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저출산 하면 떠오르는 아가방컴퍼니, 흑자기업 탈바꿈…'빚투'도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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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흑자 행진…저출산 수혜주로 주목

신용잔고율 4개월새 4%→7%대로 높아져
빚내면서 주식 사모아…현 주가 저점 의견도
차이나리스크 부각, 中법인들 여전히 적자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정부의 저출산 정책 주요 수혜주로 주목받는 유아동복·용품 업체 아가방컴퍼니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자 시장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향후 저출산 관련 정책이 구체화될 때마다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빚을 내면서까지 아가방컴퍼니 주식을 사 모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아가방컴퍼니는 올 들어 주가가 15% 넘게 급등했습니다. 지난 26일 3% 하락하는 등 최근 조정받고 있지만 저출산 정책이 쏟아지던 지난 1월 장중엔 7180원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습니다. 현 주가인 4520원도 작년 7월 장중 저점 대비 두 배 가까이 뛴 상태입니다.

공들였던 中 시장서 '국내'로

아가방컴퍼니는 한때 중국 시장 진출을 노렸으나 한한령에 가로막혀 2021년까지 5년간 적자에 허덕였습니다. 이후 다시 내수 시장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긴 뒤 최근 3년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1년 연결 기준 15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엔 1864억원을 달성했죠. 이 기간 영업이익은 59억원에서 166억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국내 비중은 96.8%에 달합니다. 해외는 3.2%에 불과하죠.
[마켓PRO] 저출산 하면 떠오르는 아가방컴퍼니, 흑자기업 탈바꿈…'빚투'도 몰려
아가방컴퍼니는 유아의류뿐 아니라 출산과 발육 용품, 놀이 매트, 유아차 등 용품 카테고리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그 결과 2020년 392억원에 머물렀던 유아용품 매출액은 지난해 584억원까지 늘었습니다. 4년 만에 48.8% 증가한 것이죠.

주식시장에선 아가방컴퍼니의 테마성에 주목합니다. 향후 정부의 저출산 관련 정책이 구체화되면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저출산 상황이 심각한 만큼 피부에 와닿는 정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합니다. 실제로 올해 1월 태어난 아기 수가 2만1000명대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죠. 사망자가 출생아 수를 웃도는 인구 ‘데드크로스’는 51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빚'내면서까지 아가방컴퍼니 주식 사모아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빚을 내면서 아가방컴퍼니 주식을 추격 매수하고 있습니다. 한국증권금융은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신용공여에 따른 담보권 신규 취득·변동'을 지분율 변화 사유로 아가방컴퍼니 지분율이 기존 4.88%에서 5.47%로 늘었다고 밝혔죠. 이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신용융자로 산 종목을 한국증권금융이 담보로 잡으면서 벌어진 현상입니다.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유통융자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면 주주 명부에는 담보권을 보유한 한국증권금융이 등재됩니다. 증권거래법에 따라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투자자는 이 사실을 공시해야 하죠. 아가방컴퍼니의 신용잔고율도 작년 말 2%대에서 7%대로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신용잔고율이 높을수록 상장된 주식 중 신용으로 산 주식이 많단 의미죠.

신용잔고율이 높아진 만큼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칫 아가방컴퍼니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증권사가 해당 종목을 하한가에 강제 매도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져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차이나 리스크 우려도, 中 법인들 여전히 적자

중국 자본, 중국 사업 등 '차이나 리스크'도 아가방컴퍼니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힙니다. 아가방컴퍼니 창업주인 김욱 전 회장은 2014년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매각 카드를 꺼냈고, 중국 랑시그룹 자회사 랑시코리아가 아가방컴퍼니 경영권을 인수합니다. 이때부터 차이나 디스카운트라는 꼬리표가 붙었죠.
[마켓PRO] 저출산 하면 떠오르는 아가방컴퍼니, 흑자기업 탈바꿈…'빚투'도 몰려
여성복 전문 기업인 랑시그룹은 당시 아가방앤컴퍼니를 통해 중국 내 유아동복 및 의류 판매 확대를 노렸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진 못했죠. 이후 사드 사태로 한중 관계가 틀어졌고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중국 내 영업이 힘들어졌습니다. 여전히 아가방컴퍼니의 중국 법인들은 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중국 법인들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총 30억원에 달합니다. 매년 수십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죠.

그럼에도 아가방컴퍼니는 바라보는 시장의 전망은 긍정적입니다. 과거와 달리 현재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단 이유에서죠. 저출산 테마 내 주도주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실적이 나오는 아가방컴퍼니 주가는 저출산 관련 정책이 언급될 때마다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통상 신용잔고율 등 신용거래 비중이 높다는 것은 현 주가를 저점이라 판단하고 향후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많단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