 판매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 유럽 시장에서 글로벌 바이오 제약사 산도스가 판매할 예정이다. 바이오업계에선 세계 최대 바이오시밀러업체인 산도스가 경쟁사이자 세계 4~5위권 업체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손을 맞잡은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산도스는 세계 최대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와 관련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경쟁하는 회사다. 또한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레미케이드, 엔브렐 등 시장에서도 경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도스 입장에서 굳이 경쟁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제품의 퀄러티와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산도스간 계약이 기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파트너인 미국 바이오젠, 오가논 등과는 달리 어느정도 바이오시밀러업계에서 업력을 쌓은 후 맺은 계약이라 수익성 면에서 결코 나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