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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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즐겨봐서 월 만원 수준 요금제를 내고 SK텔레콤 '우주패스' 요금제를 이용했는데 4000원이나 오른다고 하네요. 인상 전까지만 사용하고 통신사를 갈아타려고요."

SK텔레콤 가입자인 직장인 배유정(26)씨는 "(요금을 안 내도록) 다시 광고를 보면서 유튜브를 보든지, 아니면 다른 나라로 우회에서 보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배 씨의 사례와 같이 국내 통신 3사가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결합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결합 요금제’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소비자들은 월 1만원 이하로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할 수 있는 OTT 결합 요금제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플랫폼 구독료가 지난해 말께부터 줄줄이 인상되면서 '구독플레이션'(구독+인플레이션)이 현실화 수순을 밟는 모습이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은 각각 유튜브 프리미엄이 포함된 '초이스' 요금제와 '우주패스' 서비스 가격을 인상했다. LG유플러스는 가격 인상 대신 고가 요금제 대상 유튜브 프리미엄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하는 '유튜브 프리미엄팩' 서비스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새 서비스를 출시해 사실상 인상에 나섰다.
LG유플러스 '유독 픽' 혜택 종료 카운트/사진 출처=LG유플러스 홈페이지
LG유플러스 '유독 픽' 혜택 종료 카운트/사진 출처=LG유플러스 홈페이지
KT의 다음달 1일부터 '초이스(초이스 프리미엄·초이스 스페셜·초이스 베이직)' 요금제 가입자에게 4450원을 추가로 과금하기로 했다. 해당 요금제는 월 9만~13만원 구간에 해당하는 고가요금제다. 다만 오는 30일까지 가입한 후 요금제를 유지할 경우엔 추가 요금 없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해당 요금제의 '절판 마케팅'에 나섰다.

앞서 KT는 지난 2월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부터 'OTT 구독' 부가서비스 유튜브 프리미엄의 구독료를 월 945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KT는 지난 2월 "이번 인상은 'OTT구독' 부가서비스에만 적용되고 '5G 유튜브 프리미엄 초이스(3종)' 요금제를 이용하면 기존과 동일한 가격으로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결국 해당 요금제의 가격도 인상됐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유튜브 프리미엄과 다양한 혜택 중 하나를 추가해 제공하는 '우주패스' 가격을 6월 1일부터 평균 약 40%가량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우주패스 with 유튜브 프리미엄'과 '우주패스 라이프' 이용요금이 월 9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우주패스 올(all)'은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조정된다.

LG유플러스도 자체 구독 플랫폼인 '유독'에서 월 9900원에 유튜브 프리미엄 선택이 가능한 '유독 픽' 상품의 혜택 종료를 알렸다. 이와 함께 유튜브 프리미엄과 함께 15종의 라이프 쿠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월 1만3900원의 '유독 픽2'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월 10만5000원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혜택을 제공하던 '유튜브 프리미엄 팩'을 오늘 25일까지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또한 현재 인터넷TV(IPTV)에서 1만540원에 별도로 제공하던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다음달 1일부터 1만4900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이통3사는 잇따른 서비스 종료와 가격 인상에 대해 "유튜브가 유튜브 프리미엄의 구독료를 대폭 인상한 것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란 입장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가입자들에게 유리한 혜택을 주고 싶지만 각 통신사는 운영상 손해가 된다고 하면 불가피하게 운영을 중단하거나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라며 "통신사들이 상품을 개편한 데는 단순히 원가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경쟁 상황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튜브는 지난해 12월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인상했다. 이는 2020년 9월 최초 가입 요금인 8690원이던 구독료를 한 차례 인상한 이후 3년여 만이다. 유튜브는 또다시 최초 가입 요금인 월 8690원으로 서비스를 이용해오던 장기 이용자들 대상으로 국내 회원들의 요금을 일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