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 원더랜드 판타스틱"…또 하나의 축제 '밀라노 디자인 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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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미겔 작품 인스타 성지로
노홍철 이미지서 영감받아
노루페인트 컬러로 제작
노홍철 이미지서 영감받아
노루페인트 컬러로 제작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 기간에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fuori salone)도 열린다. 2003년부터 시작해 점차 규모를 키웠다. 올해는 이벤트 개수만 1125개. 시내 전체가 전시장인 셈이다. 가구, 패션, 자동차, 전자제품, 커피, 럭셔리, 건축, 게임 등 내로라하는 각 분야 브랜드들이 밀라노 시내에서 팝업 전시를 연다. 브랜드 역사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거나 제품을 홍보하기도 하지만 그냥 볼거리를 제공하는 전시도 많다.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은 사진을 찍을 만한) 장소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것 자체가 목적인 것이다.
“판타스틱!” 지난 18일 밀라노 토르토나 지구에서 열린 ‘홍철 원더랜드’ 전시장엔 수백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만든 스페인 비주얼 아티스트 오쿠다 산 미겔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내부에 마련된 포토존을 찾은 외국인들은 “컬러풀하고 판타스틱하다”며 연신 셔터를 눌렀다.
오쿠다 산 미겔은 긍정적 에너지를 강조하는 방송인 노홍철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노루페인트가 제공한 색상 팔레트에서 컬러를 골라 작품을 제작했다. 페인트 제품을 판매하기 위함도, 굿즈를 판매하기 위함도 아니다. 그냥 사람들이 ‘컬러’를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획부터 패브릭 위에 색을 입히는 제작까지 8개월 이상 걸렸다. 행사장을 찾아 방문객들과 계속 기념사진을 찍어주던 노홍철 씨는 “다양한 연령대의 외국인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 내부에서 즐겁게 사진을 찍고 즐기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재밌다”고 했다. 이 행사장엔 6일 동안 2만여 명이 방문했다. 에르메스, 보테가 베네타, 에르메네질도 제냐, 프라다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선두에 섰다.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오아시 제냐에서 태어나다’라는 주제로 선보인 전시가 대표적이다. 제냐가 운영 중인 오아시 제냐 국립공원만을 소개했다. 숲을 조성한 배경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실제 숲처럼 꾸민 공간에서 오아시 제냐 스토리북을 판다. 숲에 들어간 듯한 상쾌한 향기가 코를 찌르고 바닥엔 낙엽이 수북이 깔려 있다. 제냐 옷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좋은 원단을 생산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과 숲의 중요성을 아는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한 행사다.
가구 브랜드는 저마다 매장 앞에 자사 제품을 턱 하니 내놨다. 쉬어갈 수 있는 의자, 소파는 물론 주방도 길가로 나왔다. 욕실 브랜드 콜러는 쨍한 오렌지색 변기와 물이 흐르는 배관을 설치 미술품으로 제작해 전시했다. 피트니스센터 테크노짐은 노란색 짐볼 수십 개를 매장 앞에 깔았다. 디즈니플러스는 벽 한가운데 구멍을 뚫고 “렌즈 속을 들여다보라”며 사람들을 멈춰 서게 했다. 렌즈 안에는 자사 콘텐츠 속 한 장면을 연출해놓은 식이다. 밀라노 시내 전체가 축제의 장이자 브랜드들의 마케팅 경연장이었다.
밀라노=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판타스틱!” 지난 18일 밀라노 토르토나 지구에서 열린 ‘홍철 원더랜드’ 전시장엔 수백 명이 줄을 서 있었다.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만든 스페인 비주얼 아티스트 오쿠다 산 미겔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내부에 마련된 포토존을 찾은 외국인들은 “컬러풀하고 판타스틱하다”며 연신 셔터를 눌렀다.
오쿠다 산 미겔은 긍정적 에너지를 강조하는 방송인 노홍철의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아 노루페인트가 제공한 색상 팔레트에서 컬러를 골라 작품을 제작했다. 페인트 제품을 판매하기 위함도, 굿즈를 판매하기 위함도 아니다. 그냥 사람들이 ‘컬러’를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획부터 패브릭 위에 색을 입히는 제작까지 8개월 이상 걸렸다. 행사장을 찾아 방문객들과 계속 기념사진을 찍어주던 노홍철 씨는 “다양한 연령대의 외국인들이 오랜 시간 기다려 내부에서 즐겁게 사진을 찍고 즐기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재밌다”고 했다. 이 행사장엔 6일 동안 2만여 명이 방문했다. 에르메스, 보테가 베네타, 에르메네질도 제냐, 프라다 등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선두에 섰다.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오아시 제냐에서 태어나다’라는 주제로 선보인 전시가 대표적이다. 제냐가 운영 중인 오아시 제냐 국립공원만을 소개했다. 숲을 조성한 배경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실제 숲처럼 꾸민 공간에서 오아시 제냐 스토리북을 판다. 숲에 들어간 듯한 상쾌한 향기가 코를 찌르고 바닥엔 낙엽이 수북이 깔려 있다. 제냐 옷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좋은 원단을 생산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과 숲의 중요성을 아는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한 행사다.
가구 브랜드는 저마다 매장 앞에 자사 제품을 턱 하니 내놨다. 쉬어갈 수 있는 의자, 소파는 물론 주방도 길가로 나왔다. 욕실 브랜드 콜러는 쨍한 오렌지색 변기와 물이 흐르는 배관을 설치 미술품으로 제작해 전시했다. 피트니스센터 테크노짐은 노란색 짐볼 수십 개를 매장 앞에 깔았다. 디즈니플러스는 벽 한가운데 구멍을 뚫고 “렌즈 속을 들여다보라”며 사람들을 멈춰 서게 했다. 렌즈 안에는 자사 콘텐츠 속 한 장면을 연출해놓은 식이다. 밀라노 시내 전체가 축제의 장이자 브랜드들의 마케팅 경연장이었다.
밀라노=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