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곁'으로 떠나는 3천㎞ 여정…국보·보물의 특별한 외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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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6월부터 공립박물관 12곳과 '모두의 곁으로' 순회전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 위한 새로운 시도…"'국보님' 잘 모실게요" 오랜 시간 잠들어있다가 1921년 9월 그 화려함을 세상에 빛낸 신라의 금관과 금 허리띠가 충남 보령과 전북 장수를 찾는다.
길이가 13.5㎝인 얇은 판에 밭을 일구는 남성과 새 잡는 여성 등을 섬세하게 새긴 청동 유물은 당진과 충북 증평 지역 주민과 만난다.
교과서에서 봤을 법한 국보·보물이 특별한 외출에 나선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5일 서울 용산 박물관에서 '국보 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출범식을 열고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 공연을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 행사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윤성용 관장은 "학문적 성과를 드러내거나 대중성을 목표로 삼은 전시가 아니다"며 "문화 향유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순회전은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려는 시도다.
실제 박물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문화유산 2천724건 가운데 42.8%에 해당하는 1천165건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에서는 이를 쉽게 접하기 어렵다.
이에 박물관은 잘 알려진 국보, 보물 등을 중심으로 6가지 주제를 꾸려 전시를 선보인다.
주제별로 3∼7점을 소개하는 '작지만 알찬' 전시인 셈이다.
상반기에는 당진·보령·합천·상주·강진·남원 등 6곳에서, 하반기에는 같은 주제의 전시를 증평·장수·고령·해남·함안·양구에서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동관 학예연구사는 "전시 공간 12곳의 특성을 고려해 전시를 구성할 것"이라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귀한 유물이 이동하는 거리는 모두 합쳐 약 3천㎞. 멀게는 330㎞ 가까이 이동해야 하는 지역도 있는 만큼, 유물의 안전 상태를 고려해 옮긴다는 계획이다.
유물 보존·관리에 문제가 없도록 전시 진열장도 별도로 준비한다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본격적인 전시는 6월 5일 합천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합천박물관은 신라 왕(마립간)의 위세가 절정에 달했던 5∼6세기 사회상과 문화를 보여주는 금 장신구를 소개한다.
금령총에서 출토된 보물 금관과 금 허리띠, 금방울이 전시된다.
같은 전시는 고령 대가야박물관에서 9월 26일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다.
금령총에서 출토된 한 쌍의 말을 탄 사람 모양 토기(정식 명칭은 국보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를 포함한 토기 5건 6점은 상주와 해남을 찾아 유물의 멋과 매력을 뽐낸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지역 박물관과 '짝'을 이뤄 함께 준비한다.
예를 들어 국보 '청자 상감모란문 항아리' 등 고려청자를 소개하는 '도자기에 핀 꽃, 상감청자' 전시의 경우, 강진 고려청자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국립광주박물관이 돕는다.
함안박물관 전시는 국립김해박물관이 '짝꿍'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날 출범식에 참여한 각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함안군의 한 관계자는 "서울까지 오는 데 5시간 걸렸다.
작정하고 와야 볼 수 있었던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어 기대된다"며 "'국보님'을 성심성의껏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강진군을 대표해 발언한 군청 관계자는 강진 출신의 시인 김영랑(1903∼1950)의 시 '오매 단풍 들것네'를 인용해 "오매 국보 순회전 성공하것네(성공하겠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전시에서는 수어 영상, 점자 안내, 쉬운 전시 정보 등도 활용한다.
윤성용 관장은 "이번 전시의 키워드는 '함께 한다'"라며 "대한민국 어디서나, 빈틈없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 기반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 위한 새로운 시도…"'국보님' 잘 모실게요" 오랜 시간 잠들어있다가 1921년 9월 그 화려함을 세상에 빛낸 신라의 금관과 금 허리띠가 충남 보령과 전북 장수를 찾는다.
길이가 13.5㎝인 얇은 판에 밭을 일구는 남성과 새 잡는 여성 등을 섬세하게 새긴 청동 유물은 당진과 충북 증평 지역 주민과 만난다.
교과서에서 봤을 법한 국보·보물이 특별한 외출에 나선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5일 서울 용산 박물관에서 '국보 순회전: 모두의 곁으로' 출범식을 열고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 공연을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 행사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윤성용 관장은 "학문적 성과를 드러내거나 대중성을 목표로 삼은 전시가 아니다"며 "문화 향유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라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순회전은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려는 시도다.
실제 박물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문화유산 2천724건 가운데 42.8%에 해당하는 1천165건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에서는 이를 쉽게 접하기 어렵다.
이에 박물관은 잘 알려진 국보, 보물 등을 중심으로 6가지 주제를 꾸려 전시를 선보인다.
주제별로 3∼7점을 소개하는 '작지만 알찬' 전시인 셈이다.
상반기에는 당진·보령·합천·상주·강진·남원 등 6곳에서, 하반기에는 같은 주제의 전시를 증평·장수·고령·해남·함안·양구에서 각각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이동관 학예연구사는 "전시 공간 12곳의 특성을 고려해 전시를 구성할 것"이라며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부끄럽지 않은 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귀한 유물이 이동하는 거리는 모두 합쳐 약 3천㎞. 멀게는 330㎞ 가까이 이동해야 하는 지역도 있는 만큼, 유물의 안전 상태를 고려해 옮긴다는 계획이다.
유물 보존·관리에 문제가 없도록 전시 진열장도 별도로 준비한다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본격적인 전시는 6월 5일 합천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합천박물관은 신라 왕(마립간)의 위세가 절정에 달했던 5∼6세기 사회상과 문화를 보여주는 금 장신구를 소개한다.
금령총에서 출토된 보물 금관과 금 허리띠, 금방울이 전시된다.
같은 전시는 고령 대가야박물관에서 9월 26일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다.
금령총에서 출토된 한 쌍의 말을 탄 사람 모양 토기(정식 명칭은 국보 '도기 기마인물형 명기')를 포함한 토기 5건 6점은 상주와 해남을 찾아 유물의 멋과 매력을 뽐낸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지역 박물관과 '짝'을 이뤄 함께 준비한다.
예를 들어 국보 '청자 상감모란문 항아리' 등 고려청자를 소개하는 '도자기에 핀 꽃, 상감청자' 전시의 경우, 강진 고려청자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국립광주박물관이 돕는다.
함안박물관 전시는 국립김해박물관이 '짝꿍'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날 출범식에 참여한 각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함안군의 한 관계자는 "서울까지 오는 데 5시간 걸렸다.
작정하고 와야 볼 수 있었던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어 기대된다"며 "'국보님'을 성심성의껏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강진군을 대표해 발언한 군청 관계자는 강진 출신의 시인 김영랑(1903∼1950)의 시 '오매 단풍 들것네'를 인용해 "오매 국보 순회전 성공하것네(성공하겠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전시에서는 수어 영상, 점자 안내, 쉬운 전시 정보 등도 활용한다.
윤성용 관장은 "이번 전시의 키워드는 '함께 한다'"라며 "대한민국 어디서나, 빈틈없이 함께할 수 있는 문화 기반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