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초콜릿' 가나, 1초에 4개씩 팔린다
과거 초콜릿은 특권층의 식품이었다. 누구나 초콜릿을 즐길 수 있도록 본격적인 대중화를 이끈 건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다. 1975년 롯데제과는 ‘가나초콜릿’의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가나초콜릿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국민 초콜릿’으로 자리 잡았다. 5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국내 판 형태 초콜릿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1975년 초콜릿 신제품 개발에 앞서 스위스의 세계적 초콜릿 기술자인 막스 브락스를 초빙해 기술을 자문했다. 스위스산 부드러운 초콜릿이 한국인의 입맛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나초콜릿 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홍보 행사도 열었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기술 개발, 마케팅에 힘입어 가나초콜릿은 불티나게 팔렸다. 수입 초콜릿이 점유한 국내 초콜릿 시장을 파고들어 그해 약 3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1984년엔 가나초콜릿 생산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이크로 그라인드 공법’을 적용했다. 카카오 원료를 초미립자 형태로 균일하게 분쇄해 부드럽고 진한 풍미를 구현하는 공법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첨단 설비 도입과 엄격한 품질 관리가 시장을 선도해온 비결”이라고 했다. 가나초콜릿은 특유의 감성을 살린 광고 마케팅으로도 유명하다. 이미연, 채시라, 전지현, 아이유에 이르기까지 당대 최고의 인기를 끈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썼다.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가나초콜릿의 누적 판매액은 약 1조3000억원이다. 수량으로 환산하면 약 66억 개. 초당 약 4개씩 판매해온 셈이다. 가나초콜릿의 연간 매출은 약 600억원이다.

가나초콜릿은 최근 변신을 꾀하고 있다. MZ세대를 겨냥해 ‘가나, 디저트가 되다’라는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고, 고급 제품인 ‘프리미엄 가나’(사진)를 선보이는 등 ‘제2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강원 강릉, 부산 등 전국 유명 위스키바와 함께 위스키와 곁들여 먹는 프리미엄 가나 페어링 서비스도 선보였다. 서울 성수동, 부산 전포동에선 팝업스토어인 ‘가나 초콜릿 하우스’를 열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