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 둔화로 금리 인하 기대 커져…유가 2% 가까이 상승 [오늘의 유가]
PMI 발표 이후 금리 인하 기대 확대…WTI 1.8% 상승
‘물가 고민’ 바이든, 이란 원유 제재 면제할 수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조업 지표 둔화에 따라 금리 인하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기대에 국제 유가가 2% 가까이 뛰었다. 중동 전쟁 확대 우려로 한때 원유 시장에 충격이 가해졌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확전 우려가 줄어들며 시장은 다시 경제 펀더멘털에 주목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46달러(1.78%) 급등한 배럴당 83.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6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1.42달러(1.63%) 올라 배럴당 88.42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이날 발표된 4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개월 만에 최저치인 49.9를 기록하며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PMI가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을, 50 이상이면 활황을 나타낸다. 제조업 활동이 둔화하면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카드를 고려할 확률이 높아진다. 금리가 낮아지면 경제활동이 늘어 원유 수요를 촉진한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선임 시장 분석가 필 플린은 “금리 인하에 대한 새로운 기대가 유가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PMI 발표 이후 미국 달러 지수는 약세를 보였다”며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다른 통화를 보유한 투자자의 달러 표시 석유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 시장은 미국의 이란산 원유에 대한 추가 제재 위협도 상당 부분 털어냈다. 미국 하원은 지난 19일 미국의 기존 제재 대상 이란산 석유를 고의로 취급하는 외국의 정유소나 항구, 선박 등을 제재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상원은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이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재 면제 권한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플린 분석가는 "바이든은 선거를 앞두고 휘발유 가격이 오르는 것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원유 가격 상승을 유발할 제재) 방아쇠를 당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에스펙츠의 암리타 센 대표 역시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고유가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원유 가격이 오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CNBC에 전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