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들, '중립 의무' 국회의장 도전하며 '친명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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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으로 '중립 역할' 내팽개친 후보들
중립적 국회 운영을 위해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한 국회법 취지가 22대 국회에서는 무색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를 앞두고 출마 의사를 내비친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들이 '친명 선명성' 경쟁을 하며 노골적으로 '중립 역할'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한 후보자들은 앞다퉈 '명심'을 내세우고 있다. 국회의장직을 맡게 되면 여야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기보다 민주당이 국회를 주도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번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 출신의 국회의장이 죽도 밥도 아닌 정말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는 우를 범한 전례가 있어 검찰개혁의 힘을 빼버리고 주저앉혔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며 '국회의장의 기계적 중립'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21대 하반기 국회를 이끈 김진표 의장이 '기계적 중립'을 지켜 여러 차례 호평을 받았지만, 민주당 내 평가는 차가웠던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21대 국회에서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 처리' 등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무산되자 의장실을 항의 방문하는 등 김 의장의 중립적 태도를 공식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국회의장도 무엇이 문제인지 쟁점을 알려는 노력, 단순히 의전상 대접을 받고 방망이만 치고 폼을 재면서 여야가 합의 안 해오면 '내가 할 수 없다' 이런 게 아니다"면서 "먼저 민심에 부합하는 법안이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지만 국민을 지키고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되고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역할들은 실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력으로 보답하는 것이 책임정치다. 결과에 대해 실력으로 책임져야 한다. 그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한 조정식 의원은 대놓고 '친명'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명심'은 당연히 제가 아니겠나"라며 국회의장이 되면 민주당과 호흡을 맞출 것임을 명확히 했다.
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의 민심은 정권 심판과 민생경제 회복이다. 22대 국회가 이런 총선 민의를 받드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다수당인 민주당과 호흡을 맞추면서 민의를 국회에서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한 민생이나 긴급한 현안들이 있을 때 여야 합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쭉 정쟁화되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그래선 안 된다"며 "제가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서 처리할 것"이라고 거야의 일방적 국회 운영을 예고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기계적으로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면 다수당의 책임이 있고 입법적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여당과 야당 사이의 기계적 중립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면 국회의장을 누가 해도 그만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의장의 조정 능력, 중재 능력 또 정부 여당과의 대화 능력도 필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중립이라고 하는 것이 기계적 중립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특히 "지금 가장 큰 게 국회의 위상과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입법권을 무시하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일상화돼 있고 체포동의안 발의됐을 때 법무부 장관이 나와서 한 행태를 한번 보라"며 "국회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정부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입장을 밝힐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법 제20조의2는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국회 운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명문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어서 법적인 강제 사항은 아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도전한 후보자들은 앞다퉈 '명심'을 내세우고 있다. 국회의장직을 맡게 되면 여야 갈등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기보다 민주당이 국회를 주도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번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민주당 출신의 국회의장이 죽도 밥도 아닌 정말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는 우를 범한 전례가 있어 검찰개혁의 힘을 빼버리고 주저앉혔다는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며 '국회의장의 기계적 중립'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21대 하반기 국회를 이끈 김진표 의장이 '기계적 중립'을 지켜 여러 차례 호평을 받았지만, 민주당 내 평가는 차가웠던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21대 국회에서 '이동관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 처리' 등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무산되자 의장실을 항의 방문하는 등 김 의장의 중립적 태도를 공식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국회의장도 무엇이 문제인지 쟁점을 알려는 노력, 단순히 의전상 대접을 받고 방망이만 치고 폼을 재면서 여야가 합의 안 해오면 '내가 할 수 없다' 이런 게 아니다"면서 "먼저 민심에 부합하는 법안이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지만 국민을 지키고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되고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역할들은 실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력으로 보답하는 것이 책임정치다. 결과에 대해 실력으로 책임져야 한다. 그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한 조정식 의원은 대놓고 '친명'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명심'은 당연히 제가 아니겠나"라며 국회의장이 되면 민주당과 호흡을 맞출 것임을 명확히 했다.
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의 민심은 정권 심판과 민생경제 회복이다. 22대 국회가 이런 총선 민의를 받드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다수당인 민주당과 호흡을 맞추면서 민의를 국회에서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한 민생이나 긴급한 현안들이 있을 때 여야 합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쭉 정쟁화되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그래선 안 된다"며 "제가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서 처리할 것"이라고 거야의 일방적 국회 운영을 예고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도 "기계적으로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이면 다수당의 책임이 있고 입법적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여당과 야당 사이의 기계적 중립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면 국회의장을 누가 해도 그만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의장의 조정 능력, 중재 능력 또 정부 여당과의 대화 능력도 필요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중립이라고 하는 것이 기계적 중립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고 했다.
특히 "지금 가장 큰 게 국회의 위상과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입법권을 무시하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일상화돼 있고 체포동의안 발의됐을 때 법무부 장관이 나와서 한 행태를 한번 보라"며 "국회의 수장인 국회의장이 정부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입장을 밝힐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법 제20조의2는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적 국회 운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가 명문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어서 법적인 강제 사항은 아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