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장인들 '대항해시대 조선소'에서 연극 같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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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명품가죽 브랜드 토즈
베네치아 마스터스 展
토즈 상징 '모카신'에 영감받아
돌 모자이크로 장식한 밑창, 금박신
환상적인 형태로 다시 만들어
베네치아 마스터스 展
토즈 상징 '모카신'에 영감받아
돌 모자이크로 장식한 밑창, 금박신
환상적인 형태로 다시 만들어
르네상스 시대 베네치아를 드나드는 모든 배를 만들던 붉은 조선소 아르세날레.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공식 전시장으로 쓰이는 아르세날레 북쪽의 ‘테세 92번’으로 불리는 거대한 창고 안은 지난 20~21일 이틀간 망치질 소리와 나무 조각하는 소리, 바느질 소리로 가득했다.
이탈리아 명품 가죽 브랜드 토즈(TOD’S)가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를 기념해 기획한 ‘아트 오브 크래프트맨십-베네치안 마스터스’ 프로젝트가 일반에 공개되면서다. 무라노섬에서 숨을 불어넣는 유리 공예 장인 로베르토 벨트라미, 금세공 장인 마리노 메네가조를 포함해 램프 세공 장인 루시아 부바코, 마스크 장인 지오 볼드린 등 11명의 장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토즈 브랜드의 상징적 유산인 스터드 모카신 ‘고미노’(바닥에 점을 찍듯 신발 밑창을 만든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각자의 작품을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고 설명했다.
디에고 델라 발 토즈 회장은 18일 열린 VIP 오프닝에서 만나 “‘메이드 인 이탈리아’라는 환상적인 우산 아래 우리 세대가 살고 있는 것”이라며 “이탈리아에서 전통적인 수작업을 이어오는 장인들과 그들의 유산을 새로운 방향으로 해석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고 말했다.
목공 장인인 세바스티아노 루나르델리는 토즈의 가죽 조각, 호두나무 조각 등을 결합해 곤돌라가 정박한 나무 기둥 ‘브리코 모양’으로 된 우아한 5면의 램프를 개발했다. 스크린 인쇄 예술가 지안파올로 팔라니는 모카신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도구들을 앤디 워홀 작품 위에 프린팅했고, 마스크 장인인 세르지오 볼드린은 토즈의 시그니처 색상으로 마스크를 만든 뒤 천장에 걸어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토즈는 베네치아 전역의 최고 수준 장인을 모았다. 전시장에는 스크린마다 작업 과정이 담긴 예술적인 영상이 동시에 펼쳐졌다. 전시장 작업대에서 일하던 이들은 서로 몰랐던 다른 장인들의 예술 세계에 끊임없이 질문하고 호기심을 보였다. 협업으로 나온 결과물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토즈의 가죽 내피로 장식된 마스크, 돌 모자이크로 장식된 밑창, 금박으로 덮거나 유리로 만든 토즈의 모카신 등은 브랜드의 유산을 전례 없던 형태로 재탄생시켰다.
가장 큰 작품은 예술가 페데리코 마랑고니의 작품. 전시장 정면 앞에 빨간색 네온 코일로 감긴 실타래를 세웠다. 토즈는 이 작품들을 본사 건물 박물관에 옮겨 영구 전시하고 모든 직원이 볼 수 있게 할 거라고.
토즈의 전시 일반 공개에 앞서 18일 밤에는 이탈리아 화가 틴토레토의 명작으로 가득한 스쿠올라 산 로코 박물관에서 만찬이 열렸다. 이곳에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영화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 등이 참석했다. 보첼리는 ‘네순 도르마’와 ‘라 돈나 모빌레’ 등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델라 발 회장은 “수천 명의 숙련된 공예가들이 브랜드를 만드는 핵심이고, 새로운 세대가 장인의 길을 걷는 건 숭고한 결정이라고 믿는다”며 “이들의 삶과 정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번 비엔날레 기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베네치아=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이탈리아 명품 가죽 브랜드 토즈(TOD’S)가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를 기념해 기획한 ‘아트 오브 크래프트맨십-베네치안 마스터스’ 프로젝트가 일반에 공개되면서다. 무라노섬에서 숨을 불어넣는 유리 공예 장인 로베르토 벨트라미, 금세공 장인 마리노 메네가조를 포함해 램프 세공 장인 루시아 부바코, 마스크 장인 지오 볼드린 등 11명의 장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토즈 브랜드의 상징적 유산인 스터드 모카신 ‘고미노’(바닥에 점을 찍듯 신발 밑창을 만든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각자의 작품을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고 설명했다.
