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사진=한경DB
롯데백화점 본점 외관. 사진=한경DB
롯데백화점 마산점이 올해 상반기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앞서 김상현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백화점 비효율 점포에 대한 리포지셔닝 검토를 공식화한 이후 나온 첫 번째 효율화 작업이다. 앞으로 롯데가 실적이 부진한 매장에 대한 체질 개선 조치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내부적으로 마산점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 마산점은 2015년 롯데가 대우백화점을 인수해 리브랜딩한 매장이다. 마산점은 인수 당시 부동산을 KB자산운용에 매각해 그동안 건물을 임대해 운영해왔다. 그러나 최근 KB자산운용이 개발 등을 이유로 건물을 비워달라고 요청해 영업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산점은 롯데백화점의 32개 매장 중에서도 매출이 가장 부진한 곳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이 740억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 있는 5대 브랜드 백화점 매장 70개 가운데 매출이 가장 적은 축에 속해 매각이나 폐점설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매장 1층에 공실이 발생해 고육지책으로 중고명품 판매장을 들이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롯데쇼핑이 지난달 주총을 앞두고 주주들에게 보낸 영업보고서에서 백화점 매장 효율화 작업을 거론한 만큼 다른 부진 매장에 대한 조치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롯데쇼핑은 "비효율 점포의 경우 수익성·성장성·미래가치 등을 분석해 전대,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적의 리포지셔닝 방식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쇼핑이 김상현 부회장 취임 이후 백화점 매장 효율화를 대외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인 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연초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진 사업에 대한 매각 의지를 드러낸 바 있어 관심이 쏠렸다.

특히 롯데는 지난해 말 기준 백화점 매장 수가 32개로 신세계(13개), 현대(16개)와 비교해 두배 이상 많지만, 점포당 매출은 절반 수준 이하로 낮아 다점포 전략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여기에 2026년까지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이를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효율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70개 백화점 매장 가운데 매출 하위 5위권에 롯데 매장만 4곳이 이름을 올려 실적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롯데백화점은 이미 여러 매장에 대해 매각 후 재임대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자산을 유동화했다. 이중 캡스톤자산운용이 보유한 포항·동래점과 KB자산운용이 보유한 일산·상인점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