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에코프로…HLB 밀어내고 코스닥 시총 2위 탈환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에코프로, 액면분할 후 거래 재개
4.5% 오르며 코스닥 시총 2위 되찾아
"전기차 수요 회복돼야 양극재 업황 살아나"
에코프로 내달 3일 1분기 실적 발표
4.5% 오르며 코스닥 시총 2위 되찾아
"전기차 수요 회복돼야 양극재 업황 살아나"
에코프로 내달 3일 1분기 실적 발표
2주 만에 돌아온 에코프로가 HLB를 밀어내고 코스닥 시총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에코프로는 액면분할의 영향으로 거래가 정지됐다. 다만 2차전지 업황이 어려워 당분간 주가가 반등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전날 기준가(10만3400원) 대비 4700원(4.55%) 오른 10만81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엔 주가가 11만5400원까지 치솟았지만 점차 동력을 잃더니 결국 10만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거래정지 전 51만7000원이었던 주가가 액면분할 후 인위적으로 낮아졌다. 발행 주식은 기존 2662만7668주에서 1억3313만8340주로 늘어났다. 지난 8일 107만5042주였던 거래량도 600만804주로 불었다.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14조3923억원으로 HLB(14조3390억원)을 웃돌아 코스닥 2위를 기록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HLB가 4000억원가량 시총이 많았지만, 하루 만에 따라잡았다. 개인은 이날 에코프로를 722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586억원, 기관은 112억원을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2차전지 광풍'의 주인공이었다. 작년 7월 에코프로 주가는 153만9000원(수정주가 반영 전)까지 치솟으며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인 종목)'에 등극했다. 작년 초에 비해 14배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이후 고평가 논란과 2차전지 업황 부진이 겹치며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1월엔 주가가 5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주가가 부진하자 2월 7일 에코프로는 액면분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액면분할은 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분할 비율만큼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고 주가가 낮아져 소액 투자자의 접근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시장 친화적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데도 효과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액면분할이 주가에 매번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기업 가치와는 연관이 없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는 액면분할 계획을 밝힌 후 주가가 10% 넘게 오르며 60만원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선 다시 50만원대로 후퇴하는 등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진 않았다. 에코프로 거래가 멈춘 기간 HLB가 급부상하며 코스닥 시총 2위 자리도 잠시 내줬다.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021년 4월 에코프로와 마찬가지로 5대 1 액면분할을 실시한 카카오는 신주상장(11만2000원) 후 3개월 뒤 16만95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1년 후에는 9만5400원으로 돌아왔다. 현재 주가는 4만8100원이다. 지난해 액면분할한 상장사 15곳의 주가도 부진한 상황이다. 결국 중요한 건 펀더멘털(기초체력)이다. 액면분할이 주가에 불을 붙이려면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코프로의 경우 2차전지 업황이 살아나야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 작년 에코프로의 연간 영업익은 2982억원으로 2022년 대비 51.38% 줄었다. 순이익도 38.68% 감소한 1353억원을 기록했다. 리튬을 비롯한 원재료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올해도 2차전지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현재 2차전지는 주로 전기차(EV)에 탑재되는데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테슬라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213억달러, 영업이익은 56% 급감한 11억7100만달러라고 밝혔다. 2020년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줄었다. 최근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가 저조해 인력을 10% 이상을 감원했다.
리튬 가격이 반등하고 있지만 국내 양극재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값이 오른 건 과대 하락에 따른 반작용 수준"이라며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동반되지 않으면 리튬값 상승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현재 가격이 오르고 있는 건 탄산리튬인데, 국내 업체가 주로 사용하는 건 수산화리튬"이라며 "수산화리튬 가격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며 전기차 수요가 회복돼야 양극재 업체의 실적, 투자심리기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에코프로의 주력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에코프로의 1분기 매출액이 1조635억원일 것으로 봤다. 작년 동기 대비 47.12% 줄어든 수치다. 영업손실은 97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코프로는 내달 3일 기업설명회를 열어 그룹사의 1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전날 기준가(10만3400원) 대비 4700원(4.55%) 오른 10만8100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엔 주가가 11만5400원까지 치솟았지만 점차 동력을 잃더니 결국 10만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거래정지 전 51만7000원이었던 주가가 액면분할 후 인위적으로 낮아졌다. 발행 주식은 기존 2662만7668주에서 1억3313만8340주로 늘어났다. 지난 8일 107만5042주였던 거래량도 600만804주로 불었다.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14조3923억원으로 HLB(14조3390억원)을 웃돌아 코스닥 2위를 기록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HLB가 4000억원가량 시총이 많았지만, 하루 만에 따라잡았다. 개인은 이날 에코프로를 722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586억원, 기관은 112억원을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2차전지 광풍'의 주인공이었다. 작년 7월 에코프로 주가는 153만9000원(수정주가 반영 전)까지 치솟으며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인 종목)'에 등극했다. 작년 초에 비해 14배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이후 고평가 논란과 2차전지 업황 부진이 겹치며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1월엔 주가가 5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3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주가가 부진하자 2월 7일 에코프로는 액면분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액면분할은 시장에서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분할 비율만큼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고 주가가 낮아져 소액 투자자의 접근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시장 친화적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데도 효과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액면분할이 주가에 매번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기업 가치와는 연관이 없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는 액면분할 계획을 밝힌 후 주가가 10% 넘게 오르며 60만원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선 다시 50만원대로 후퇴하는 등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진 않았다. 에코프로 거래가 멈춘 기간 HLB가 급부상하며 코스닥 시총 2위 자리도 잠시 내줬다.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지지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021년 4월 에코프로와 마찬가지로 5대 1 액면분할을 실시한 카카오는 신주상장(11만2000원) 후 3개월 뒤 16만95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1년 후에는 9만5400원으로 돌아왔다. 현재 주가는 4만8100원이다. 지난해 액면분할한 상장사 15곳의 주가도 부진한 상황이다. 결국 중요한 건 펀더멘털(기초체력)이다. 액면분할이 주가에 불을 붙이려면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코프로의 경우 2차전지 업황이 살아나야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 작년 에코프로의 연간 영업익은 2982억원으로 2022년 대비 51.38% 줄었다. 순이익도 38.68% 감소한 1353억원을 기록했다. 리튬을 비롯한 원재료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올해도 2차전지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현재 2차전지는 주로 전기차(EV)에 탑재되는데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테슬라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213억달러, 영업이익은 56% 급감한 11억7100만달러라고 밝혔다. 2020년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줄었다. 최근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가 저조해 인력을 10% 이상을 감원했다.
리튬 가격이 반등하고 있지만 국내 양극재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값이 오른 건 과대 하락에 따른 반작용 수준"이라며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동반되지 않으면 리튬값 상승폭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현재 가격이 오르고 있는 건 탄산리튬인데, 국내 업체가 주로 사용하는 건 수산화리튬"이라며 "수산화리튬 가격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며 전기차 수요가 회복돼야 양극재 업체의 실적, 투자심리기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에코프로의 주력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에코프로의 1분기 매출액이 1조635억원일 것으로 봤다. 작년 동기 대비 47.12% 줄어든 수치다. 영업손실은 97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에코프로는 내달 3일 기업설명회를 열어 그룹사의 1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