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회사들이 길어지는 ‘보릿고개’에 투자 축소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투자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예상보다 강한 수요 침체가 이어지자 전략을 수정하는 것이다.

LG엔솔·포스코퓨처엠…'보릿고개'에 투자 축소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회사 출범 후 처음으로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축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시점에선 당분간 전방 수요 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크지 않은 것 같다”며 “중장기 수요 대응이나 북미 생산능력(CAPA)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신증설 투자에는 선택과 집중을 하되 투자 집행 규모는 다소 낮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LG화학에서 분사한 뒤 2022년 6조3000억원, 지난해 10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올초까지만 해도 올해 역시 전년보다 투자 집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자 투자비 집행을 조정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포스코퓨처엠도 같은 날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 능력에 대한 투자 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생산 능력을 2026년까지 44만5000t으로 늘릴 것이라고 했지만, 이날 39만5000t으로 계획을 수정한다고 밝혔다. 음극재 생산 능력 계획도 2026년 22만1000t에서 11만3000t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t, 음극재 37만t의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는 종전 계획은 유지했다.

이날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회사 직원들과 만나 시장 침체를 경쟁력 확보 기간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제조업체가 신사업을 할 때 첫 5년은 손해가 나기 마련”이라며 “SK온은 그 시기를 이겨내고 성공하는 극소수 기업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