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에서 중소형 아파트가 다시 '귀한 몸'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중소형 아파트 수요가 증가하는데다 청약제도도 신혼부부와 젊은 세대에 유리하게 개편되면서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거래 10채 가운데 9채는 중소형 아파트로 나타났다. 올 1~2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 6만5,444건 가운데 중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이 90%로 집계됐다.

청약시장에도 중소형 아파트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수도권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23.76대 1에 달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건설사에서도 특화설계를 적용한 평면을 선보이고 있다”며 “중소형 아파트에는 대출 규제도 완화돼 인기를 끄는 배경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중소형 아파트 수요는 늘어나는데 비해 공급량은 줄고 있어 향후 몸값은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방의 중소형 아파트 감소세가 두드러지면서 청약시장에서 중소형 아파트 비율이 높은 단지의 인기가 예상된다.

부동산R114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소형 아파트 분양물량은 11만4,517가구로 전년 대비 40.2% 줄었다. 그 전년도에 16.2%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폭이 커진 셈이다.

지방에서 공급되는 중소형 아파트의 감소폭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지방에서 중소형 아파트는 전년대비 53.3% 감소한 5만2,606가구가 공급돼 수도권의 감소세(21.1%)보다 2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지방에서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비중이 높은 대단지 신규 분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귀한 몸'된 중소형 아파트…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오히려 감소
울산 '라엘에스' 투시도. 제공=롯데건설

최근 5년간 전용 85㎡ 이상 아파트 공급비중이 76%에 달하는 울산에서 롯데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이달 말 분양예정인 총 2,033가구 규모 ‘라엘에스’ 아파트의 일반분양 1,073가구는 모두 중소형으로 배정됐다. 전용 42㎡ 13가구, 59㎡ 272가구, 73㎡ 234가구 등 틈새 평면도 눈길을 끌고 있다.

GS건설이 광주 북구 운암3단지 주택재건축 사업을 통해 분양 중인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도 총 3,214가구 가운데 일반분양분 1,192가구는 전용 59~84㎡의 중소형으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집값도 많이 오른 만큼 가성비 높은 중소형 아파트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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