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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과 손잡은 日통신사 1위 도코모, 주가 반등 성공할까 [글로벌 종목탐구]
글로벌 종목 집중탐구
NTT도코, 아마존 재팬과 결제·포인트 제휴
인구 감소에 非이동통신 수익성 관건
한 관람객이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가 MWC 2023에서 선보인 메타버스 댄스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선한결 기자
한 관람객이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가 MWC 2023에서 선보인 메타버스 댄스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선한결 기자
“쇼핑의 경험을 바꾸겠다.”

지난 10일 일본 1위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의 이이 기유키 사장이 일본 전자상거래(e커머스) 사이트 1위인 아마존재팬과 결제·포인트 사업 제휴를 맺으면서 밝힌 포부다. 이번 협력은 도코모 통신 가입 없이도 자사 포인트 계정인 ‘d계정’을 아마존과 연동하면 아마존에서 5000엔 이상 구매 시 1%의 ‘d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것이 골자다. 이번 제휴로 올해 들어 보합권에서 머물고 있는 NTT도코모 주가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포인트 경제권’ 판도 변화 예고

NTT도코모가 최상의 파트너로 꼽은 곳은 앞서 ‘포인트 경제권’에서 선두를 달리는 라쿠텐이었다. 라쿠텐은 산하 은행이나 증권사 서비스와 함께 사용하면 포인트가 쉽게 쌓이는 구조로 앞서나갔다. 협업을 모색하던 두 기업의 사이가 틀어진 것은 2017년 라쿠텐이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하면서다.

e커머스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도코모는 라쿠텐의 대안이 필요했다. 경쟁사인 소프트뱅크는 이미 스마트폰 결제 ‘페이페이’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었다. 이때 도코모의 눈에 띈 곳은 아마존이었다. 아마존 역시 적립률이 높은 사이트를 집중적으로 이용하는 일본 ‘포인트 애호가’를 끌어들이는 것이 과제였다.

일본은 인구 감소로 앞으로 휴대폰 가입자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도코모 사업 비중의 30%를 차지하는 통신 부문은 부진한 모습이다.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통신 부문 영업이익 예상치는 6170억엔으로 3년 전보다 14% 감소했다. 올해 들어 주가는 지난 23일 기준 0.75% 하락했다.

주력인 이동통신을 제외한 ‘비통신’ 부문의 성장이 도코모 등 각 통신사의 공통된 과제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포인트에 대한 인식이 높은 나라다. 포인트 중심의 경제권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이유다.

NTT도코모는 특히 대용량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했을 경우 적립률을 1%로 설정한 반면 소용량 요금제에선 0.5%로 깎았다. 포인트 적립률에 차이를 둔 것은 ‘싼 요금제 가입자를 늘리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도코모가 중시하는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가 정체되고 있어서다. 통신료 수입은 가입자 수에 ARPU를 곱한 값이다.
그래픽=이은현 기자
그래픽=이은현 기자

◆비통신 사업 확대…5년간 AI 등에 70兆 투자

도코모NTT 주가는 지난해 23% 올랐지만 올해들어선 약세다. 증권 업계에선 도코모의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의 NTT도코모의 목표주가는 평균 197.47엔이다. 23일 종가인 171엔보다 15%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매수 투자의견 비중은 68.4%다.

도코모NTT의 주가이익비율(PER)은 12배 수준이다. 소프트뱅크의 18배, KDDI의 13배보다 낮다. 동종업게 PER은 14배다. 저평가된 상태로 방치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당순이익(EPS) 확대가 필요하다. 아마존과의 제휴는 수익을 좌우하는 ARPU 개선책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

NTT도코모는 통신 부문 부진에도 비통신 사업 확장에 따라 2023회계연도 전체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용 동영상, 금융 서비스 등 비통신 사업에 힘을 쏟은 덕분이다. 2023년에는 약 500억엔을 투자해 마넥스증권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NTT도코모는 전체 매출에서 비통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2년 40%에서 2026년에는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앞으로 5년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성장 분야에 총 8조엔을 투입하는 계획도 세웠다.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서도 현금 창출 역할을 하는 통신 부문의 안정적 성장은 필요하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그래픽=이은현 기자
그래픽=이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