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오이'와 미국 '애플' 설계한 세계적 건축 거장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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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 노먼 포스터 개인전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
노먼 포스터의 60년 담긴 전시가 서울에 떴다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
노먼 포스터의 60년 담긴 전시가 서울에 떴다
오늘날 영국 런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오이 모양 빌딩 ‘30 세인트 메리 엑스’, 홍콩 HSBC 빌딩, 애플과 블룸버그 사옥….
세계를 가로질러 세워진 다양한 랜드마크격 건물들은 모두 한 사람의 손에서 나온 작품이다. 세계 최고의 건축 거장 중 하나로, 1999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노먼 포스터다.
지금 ‘거장’ 노먼 포스터의 건축 세계가 서울에 펼쳐졌다. 서울 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노먼 포스터의 개인전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를 통해서다. 영국을 기반으로 18개국에 건축 사무소를 세우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 노먼 포스터와 그의 팀을 국내 처음으로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노먼 포스터를 소개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다. 올해 ‘건축’이라는 전시 의제를 내세운 서울시립미술관이 포스터가 세운 자회사 포스터+파트너스와 손을 잡으며 성사됐다.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들이 지난해 직접 영국을 찾아 노먼 포스터를 만나고 매주 미팅을 가졌다. 포스터가 지난해 프랑스 파리 퐁피두미술관에서 선보인 회고전의 순회격이 아니라, 서울 전시만을 위해 새롭게 전시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포스터가 계속 고민해 온 ‘지속가능한 건축’에 대해 소개한다. 노먼 포스터의 60년 작업 인생을 돌아보는데, 그의 주요 프로젝트 중 특히 미술관, 박물관을 비롯한 공공 건축을 집중 조명한다. 포스터가 1960년대부터 작업한 건축 모형, 드로잉, 도면, 영상 등 300여 점과 그의 건축 프로젝트 50건을 선보인다. 노먼 포스터는 처음 건축 커리어를 시작할 때부터 '지속가능성'에 대해 끝없이 고민했다. 1970년도부터는 친환경적인 설계 작업을 해 왔다. 유리 돔 형식의 건물을 지어 자연광을 십분 활용했고, 카나리아에 있는 생태 리조트는 주변 마을을 하나도 건들지 않게끔 설계했다. 이처럼 포스터는 항상 자연적인 요소들과 자신의 건축물이 잘 녹아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현재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거라는 섹션에서는 ‘레트로핏’이라는 생소한 주제를 소개한다. ‘레트로핏’은 오랜 역사를 가진 건축물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탄생시키는 노먼 포스터가 고안해 낸 프로젝트다. 이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은 영국박물관의 대중정이다.
포스터는 기존 박물관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공간 위에 유리 천장을 씌우며 박물관을 상징하는 중심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뉴욕의 허스트 타워, 독일 국회의사당 또한 ‘레트로핏’ 개념을 바탕으로 지어졌다. 다음 공간에서는 ‘일터’를 소개한다. 직업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들을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동시에 어떻게 건물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블룸버그 건물을 만들 때 포스터는 구리 패널을 사용해 바깥 공기와 건물 내부의 공기가 자연스럽게 순환되도록 설계했다. 그가 설계한 애플 사옥은 100%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자연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 건물을 지었다. 직원들은 자전거를 타고 자연 속으로 뛰어들어 출근하고, 바깥 잔디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포스터가 건물 안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바깥 세상과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공공건축’을 전공한 노먼 포스터가 공공을 위한 장소를 소개하는 전시장도 마련됐다. 이 공간에서는 단일 건물을 넘어 건축이 도시 전체를 어떻게 바꿔놓았는가에 대해 소개한다. 프랑스 마르세유의 오래된 항구를 다시 살리는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작은 항구의 변화가 도시를 어떻게 활성화시켰는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노먼 포스터의 대표 프로젝트로 알려진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 건축도 소개됐다. 그는 1990년 처음으로 공항에 자연채광 유입을 시도했다. 포스터는 이 혁신적 시도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확보하고, ‘공항’에 대한 인식 자체를 탈바꿈시켰다. 이 시도는 1990년대 모든 공항 건축의 롤모델이 되기도 했다.
미래 건축을 소개하는 전시장에서는 유럽항공에이전시와 함께 2012년에 만든 달 기지도 관객을 만난다. 3D 프린터를 사용해 지구에서 가져가는 자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달에 로봇을 놓고 표면의 먼지를 건축 자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와 함께 한 화성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포스터는 화성에서는 닫힌 건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고, 자연 환경에 맞춰 뚫린 건물을 설계했다.
달과 화성 기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포스터는 우주로부터 새롭게 발견한 사실을 어떻게 지구에 적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 얻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자재를 조금 덜 쓰고, 친환경적으로 건축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전시장도 미래 건축을 통해 현재의 건축을 돌아보게끔 구성됐다.
