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과 반대로만 했더니 당선되더라"…김재섭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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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연구원 '총선이 남긴 과제들' 토론회
김종혁 "이재명·조국보다 '尹 부부 더 싫다'고 해"
김재섭 "중앙당,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얘기"
김종혁 "이재명·조국보다 '尹 부부 더 싫다'고 해"
김재섭 "중앙당,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얘기"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dity, 최고경영자 이미지)가 지난 2년간 속된 말로 망했다."(김종혁 국민의힘 조직부총장)
"도봉 험지에서 어떻게 당선됐냐. 우리 당이 하는 것 반대로만 했다."(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
"국민의힘 매력 밀도가 떨어져 간다는 걸 체험했다. 반등하지 않으면 더 내려갈 곳이 없다."(조정훈 의원·서울 마포갑 당선인)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25일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이라는 주제로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선수'로 뛰었던 이들의 생생한 경험담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듣기 불편하고 싫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직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22대 총선에서 경기도 고양병에 출마했단 낙선한 김종혁 부총장은 '경포당'(경기도 포기당)이란 당의 '오명'이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부터 지적했다. 일각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전국 총득표수 차이가 5.4%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을 위안 삼지만, 경기도의 경우 민주당 54.66% 대 국민의힌 42.82%로 12%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이 추세대로라면 2년 뒤에 있을 지방선거, 다음 대선, 그다음 총선에서 비전이 있겠느냐"며 "5.4%포인트 차인데 소선거구제 탓이라고 하는 건 완전히 잘못된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좌우하는 건 콘텐츠가 아니라 '스타일과 태도'라는 걸 많이 느꼈다"며 "대통령의 큰 정책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대통령의 스타일, 태도가 싫다는 분들이 매우 많았다. 이런 것들도 염두에 뒀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대통령의 이미지가 "속된 말로 망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이미지를 선거를 치르며 다 봤다.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닌 부분도 많은데, 그런 이미지가 고착화했다"며 "이재명과 조국이 잘못한 거 알지만, 대통령이 더 싫다는 사람을 흔히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이나 조국보다 대통령이 더 싫다? 이런 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건 아니라고 보지만, 실제로 그렇게 반응하고 투표했다"며 "(대통령의 이미지를)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 선거도 힘들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 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승리한 김재섭 당선인은 아예 '승리의 요인'으로 "우리 당이 하는 것 반대로만 했다"는 점을 들엇다.
김 당선인은 "이조심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고, 당에서 내려오는 현수막은 지난 4년 동안 한 번도 걸지 않았다"며 "서울시당에서 이런 현수막을 걸어야 당무감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공천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공천을 받아도 이걸 걸면 (본선에서) 떨어질 것 같아서 못 걸었다"고 했다.
그는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게 중앙당으로부터 내려오는 상황에서는 개개인 후보들이 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 매우 협소해진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당이 개편되고, 수도권에서 낙선한 분들의 목소리를 절대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여의도연구원을 향해서도 "책임을 방기한 것 아닌가"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당선인은 "여의도연구원이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핵심적 역할이라는데, 선거 중에 여의도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구체적 자료가 하나도 없었다"며 "뭘 알아야 캠페인을 하는데, 미시적 전략을 짤 수 없었다. 후보 개개인이 센 바람을 연구하고 분석하기엔 시간도 없고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 총선백서 태스크포스(TF)를 향해선 "성역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매우 불편하고 듣기 싫고, 이것이 금기를 깨는 일이라 하더라도 성역 없이 민낯을 드러내고, 처절한 반성과 복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백서 TF 단장을 맡은 조정훈 서울 마포갑 당선인은 이에 "저 또한 서울에서 박빙의 승부를 한 사람으로서, 제 마음은 당선자보다 낙선자 마음에 닿아 있다"며 "국민의힘, 보수 정당의 매력 밀도가 떨어져 간다는 걸 체험한 시간이다. 반등하지 않으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백서라는 막중한 업무를 맡겨주셨는데, 저는 날 것 그대로 다 담으려고 한다"며 "우리가 이를 악물고 당의 체질을 뼛속부터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도봉 험지에서 어떻게 당선됐냐. 우리 당이 하는 것 반대로만 했다."(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
