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4월 위기설'에도 반등한 건설株, 바닥 찍었나…끊이지 않는 위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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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지수, 52주 신저가 기록한 뒤 약 5% 올라
4월 PF 위기설에도 모처럼 반등…바닥론 솔솔

미분양 등으로 쌓이는 미수금 우려
재무나 주가 상승에 걸림돌
 사진=한경 DB
사진=한경 DB
추락을 거듭하던 건설주가 모처럼 반등하자 바닥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연초 불거진 4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설과 달리 큰 잡음 없이 넘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의 미수금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미분양 등의 여파로 쌓인 미수금이 향후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로 구성된 KRX 건설 지수는 전날 2.98% 오른 647.16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지난 17일 52주 신저가(617.8) 대비 5%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KRX 건설 지수가 모처럼 반등하자 바닥을 다지고 반등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수는 작년 7월 820대에서 꺾이기 시작하더니 600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를 시작으로 부동산 PF 부실 우려, 부동산 시장 침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등의 악재가 투심을 짓눌렀다. 이 기간 삼성E&A 11.1% 하락한 데 이어 현대건설(-10.7), 대우건설(-11.7%), GS건설(-21.6%), 신세계건설(40.7%) 등도 하락했다.

최근 증권가에선 고금리, 공사비, PF 우발채무 관련 불확실성을 주시하면서도 건설주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 건설업의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코스피 지수 대비 할인율·해외 발주 규모 등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단 분석이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정부의 주택 공급책과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이 업황의 회복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면서 "건설업종의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4월 PF 위기설이 예상과 달리 잠잠한 것도 건설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회복시키고 있다. 실제로 한 대형 회계법인도 주요 건설사에 대한 이부 감사를 진행해본 결과 PF와 관련해서 당장 문제가 될 만한 이슈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회계법인 관계자는 "시장에서 제기된 4월 PF 위기설과 달리 실제 외부 감사를 진행했던 주요 건설사는 유동성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면서 "그룹사의 지원 가능성이나 우발 채무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산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장의 PF 부실보단 건설사의 미수금을 눈여겨보란 조언도 나온다. 부동산 경기 위축 여파에 건설사의 미수금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수분양자의 미납 대금이 커진 결과다.

지난해 GS건설의 공사미수금은 2조8033억원으로 전년(2조4965억원) 대비 3065억원 증가했다. 한때 부도설이 돌았던 신세계 건설도 미수금이 크게 늘었다. 2022년 75억원이던 미수금은 지난해 말 136억원대를 기록했다.

미수금은 건설사가 공사나 분양을 진행하고도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자금을 의미한다. 통상 매출채권에 포함되는데, 지금처럼 건설경기가 좋지 않고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 회수가 지연됨에 따라 부실 위험이 커진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해 말 건설사 5곳의 신용등급(전망 포함)을 낮춘 데 이어 올해 들어 2곳을 추가 조정했다. 최근 신세계건설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고, 한신공영의 등급 전망은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바꿨다.

이처럼 신용평가사가 건설업종의 신용도를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PF 우발채무와 함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점이다. 공사비와 인건비가 올라 건설사의 수익성을 갈수록 떨어진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로 미분양 주택도 급증하는 것도 부담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건설사의 PF 위기설은 고비를 넘긴 것이 아닌, 현재 진행형 문제"라면서 "차곡차곡 쌓이는 미수금은 향후 건설사 재무나 주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