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판매 글 직접 찾아 공유"…'중고사기 자경단' 된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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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 카페 '사기나라'
범죄자 이름·폰 번호도 알려
'1원 송금' 통해 피해 사전차단
범죄자 이름·폰 번호도 알려
'1원 송금' 통해 피해 사전차단
“중고거래 사기를 막을 수 있다면 뭐든지 합니다.”
중고거래 사기 정보 공유 카페 ‘사기나라’ 운영진 A씨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나서지 않으면 중고거래 사기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활동 계기”라고 설명했다.
2017년 개설된 사기나라는 가입자가 1만2451명에 달하는 인터넷 카페다. 40여 명의 카페 운영진은 매일 범죄자 이름, 휴대폰 번호, 계좌번호 등을 공유하고 회원들에게 알린다. 이 중 7명은 ‘중고거래 사기꾼 찾아내기’를 생업으로 삼다시피 한 열혈 ‘사이버 자경단’이다.
카페 운영진인 50대 전업주부 B씨는 “100만원대 중고거래 사기를 당한 이후 경찰에 사건을 접수했지만 소액이라 피해 금액을 돌려받기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처음부터 사기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의 ‘백신’ 역할을 한다고 자부한다. B씨의 하루는 다양한 맘카페를 모니터링하면서 시작된다. 유모차와 장난감, 도서 등을 판다는 허위 판매 글을 올려 주부들을 유인하는 중고거래 사기꾼들이 주로 활약하는 곳이다. 이들은 글의 패턴과 물품 사진 등을 통해 사기 여부를 판단하고, 카페 관리자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몇몇 카페에선 사기 의심 글을 직접 삭제하기도 한다. B씨는 “사기꾼이 거래가 완료되면 공지를 빠르게 삭제하고 다른 카페에 또 올린다”며 “비대면 중고거래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래 중인 이들에게 사기임을 알려 피해를 막는 활동도 한다. 사기꾼과 거래하려는 이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계좌에 1원을 송금하면서 보낸 사람 이름에 ‘사기 의심 거래, 송금하지 말라’는 메모를 적어두는 식이다. 경찰도 종종 쓰는 방법이다.
중고거래 사기 중 상당수는 단순한 ‘소액사기’가 아니라 계획된 조직범죄다. 사기나라 운영진은 “사기범들은 회사에서 지급한 싼 제품임을 강조하거나 택배 거래를 유도하고 교원자격증 등 신뢰가 가는 신분증을 노출하는 패턴을 갖고 있다”고 조언했다.
박시온/정희원 기자 ushire908@hankyung.com
중고거래 사기 정보 공유 카페 ‘사기나라’ 운영진 A씨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나서지 않으면 중고거래 사기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활동 계기”라고 설명했다.
2017년 개설된 사기나라는 가입자가 1만2451명에 달하는 인터넷 카페다. 40여 명의 카페 운영진은 매일 범죄자 이름, 휴대폰 번호, 계좌번호 등을 공유하고 회원들에게 알린다. 이 중 7명은 ‘중고거래 사기꾼 찾아내기’를 생업으로 삼다시피 한 열혈 ‘사이버 자경단’이다.
카페 운영진인 50대 전업주부 B씨는 “100만원대 중고거래 사기를 당한 이후 경찰에 사건을 접수했지만 소액이라 피해 금액을 돌려받기 어렵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처음부터 사기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의 ‘백신’ 역할을 한다고 자부한다. B씨의 하루는 다양한 맘카페를 모니터링하면서 시작된다. 유모차와 장난감, 도서 등을 판다는 허위 판매 글을 올려 주부들을 유인하는 중고거래 사기꾼들이 주로 활약하는 곳이다. 이들은 글의 패턴과 물품 사진 등을 통해 사기 여부를 판단하고, 카페 관리자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몇몇 카페에선 사기 의심 글을 직접 삭제하기도 한다. B씨는 “사기꾼이 거래가 완료되면 공지를 빠르게 삭제하고 다른 카페에 또 올린다”며 “비대면 중고거래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래 중인 이들에게 사기임을 알려 피해를 막는 활동도 한다. 사기꾼과 거래하려는 이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계좌에 1원을 송금하면서 보낸 사람 이름에 ‘사기 의심 거래, 송금하지 말라’는 메모를 적어두는 식이다. 경찰도 종종 쓰는 방법이다.
중고거래 사기 중 상당수는 단순한 ‘소액사기’가 아니라 계획된 조직범죄다. 사기나라 운영진은 “사기범들은 회사에서 지급한 싼 제품임을 강조하거나 택배 거래를 유도하고 교원자격증 등 신뢰가 가는 신분증을 노출하는 패턴을 갖고 있다”고 조언했다.
박시온/정희원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