"국민의힘 매력 밀도가 떨어져 간다는 걸 체험했다. 반등하지 않으면 더 내려갈 곳이 없다."(조정훈 의원·서울 마포갑 당선인)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25일 '제22대 총선이 남긴 과제들'이라는 주제로 총선 참패의 원인을 분석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선수'로 뛰었던 이들의 생생한 경험담이 나왔다. 참석자들은 듣기 불편하고 싫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직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22대 총선에서 경기도 고양병에 출마했단 낙선한 김종혁 부총장은 '경포당'(경기도 포기당)이란 당의 '오명'이 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부터 지적했다. 일각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전국 총득표수 차이가 5.4%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는 점을 위안 삼지만, 경기도의 경우 민주당 54.66% 대 국민의힌 42.82%로 12%포인트가량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이 추세대로라면 2년 뒤에 있을 지방선거, 다음 대선, 그다음 총선에서 비전이 있겠느냐"며 "5.4%포인트 차인데 소선거구제 탓이라고 하는 건 완전히 잘못된 태도"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좌우하는 건 콘텐츠가 아니라 '스타일과 태도'라는 걸 많이 느꼈다"며 "대통령의 큰 정책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대통령의 스타일, 태도가 싫다는 분들이 매우 많았다. 이런 것들도 염두에 뒀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대통령의 이미지가 "속된 말로 망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부부에 대한 이미지를 선거를 치르며 다 봤다.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닌 부분도 많은데, 그런 이미지가 고착화했다"며 "이재명과 조국이 잘못한 거 알지만, 대통령이 더 싫다는 사람을 흔히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이나 조국보다 대통령이 더 싫다? 이런 게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건 아니라고 보지만, 실제로 그렇게 반응하고 투표했다"며 "(대통령의 이미지를)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 선거도 힘들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 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승리한 김재섭 당선인은 아예 '승리의 요인'으로 "우리 당이 하는 것 반대로만 했다"는 점을 들엇다.
김 당선인은 "이조심판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고, 당에서 내려오는 현수막은 지난 4년 동안 한 번도 걸지 않았다"며 "서울시당에서 이런 현수막을 걸어야 당무감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공천도 가능하다고 했는데, 공천을 받아도 이걸 걸면 (본선에서) 떨어질 것 같아서 못 걸었다"고 했다.
그는 "수도권 민심과 전혀 다른 게 중앙당으로부터 내려오는 상황에서는 개개인 후보들이 할 수 있는 정치적 역량이 매우 협소해진다"며 "수도권 중심으로 당이 개편되고, 수도권에서 낙선한 분들의 목소리를 절대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여의도연구원을 향해서도 "책임을 방기한 것 아닌가"라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당선인은 "여의도연구원이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핵심적 역할이라는데, 선거 중에 여의도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구체적 자료가 하나도 없었다"며 "뭘 알아야 캠페인을 하는데, 미시적 전략을 짤 수 없었다. 후보 개개인이 센 바람을 연구하고 분석하기엔 시간도 없고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 총선백서 태스크포스(TF)를 향해선 "성역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매우 불편하고 듣기 싫고, 이것이 금기를 깨는 일이라 하더라도 성역 없이 민낯을 드러내고, 처절한 반성과 복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백서 TF 단장을 맡은 조정훈 서울 마포갑 당선인은 이에 "저 또한 서울에서 박빙의 승부를 한 사람으로서, 제 마음은 당선자보다 낙선자 마음에 닿아 있다"며 "국민의힘, 보수 정당의 매력 밀도가 떨어져 간다는 걸 체험한 시간이다. 반등하지 않으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백서라는 막중한 업무를 맡겨주셨는데, 저는 날 것 그대로 다 담으려고 한다"며 "우리가 이를 악물고 당의 체질을 뼛속부터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