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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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관한 국제기구를 창설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글로벌 AI 규범을 먼저 마련해서 글로벌 거버넌스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 달 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 이사회에 참석해 '생성형 AI의 국제 정치'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일본은 OECD 각료 이사회 의장국이다. 각료 이사회의 주요 의제를 설정하고, 관련된 계획을 수립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각료 이사회에서 '히로시마 AI 프로세스 프렌즈 그룹'이란 명칭의 AI 관련 국제 협력 기구에 대한 창설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기시다 총리 연설문 초안에는 "AI는 인류 전체에 영향을 주는 혁신 기술로서 다양한 국가에서 공통된 인식 틀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가짜 뉴스와 같은 위험성과 싸우기 위해선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5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히로시마 AI 프로세스'를 주도한 바 있다. 주요 국가들과 첨단 AI 개발 조직과 관련한 국제 지침과 행동 규범을 합의를 성사했다. 올해는 OECD 회원국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G7 주요국을 비롯해 한국, 싱가포르 등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동참할 전망이다. 총 40여개국을 참여시키는 게 일본 정부의 목표다.

기시다 총리는 연설문 초안에 "프렌즈 그룹에 동참하게 되면 인류가 안심하고 쓸 수 있는 AI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며 "일본 정부도 가짜 뉴스를 식별하기 위한 기술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AI 관련 국제기구를 창설하는 데 주력하는 이유는 생성형 AI 관련 거버넌스 주도권을 쥐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국제 AI 규범을 주도해서 글로벌 IT기업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효과도 노렸다. 실제 오픈AI는 아시아 최초 거점으로 일본 도쿄를 선택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일본 데이터센터에 29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의 AI 시장 성장세도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30년 일본의 생성 AI 관련 시장 규모는 2023년 대비 4.8배 증가한 8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657억 달러), 중국(296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영국, 독일 등 유럽 선진국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