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당시 희생된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군을 기리는 행사가 경기 연천군에서 열렸다.

육군 5사단은 22일 연천읍 동막리 장승천 전투 전적비에서 장승천 전투 추모식을 엄수했다고 23일 밝혔다.

"내가 있는 곳을 포격하라" 장승천 전투 튀르키예군 추모식
윤기중 5사단장과 살리 무라트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 등 20여 명이 참석한 행사는 헌화 및 분향, 추도사 낭독, 조총 및 묵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윤기중 사단장은 추도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한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군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장승천 전투는 미 25사단에 배속된 튀르키예군 여단이 1951년 4월 22일부터 이틀 동안 중공군의 춘계 대공세에 맞서 싸우다가 66명이 전사하고 105명이 실종됐으며 35명이 부상했다.

군에 따르면 고지를 지키던 튀르키예 포병 관측 장교 메흐멧 규넨츠 중위는 중공군에 포위되자 점령되기 직전에 자신이 위치한 좌표에 포격을 요청했다.

지휘부의 만류에도 그는 적의 포로가 될 수 없다며 거듭 포격을 요청했고 결국 지휘부는 그의 말을 따랐다.

메흐멧 규넨츠 중위는 포격 요청 메시지를 끝으로 고지에서 중공군과 함께 전사했다.

그의 희생으로 이뤄진 이 포격으로 중공군의 남하는 지연됐고 미군과 프랑스군, 필리핀군은 안전하게 후방으로 이동해 유엔군의 반격작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얻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내가 있는 곳을 포격하라" 장승천 전투 튀르키예군 추모식
타메르 대사는 "튀르키예군은 전장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이후 1972년까지 한국에 머물며 가난한 사람들과 고아들을 지원하고 학교를 짓는 등 한국 형제자매들을 지원했다"며 "자유와 평화를 위한 튀르키예군의 희생이 이 아름다운 나라가 만들어지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4년 장승천 전투의 영웅으로 메흐멧 규넨츠 중위에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