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팔까 vs 말까…고점 대비 66% 하락한 네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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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평균 15% 하락한 네카오
1분기 증권가 엇갈리는 실적 전망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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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기술주로 꼽히는 네이버카카오에 대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 주가는 최근 고점 대비 66% 급락했다. 올 들어서 평균 15%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에도 광고 업황의 더딘 회복, 플랫폼 경쟁 심화 등으로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 상승한 18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도 1.26% 오른 4만81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은 코로나19 확산 시기 비대면 수혜주로 부상한 이후 AI 열풍이 불면서 기대감이 컸지만, 올해 주가 흐름은 부진하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연초 대비 각각 18%, 11.41%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77% 상승해 주가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수혜주로 주가가 치솟았던 2여 년 전과 비교하면 낙폭이 더 크다. 네이버는 2021년 7월 최고가(46만5000원) 대비 60.49% 떨어졌고, 카카오 역시 2021년 6월 최고가 17만3000원에서 72.19% 급락했다. 주 수익원인 광고시장이 경기 침체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 간 경쟁 심화 등이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치플랫폼의 경우 지난해 직전연도(2022년) 대비 매출이 0.6%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인수한 중고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의 편입 효과로 1년 사이 커머스 매출은 41% 늘어났으나 영업이익률은 15.9%에서 15.4%로 하락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초저가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AI 신사업에 대한 실망감, 경영진 사법리스크 등 복합 영향으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언어모델(LLM) '코GPT 2.0'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현재까지 출시를 미루고 있다.

다음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둘러싼 실적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조4960억원, 3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45%, 17.88%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광고 시장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마케팅 비용 등 통제 효과가 영향을 줬을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경우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네이버의 광고와 커머스 등 주력 사업 실적은 긍정적"이라며 "1분기 서치플랫폼의 매출은 8959억원, 커머스는 655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2%, 8.3%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 26만원을 유지했다. 카카오는 1분기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상여금 영향으로 인건비가 늘어나고 데이터센터 증가 등 비용이 반영되면서 1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 1223억원보다 10%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인건비 영향 및 데이터센터 증가에 따른 상각비 반영될 것"이라며 카카오의 1분기 매출이 1조975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6% 증가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2% 늘어난 1103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는 취임 3년차를 맞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올해 새로 부임한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꺼내들 '생존카드'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개인 맞춤형 AI 전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이용자 소비행태에 맞춘 AI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관련 이용자 관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히며 AI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최근 AI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이상호 전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하이브리드 AI 전략으로 생성형 AI 도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새로운 경영진의 구체적인 전략 발표가 모멘텀(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나증권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7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주력사업인 톡비즈와 AI 성장동력 등으로 현 주가 수준보다 50%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