'품질은 태도이며, 변화는 핵심이다'. 포스터가 내세운 철학이다. 그는 기술적인 변화를 계속 쫒아가며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디테일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손잡이 하나를 만들더라도 촉감과 모양 등 작은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 건축으로 환경을 이야기하는 그의 전시는 7월 21일까지 이어진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세계를 가로질러 세워진 다양한 랜드마크격 건물들은 모두 한 사람의 손에서 나온 작품이다. 세계 최고의 건축 거장 중 하나로, 1999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노먼 포스터다.
지금 ‘거장’ 노먼 포스터의 건축 세계가 서울에 펼쳐졌다. 서울 서소문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노먼 포스터의 개인전 ‘미래긍정: 노먼 포스터, 포스터 + 파트너스’를 통해서다. 영국을 기반으로 18개국에 건축 사무소를 세우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 노먼 포스터와 그의 팀을 국내 처음으로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노먼 포스터를 소개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다. 올해 ‘건축’이라는 전시 의제를 내세운 서울시립미술관이 포스터가 세운 자회사 포스터+파트너스와 손을 잡으며 성사됐다. 서울시립미술관 관계자들이 지난해 직접 영국을 찾아 노먼 포스터를 만나고 매주 미팅을 가졌다. 포스터가 지난해 프랑스 파리 퐁피두미술관에서 선보인 회고전의 순회격이 아니라, 서울 전시만을 위해 새롭게 전시를 구성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포스터가 계속 고민해 온 ‘지속가능한 건축’에 대해 소개한다. 노먼 포스터의 60년 작업 인생을 돌아보는데, 그의 주요 프로젝트 중 특히 미술관, 박물관을 비롯한 공공 건축을 집중 조명한다. 포스터가 1960년대부터 작업한 건축 모형, 드로잉, 도면, 영상 등 300여 점과 그의 건축 프로젝트 50건을 선보인다. 노먼 포스터는 처음 건축 커리어를 시작할 때부터 '지속가능성'에 대해 끝없이 고민했다. 1970년도부터는 친환경적인 설계 작업을 해 왔다. 유리 돔 형식의 건물을 지어 자연광을 십분 활용했고, 카나리아에 있는 생태 리조트는 주변 마을을 하나도 건들지 않게끔 설계했다. 이처럼 포스터는 항상 자연적인 요소들과 자신의 건축물이 잘 녹아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현재로 연결되고 확장되는 과거라는 섹션에서는 ‘레트로핏’이라는 생소한 주제를 소개한다. ‘레트로핏’은 오랜 역사를 가진 건축물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건물을 탄생시키는 노먼 포스터가 고안해 낸 프로젝트다. 이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은 영국박물관의 대중정이다.
포스터는 기존 박물관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공간 위에 유리 천장을 씌우며 박물관을 상징하는 중심 공간으로 바꿔놓았다. 뉴욕의 허스트 타워, 독일 국회의사당 또한 ‘레트로핏’ 개념을 바탕으로 지어졌다. 다음 공간에서는 ‘일터’를 소개한다. 직업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들을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동시에 어떻게 건물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블룸버그 건물을 만들 때 포스터는 구리 패널을 사용해 바깥 공기와 건물 내부의 공기가 자연스럽게 순환되도록 설계했다. 그가 설계한 애플 사옥은 100%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자연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 건물을 지었다. 직원들은 자전거를 타고 자연 속으로 뛰어들어 출근하고, 바깥 잔디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포스터가 건물 안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바깥 세상과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공공건축’을 전공한 노먼 포스터가 공공을 위한 장소를 소개하는 전시장도 마련됐다. 이 공간에서는 단일 건물을 넘어 건축이 도시 전체를 어떻게 바꿔놓았는가에 대해 소개한다. 프랑스 마르세유의 오래된 항구를 다시 살리는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작은 항구의 변화가 도시를 어떻게 활성화시켰는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노먼 포스터의 대표 프로젝트로 알려진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 건축도 소개됐다. 그는 1990년 처음으로 공항에 자연채광 유입을 시도했다. 포스터는 이 혁신적 시도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확보하고, ‘공항’에 대한 인식 자체를 탈바꿈시켰다. 이 시도는 1990년대 모든 공항 건축의 롤모델이 되기도 했다.
미래 건축을 소개하는 전시장에서는 유럽항공에이전시와 함께 2012년에 만든 달 기지도 관객을 만난다. 3D 프린터를 사용해 지구에서 가져가는 자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달에 로봇을 놓고 표면의 먼지를 건축 자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와 함께 한 화성 프로젝트도 소개됐다. 포스터는 화성에서는 닫힌 건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고, 자연 환경에 맞춰 뚫린 건물을 설계했다.
달과 화성 기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포스터는 우주로부터 새롭게 발견한 사실을 어떻게 지구에 적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 얻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자재를 조금 덜 쓰고, 친환경적으로 건축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전시장도 미래 건축을 통해 현재의 건축을 돌아보게끔 구성됐다.
'품질은 태도이며, 변화는 핵심이다'. 포스터가 내세운 철학이다. 그는 기술적인 변화를 계속 쫒아가며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디테일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손잡이 하나를 만들더라도 촉감과 모양 등 작은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 건축으로 환경을 이야기하는 그의 전시는 7월 21일까지 이어진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