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금리가 지속되며 증시에 변동성이 커지자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산배분 펀드로 투자금이 이동하고 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해외 자산배분 펀드에 유입된 금액은 1461억원에 달했다. 자산의 50% 이상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는 EMP 펀드의 설정액도 26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1조7556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 장세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자산배분 펀드로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배분 펀드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자금을 분배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다. 해외 자산배분 펀드와 EMP 펀드는 연초 대비 각각 2.77%, 2.72%의 수익률을 올렸다.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1.54%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해외 자산배분 펀드 중에서는 ‘브이아이한국형글로벌자산배분증권투자신탁’이 3개월 동안 8.7% 상승해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SK리츠맥쿼리인프라 등 리츠를 주로 담으면서도 미국 주식과 채권에 자산을 배분한 점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EMP 펀드 가운데에서는 ‘미래에셋 AI스마트베타EMP증권자투자신탁’이 같은 기간 9.9%의 수익률을 냈다. ‘TIGER AI코리아그로스액티브’와 같은 성장주 ETF를 담으면서 ‘TIGER 로우볼’ 등 저변동성 상품에도 자산을 배분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배분형 펀드는 주식과 채권 등 서로 수익률 그래프가 반대로 움직이는 상품을 담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며 “오랜 기간 수익을 꾸준히 거둬야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 성과를 주목해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