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올해 87% 오른 SK하이닉스,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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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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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무조건 오른다?" "선 반영돼 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습니다. 업황 회복 덕분에 깜짝 실적을 기록했으나 최근 1여년 사이 주가가 133% 급등해 더이상 상승 여력이 없다는 반응과, 내년까지 이어지는 호실적을 고려하면 '20만닉스'를 가뿐히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깜짝 실적'에도 셀온으로 주가 5% 하락

[마켓PRO] 올해 87% 오른 SK하이닉스,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5.12% 하락한 17만6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에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올 초부터 현재까지 87% 급등했습니다. 특히 지난 12일 최고 19만1400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20만닉스' 기대감을 키웠었습니다.

업황이 회복되고 있고, 지난달부터 엔비디아,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브로드컴, AMD 등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른 영향입니다. SK하이닉스를 둘러싼 반도체 업황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시작으로 단행한 감산 효과와 AI 수요 증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D램 판매가 늘어난 영향입니다. 실제로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최대 20%, 낸드플래시도 최대 28% 상승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를 만들 때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설치해야 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글로벌 1위 기업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는 HBM 시장에서 유일하게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최근 차세대 HBM4 양산을 위해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와 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회사는 5세대 HBM(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베이스 다이를 만들었으나, 차세대부터는 초미세공정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만큼 TSMC와 손을 잡고 성능과 전력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입니다. '치킨 게임'보단 초격차 제품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죠.

삼성보다 먼저 회복된 실적

[마켓PRO] 올해 87% 오른 SK하이닉스,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국내 반도체 기업 가운데 SK하이닉스는 가장 먼저 악화된 업황에서 벗어난 기업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시작으로 올해 시장 기대치를 웃돈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4.3% 증가한 12조429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2조8860억원으로 집계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 3조4023억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냈던 때와 비교하면 회복세가 뚜렸습니다. 영업이익은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보다 약 1조 높았습니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용 제품 판매량을 늘리고 수익성을 강화한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34% 증가했다"며 "낸드 역시 프리미엄 제품인 eSSD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증권가에선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로 D램과 낸드의 가격이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파악하고 최근 SK하이닉스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25만닉스까지 상승 여력 있다"

최근 증권사들의 보고서를 분석하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최고 25만원으로 현 주가 대비 47%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달 들어 13개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상향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3조1915억원, 매출액은 14조4748억원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2분기 SK하이닉스가 최대 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HBM3E 출하가 시작되며 디램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며 2분기 16조1000억원 매출액과 5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며 "디램 출하는 14% 증가, 가격은 21% 상승해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38%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반기에도 제품 수요가 빠듯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스마트폰, PC 등의 수요까지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죠. 지난 24일 신규 반도체 제조공장 M15X에 대한 투자 역시 이런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올해와 내년의 실적 전망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SK증권은 올해와 내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8조원, 26조원으로 올려잡았습니다. 이는 기존 대비 55%, 17% 높아진 것입니다. 당분간 올해 HBM과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판매가 이어지고, AI 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