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석금지'에 버스 오픈런…수도권 '통근러' 분통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기·인천 시민 출퇴근 전쟁
이른 아침 정류장마다 대기줄
버스 꽉찬 채로 지나치기 일쑤
"태워달라" "뒤차 타라" 실랑이
결국 못 타면 돌고도는 지하철로
이른 아침 정류장마다 대기줄
버스 꽉찬 채로 지나치기 일쑤
"태워달라" "뒤차 타라" 실랑이
결국 못 타면 돌고도는 지하철로
!['입석금지'에 버스 오픈런…수도권 '통근러' 분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AA.36538968.1.jpg)
승차장에서 줄을 서 있던 직장인 박모씨(36)는 “매일 두 정류장을 반대 방향으로 걸어 기점인 이곳에서 버스를 타야 그나마 앉을 좌석을 확보할 수 있다”며 “6시30분 전에 탑승하지 못하면 서울에 있는 직장에 제시간에 도착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날 센트럴파크역 정류장을 떠난 M6405 버스는 다음 송도자이하버뷰1단지 정류장에서 만차가 됐다. 승객 두 명이 올라타 40석 중 남은 좌석을 채웠고, 승차장에 남은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다음 정류장부터 송도 내 정류장 네 곳을 지날 때마다 운전기사는 팔로 ‘X자’를 보이며 만석임을 알렸다. 버스에서 만난 윤모씨(33)는 “버스를 탄 오늘은 운이 좋은 편”이라며 “지하철을 타려면 더 일찍 나와야 하고, 너무 늦으면 간혹 택시를 탈 때도 있는데, 이땐 서울 강남 직장까지 요금이 5만원을 넘는다”고 했다.
경기도민, 인천시민들은 “작년까지 출퇴근 시간에 M광역버스는 그나마 입석을 받아줬지만, 올해부턴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2022년 도입된 입석 금지 제도가 작년 12월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본격 적용된 영향이다. 인천의 한 버스 회사 관계자는 “입석 승객을 태웠다 사고가 나면 모두 운수사 책임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항의가 빗발치자 정부는 일부 버스를 기점 대신 중간 정류장에서 출발시키거나 좌석을 스마트폰으로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출퇴근 승객에 비해선 턱없이 작은 규모라 태부족이라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