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은 오재원이 했는데…대리처방 논란에 이승엽도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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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감독은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마주해 "야구계에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안타깝다"며 "나를 비롯한 야구계 선배들의 잘못이다.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오재원은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오재원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 등도 있다.
오재원이 협박한 선수들은 대부분 1군에 가길 희망했던 2군 선수들로 알려졌다. 1군 주전급 선수는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5월 대선배 박찬호에 대해 "한 번씩 나와 해설하면서 바보 만든 선수가 한두명이 아니다"며 후배를 챙겼던 모습과 다르게 "(수면제를 받아오지 않으면) 칼로 찌르겠다", "팔을 지져 버리겠다"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한 내역이 담긴 모바일 메신저 내용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오재원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공개한 후배 박건우와 대화 내용도 재조명받고 있다. 박건우는 2009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고, 오재원과 함께 2015년, 2016년, 2019년 한국 시리즈 우승 순간을 함께 했다. 2022년부터 NC다이노스에서 뛰고 있다.
하지만 오재원이 비아냥이 이어지자, 박건우가 "왜 그러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하자, 오재원은 "응, 이해하지 마. 수고요"라고 답했다. 이에 박건우는 "저기요, 주장님"이라며 "죄송합니다. (김)재환이 형, (오)재일이 형은 건드리지 말아주세요"라고 요청했다. 그런데도 오재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와 같은 대화 내용을 직접 캡처해 공개하며 "미쳤다 진짜. 내일 김재환, 양의지, 오재일 죽었다. 애들 교육 안 시키나"라는 글을 게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