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트럼프 신드롬의 '필요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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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사법 리스크 불구하고
'트럼프 부활' 조짐 뚜렷
소외의식 자극하고 분노 일으켜
미국 우선주의·백인 우월주의 조장
해외 분쟁에 경기 회복 불투명
美 대선 좌우하는 변수 될 듯
박종구 초당대 총장
'트럼프 부활' 조짐 뚜렷
소외의식 자극하고 분노 일으켜
미국 우선주의·백인 우월주의 조장
해외 분쟁에 경기 회복 불투명
美 대선 좌우하는 변수 될 듯
박종구 초당대 총장
![[다산칼럼] 트럼프 신드롬의 '필요조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7.14315256.1.jpg)
첫째로 눈여겨볼 것은 트럼프가 연일 부르짖는 ‘매가’(MAGA: make America great again) 현상이 미국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다. 매가는 미국 최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다. 미국 국익에 철저히 기반을 두고 있다. 트럼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확립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회의적이다. 동맹국들의 자국 이익 추구로 미국이 ‘호구’가 됐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월가의 황제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은 “매가를 단순히 극성 세력이나 별종으로 취급하면 민주당이 11월 대선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매가와 트럼프가 미국 민주주의에 실존적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둘째로 미국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인식이 커졌다는 점이다. NBC뉴스는 “미국인의 73%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화하는 불평등, 저학력 근로자의 생활 수준 저하, 인종적 갈등, 사회보장체계 미비 등이 보편적 미국인들에게 미국 사회가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정서를 심어줬다.
트럼프는 워싱턴의 엘리트 정치가 부유층과 고학력층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뤄진 반면 저학력 백인 근로자는 경제·사회적으로 소외됐다고 역설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들이 저성장과 실업 문제가 악화하면서 마약, 알코올, 자살 등 소위 ‘절망의 죽음(death of despair)’에 내몰렸다. 주요 선진국 중 거의 유일하게 50대 백인 사망률이 상승했다. 저학력 백인의 주류적 지위는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이들의 분노와 소외 의식을 교묘히 자극한 것이 트럼프 주의다.
트럼프는 “이민자가 우리의 피를 더럽힌다”며 반이민 감정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민으로 세워진 미국이 이민자 급증으로 백인의 지위가 위협받자 분위기가 표변했다. 전체 이민의 3%만이 합법 이민인 상황에서 불법 이민은 소위 ‘뜨거운 감자’가 됐다.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비판한 바이든이 궁지에 몰렸다.
넷째로 트럼프의 개인적 인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트럼프의 꿈은 스타가 되는 것이었다. 사업가로서의 성공, 정치 입문, 대권 재도전 모두 그의 스타 의식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스타가 되려면 인기가 있어야 하고 사람들에게 어필해야 한다.
불법 이민 증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 대한 피로감, 바이든의 노령, 지지부진한 경제 회복이 트럼프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신드롬이 지속될지가 11월 대선을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