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의존도 절반으로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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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특위, 핵심 의제 '전문의 중심 병원' 추진
전공의 비율 38%→20%로
상급병원 '기형적 구조' 벗어나
교수·전문의 중심으로 인력 개편
필수의료 수가 인상도 함께 착수
빅5 전공의 정원 지역 수련병원으로 재배분
현실적으로 복귀율 높을 수록 배정 유리
이탈자 복귀 유인으로 작용할 수도
전공의 비율 38%→20%로
상급병원 '기형적 구조' 벗어나
교수·전문의 중심으로 인력 개편
필수의료 수가 인상도 함께 착수
빅5 전공의 정원 지역 수련병원으로 재배분
현실적으로 복귀율 높을 수록 배정 유리
이탈자 복귀 유인으로 작용할 수도
정부가 40%에 육박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비율을 절반으로 축소하는 안을 25일 출범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 핵심 의제로 선정하고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에 본격 착수한다. 수련생인 전공의들의 이탈만으로 병원 전체가 휘청이는 비정상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수술 등 진료는 전문의가 주도하는 구조를 조기 정착시켜 의료의 ‘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특위 의제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양질의 전문의 양성을 위한 수련체계 개편 △필수의료 수가 보상체계 개편 △비급여와 실손보험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및 개선 △대형병원 쏠림 해결과 효과적 환자 배분을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과 보상체계 마련 등을 제시했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재 38% 수준인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비중을 20%로 낮추고 그 빈 자리를 전문의와 진료지원(PA)간호사가 메꾸는 방안을 의료개혁특위에서 심층 논의할 예정”이라며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그간의 기형적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처럼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증·응급 수술 등 필수의료의 핵심인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 비중을 절반으로 낮추고도 정상 운영이 되는 것을 의료개혁의 ‘기준점’으로 삼고 수가 인상과 전공의 처우 개선 등 정책을 설계한다는 것이다.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과도한 전공의 의존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의료공백 사태를 부른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턴 3137명, 레지던트 9637명 등 총 1만2774명의 전공의가 전국 221개 대형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개원의 등 전체 의사 13만4953명의 9.5% 수준이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중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은 37.8%에 달한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비중을 20%로 낮추는 것을 기준으로 의료개혁의 다른 과제들을 설계할 방침이다. 병원들이 전공의 20% 체제하에서도 적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준으로 저평가된 수술, 입원 등에 대한 수가를 높이고 분만, 소아진료 등 수요가 부족해 진료 기반을 유지하기 힘든 분야의 보상을 확대한다. 전공의 역할을 대체할 전문의와 PA간호사를 얼마나 더 양성할지와 직역 간 역할 배분 문제도 이를 기준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전공의 비중 축소는 한편으로 전공의들의 복귀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공의들 사이에 인기가 좋은 5대 병원 등의 전공의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복귀가 늦어질 경우 당초 근무한 병원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정부는 현실적으로 일정시점까지 전공의 복귀 규모가 그대로 수련병원의 전공의 비율 상한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공의들이 많이 복귀한 병원일수록 더 많은 전공의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5대 병원 등에서 줄어든 정원은 다른 수련병원으로 재배분될 수 있다”며 “거점국립대 등의 교원을 향후 5년간 1000명 확충하고 전공의들을 가르칠 수련전담전문의 채용은 재정으로 지원하는 등 지역 수련병원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의료개혁 ‘기준점’ 설정
24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의료개혁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25일 출범해 첫 회의를 연다. 위원들은 6개 부처 정부위원, 20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정부가 아직 민간위원 참여 단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의대 증원을 두고 대척점에 선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불참을 선언했다.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특위 의제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양질의 전문의 양성을 위한 수련체계 개편 △필수의료 수가 보상체계 개편 △비급여와 실손보험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및 개선 △대형병원 쏠림 해결과 효과적 환자 배분을 위한 의료전달체계 개선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과 보상체계 마련 등을 제시했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현재 38% 수준인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비중을 20%로 낮추고 그 빈 자리를 전문의와 진료지원(PA)간호사가 메꾸는 방안을 의료개혁특위에서 심층 논의할 예정”이라며 “전공의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그간의 기형적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처럼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증·응급 수술 등 필수의료의 핵심인 상급종합병원이 전공의 비중을 절반으로 낮추고도 정상 운영이 되는 것을 의료개혁의 ‘기준점’으로 삼고 수가 인상과 전공의 처우 개선 등 정책을 설계한다는 것이다.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과도한 전공의 의존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의료공백 사태를 부른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턴 3137명, 레지던트 9637명 등 총 1만2774명의 전공의가 전국 221개 대형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개원의 등 전체 의사 13만4953명의 9.5% 수준이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중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은 37.8%에 달한다.
○수가 인상 등도 연동해 설계
정부는 의료개혁특위에서 상급종합병원이 고급 인력인 전문의 중심으로 운영돼도 손실을 보지 않고 정상 운영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중증·응급 수술을 책임지는 상급종합병원(3차)의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이 성공해야 중증 환자는 3차 병원이, 경증은 종합병원(2차)과 동네병원(1차)이 책임지는 의료전달체계가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비중을 20%로 낮추는 것을 기준으로 의료개혁의 다른 과제들을 설계할 방침이다. 병원들이 전공의 20% 체제하에서도 적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준으로 저평가된 수술, 입원 등에 대한 수가를 높이고 분만, 소아진료 등 수요가 부족해 진료 기반을 유지하기 힘든 분야의 보상을 확대한다. 전공의 역할을 대체할 전문의와 PA간호사를 얼마나 더 양성할지와 직역 간 역할 배분 문제도 이를 기준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전공의 비중 축소는 한편으로 전공의들의 복귀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공의들 사이에 인기가 좋은 5대 병원 등의 전공의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복귀가 늦어질 경우 당초 근무한 병원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정부는 현실적으로 일정시점까지 전공의 복귀 규모가 그대로 수련병원의 전공의 비율 상한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공의들이 많이 복귀한 병원일수록 더 많은 전공의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5대 병원 등에서 줄어든 정원은 다른 수련병원으로 재배분될 수 있다”며 “거점국립대 등의 교원을 향후 5년간 1000명 확충하고 전공의들을 가르칠 수련전담전문의 채용은 재정으로 지원하는 등 지역 수련병원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