디에고 델라 발 토즈 회장은 18일 열린 VIP 오프닝에서 만나 “‘메이드 인 이탈리아’라는 환상적인 우산 아래 우리 세대가 살고 있는 것”이라며 “이탈리아에서 전통적인 수작업을 이어오는 장인들과 그들의 유산을 새로운 방향으로 해석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고 말했다.
베네치아의 정수! 장인 11명의 ‘살아있는 전시’
토즈의 이번 전시는 장인들의 작업 현장을 전시장에 그대로 두고, 관람객이 ‘살아있는 전시’를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이다. 로베르토 벨트라미 유리 공예가는 꿀빛 유리 고미노를 손으로 만들어 낸 뒤 “유리를 예쁜 모양의 고미노로 만들어 유리 장식을 추가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웠지만, 이번 작업으로 새 지평을 열었다”고 했다.목공 장인인 세바스티아노 루나르델리는 토즈의 가죽 조각, 호두나무 조각 등을 결합해 곤돌라가 정박한 나무 기둥 ‘브리코 모양’으로 된 우아한 5면의 램프를 개발했다. 스크린 인쇄 예술가 지안파올로 팔라니는 모카신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도구들을 앤디 워홀 작품 위에 프린팅했고, 마스크 장인인 세르지오 볼드린은 토즈의 시그니처 색상으로 마스크를 만든 뒤 천장에 걸어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토즈는 베네치아 전역의 최고 수준 장인을 모았다. 전시장에는 스크린마다 작업 과정이 담긴 예술적인 영상이 동시에 펼쳐졌다. 전시장 작업대에서 일하던 이들은 서로 몰랐던 다른 장인들의 예술 세계에 끊임없이 질문하고 호기심을 보였다. 협업으로 나온 결과물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토즈의 가죽 내피로 장식된 마스크, 돌 모자이크로 장식된 밑창, 금박으로 덮거나 유리로 만든 토즈의 모카신 등은 브랜드의 유산을 전례 없던 형태로 재탄생시켰다.
가장 큰 작품은 예술가 페데리코 마랑고니의 작품. 전시장 정면 앞에 빨간색 네온 코일로 감긴 실타래를 세웠다. 토즈는 이 작품들을 본사 건물 박물관에 옮겨 영구 전시하고 모든 직원이 볼 수 있게 할 거라고.
테너 보첼리의 축가로 물든 ’토즈의 밤‘
토즈가 문화예술 분야 장인과 새로운 세대에 후원한 건 오랜 역사를 지닌다.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이탈리아관의 공식 후원을 맡았고 최근 로마 콜로세움 복원도 지원했다. 밀라노 마리노 궁전과 라 스칼라 극장 후원사로도 나섰다.토즈의 전시 일반 공개에 앞서 18일 밤에는 이탈리아 화가 틴토레토의 명작으로 가득한 스쿠올라 산 로코 박물관에서 만찬이 열렸다. 이곳에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영화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 등이 참석했다. 보첼리는 ‘네순 도르마’와 ‘라 돈나 모빌레’ 등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델라 발 회장은 “수천 명의 숙련된 공예가들이 브랜드를 만드는 핵심이고, 새로운 세대가 장인의 길을 걷는 건 숭고한 결정이라고 믿는다”며 “이들의 삶과 정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이번 비엔날레 기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베네치아=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