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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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입법을 추진 중인 양곡관리법·농수산물가격안정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농민 단체들의 성명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 법안이 쌀과 같은 특정 농산물의 과잉 생산을 유도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고, 농산물 수매에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면서 농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는 축소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와 한국과수농협연합회는 26일 각각 이런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농업인들이 동의하지 않는 양곡법과 농안법 개정안을 반대한다”며 “이번 개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두 법안은 남아도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고(양곡법), 쌀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내려가면 세금으로 보전해주는(농안법) 내용이 핵심이다.

콩생산자연합회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매년 쌀 매입과 가격안정 비용에 수조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며 “쌀을 제외한 콩, 밀 등 식량안보에 중요한 다른 품목에 대한 예산 축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수농협연합회는 “우리 과수 산업은 자유무역협정(FTA)의 거센 파고 속에서 많은 희생을 감당하며 힘겹게 성장했다”며 “양곡법과 농안법 개정안은 다른 품목과의 형평성 문제로 품목 간 갈등을 초래해 고품질 농산물 생산 의욕 저하 등 우리 농업의 경쟁력 약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대한한돈협회 등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축산관련단체협의회도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양곡을 제외한 축산업 등 다른 품목에 대한 예산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진정으로 농업·농촌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한 뒤 농민이 공감하고 지지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야당 단독으로 양곡법, 농안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했다. 이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24일 “양곡법 개정안에서 의무매입은 빼야 한다”면서 “농안법 개정안은 당장 농가들이 대혼란에 빠지고 사회적 갈등이 엄청날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