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사직에 "환자가 인질?…전쟁 나도 아이 보호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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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소아 투석' 의사들 전원 사직
국내 소아 전용 투석실은 서울대병원 뿐
국내 소아 전용 투석실은 서울대병원 뿐
"의사들 파업이 교수들의 사직으로 이어지며 국민들이 볼모가 됐습니다. 환자가 인질인가요?"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교수 2명이 사직서를 내는 등 교수들의 병원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암환자 등 중증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25일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 의대 교수들은 병원과 진료과별 사정에 따라 이날부터 사직을 시작한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아·청소년 콩팥병센터를 운영하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떠나며 환자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강희경·안요한 교수는 지난달 28일부터 환자들에게 오는 8월31일까지만 근무한다는 사실을 안내했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전국 어린이 환자 50~60%가 서울대 병원에서 이 두 교수에게 진료를 받아왔다"면서 "일주일에 몇 번씩 투석을 받아야 하는 어린이 환자에게 상상할 수 없는 극단적인 일이 벌어졌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전쟁터에서도 아이들은 보호하려 한다. 그것은 인간들의 이성이자 최후의 본능이다"라며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 그 극단의 끝을 보고 있다"고 성토했다.
서울대병원에 붙은 안내문에는 "저희의 사직 희망일은 8월 31일로. 믿을 수 있는 소아 신장분과 전문의에게 환자를 보내드리고자 하니 희망하는 병원을 결정해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소아 신장질환을 볼 수 있는 전문의가 있는 병원은 서울에서 강북권 3곳·강남권 3곳 등 6곳이고, 경기권은 7곳, 이외 지역은 9곳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소아신장분과는 체중 35㎏ 미만 만성 콩팥병 환아를 대상으로 투석 치료를 한다. 전국에서 투석을 받는 소아 환자는 50~60명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2명인 서울대병원의 소아신장분과 교수들이 절반 이상을 진료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소아 전용 투석실을 갖춘 곳은 서울대병원뿐이다.
의대 교수들이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 개혁에 반대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민법상 1개월이 지나면 사직서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전국의과 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23일 온라인 총회 후 "예정대로 4월 25일부터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정부의 사직서 수리 정책과 관계없이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전의비에는 전국 20여개 의대가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 위원도 "비대위 수뇌부 4명은 5월 1일부터 실질적으로 병원을 떠난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에는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들이 속해 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진료와 수술 예약 상황을 고려해 25일부터 사직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당장 사직하지 못하는 교수들은 5월 3일부터 주 1회 휴진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울산의대는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울산대 의대·강릉아산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대 윤인배홀·강남세브란스병원 대강당·용인세브란스병원 대강당에서 임시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오는 30일 하루 자율적으로 휴진하기로 결정했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전날 주 1회 외래와 시술, 수술 등 진료 없는 날을 휴진일로 정하는 내용이 담긴 '교수 적정 근무 권고안'을 배포·시행한다고 밝혔다. 진료의 질을 유지해 환자의 안전을 지키고 교수의 과로사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성균관대 의대는 기초의학교실·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6일 서울성모병원 학장에게 8개 병원 교수들의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은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여의도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인천성모병원, 대전성모병원 등 8개 병원 소속 교수들로 구성돼 있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사직서는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교수 2명이 사직서를 내는 등 교수들의 병원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암환자 등 중증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25일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 의대 교수들은 병원과 진료과별 사정에 따라 이날부터 사직을 시작한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아·청소년 콩팥병센터를 운영하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떠나며 환자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강희경·안요한 교수는 지난달 28일부터 환자들에게 오는 8월31일까지만 근무한다는 사실을 안내했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전국 어린이 환자 50~60%가 서울대 병원에서 이 두 교수에게 진료를 받아왔다"면서 "일주일에 몇 번씩 투석을 받아야 하는 어린이 환자에게 상상할 수 없는 극단적인 일이 벌어졌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전쟁터에서도 아이들은 보호하려 한다. 그것은 인간들의 이성이자 최후의 본능이다"라며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 그 극단의 끝을 보고 있다"고 성토했다.
서울대병원에 붙은 안내문에는 "저희의 사직 희망일은 8월 31일로. 믿을 수 있는 소아 신장분과 전문의에게 환자를 보내드리고자 하니 희망하는 병원을 결정해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소아 신장질환을 볼 수 있는 전문의가 있는 병원은 서울에서 강북권 3곳·강남권 3곳 등 6곳이고, 경기권은 7곳, 이외 지역은 9곳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소아신장분과는 체중 35㎏ 미만 만성 콩팥병 환아를 대상으로 투석 치료를 한다. 전국에서 투석을 받는 소아 환자는 50~60명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2명인 서울대병원의 소아신장분과 교수들이 절반 이상을 진료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소아 전용 투석실을 갖춘 곳은 서울대병원뿐이다.
의대 교수들이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 개혁에 반대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민법상 1개월이 지나면 사직서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전국의과 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23일 온라인 총회 후 "예정대로 4월 25일부터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정부의 사직서 수리 정책과 관계없이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전의비에는 전국 20여개 의대가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 위원도 "비대위 수뇌부 4명은 5월 1일부터 실질적으로 병원을 떠난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에는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시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들이 속해 있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진료와 수술 예약 상황을 고려해 25일부터 사직을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당장 사직하지 못하는 교수들은 5월 3일부터 주 1회 휴진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울산의대는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울산대 의대·강릉아산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세브란스병원·강남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연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대 윤인배홀·강남세브란스병원 대강당·용인세브란스병원 대강당에서 임시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오는 30일 하루 자율적으로 휴진하기로 결정했다.
성균관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전날 주 1회 외래와 시술, 수술 등 진료 없는 날을 휴진일로 정하는 내용이 담긴 '교수 적정 근무 권고안'을 배포·시행한다고 밝혔다. 진료의 질을 유지해 환자의 안전을 지키고 교수의 과로사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성균관대 의대는 기초의학교실·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6일 서울성모병원 학장에게 8개 병원 교수들의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가톨릭대 의대 교수협은 서울성모병원을 비롯해 여의도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부천성모병원, 성빈센트병원, 인천성모병원, 대전성모병원 등 8개 병원 소속 교수들로 구성돼 있다.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사직서는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