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의 주한대사관 폐쇄, 北에 우호관계 보여주려는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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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 대선후보 지낸 反정부인사, 연합뉴스 인터뷰서 밝혀
"재정난 때문에 폐쇄했다는 건 어불성설…韓과 거리두기 유감" 지난 2021년 중미 니카라과 대선에 출마해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에 맞섰던 후안 세바스티안 차모로 박사(경제학)는 26일(현지시간) 니카라과의 주한 대사관 폐쇄 결정에 대해 "북한과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려는, 지극히 정치적인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차모르 박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평가하며 니카라과의 이번 조처는 북한에 대한 지지 입장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르테가 대통령에게 '양쪽(한국과 북한)에 모두 대사관을 둘 수는 없다'는 의중을 전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모르 박사는 지난 2021년 니카라과 대선에 출마했다가 정치범으로 1년 8개월간 옥고를 치른 뒤 미국으로 추방됐으며, 현재 미국 노터데임대 켈로그국제학연구소에서 니카라과 인권 침해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그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는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을 스페인어로 영상에 담아 보냈다.
차모로 박사는 니카라과의 한국 주재 대사관 폐쇄 방침 배경에 대해 "그 의도는 너무나 분명하게도 북한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려는 오르테가 정권의 제스처"라고 단언했다.
그는 "대사관 유지 비용 문제로 폐쇄를 결정했다는 (니카라과 측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돈 문제라는 논리는 북한과의 상호 대사관 개설 방침이나 북한과 가까워진 부르키나파소(2023년 3월 북한과 국교 복원)와 경제 등 협력관계를 강화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니카라과 정부는 한국 정부에 재정난을 이유로 대사관 폐쇄 결정을 내렸다는 취지로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차모로 박사는 자신의엑스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북한의 독재자(김정은)는 오르테가에게 대사관(한국·북한)을 둘 다 가질 수는 없다고 전했을 것"이라며 재정 문제가 대사관 폐쇄 원인은 아니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니카라과의 오르테가 정권은) 한국 대사관을 폐쇄함으로써 북한을 지지하는 입장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한 뒤 이와 관련한 북한 측 요청을 수용하는, "악의 축에 동조하는 움직임"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베네수엘라·쿠바와 함께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反美) 3국'으로 꼽히는 니카라과는 실제 최근 북한·중국·러시아·이란과의 연대 강화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니카라과가 러시아 정보요원을 교관으로 초빙해 경찰을 재훈련하기로 하거나, 2021년 수교한 중국(대만 단교)과 자유무역협정(FTA)까지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접촉, 이란과의 정상회담, 독일의 대(對)이스라엘 무기 판매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등도 그 사례로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한국대사관 폐쇄·북한대사관 개설을 계기로 니카라과가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추가되는 등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는 북한, 쿠바, 이란, 시리아 등 4개국이 올라 있다.
차모로 박사는 이에 대해 "실제로 오르테가 정권이 조장하는 테러 관행이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미국의 니카라과에 대한 제재는 개인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문제로 새로운 제재가 추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한국과 FTA를 체결한 중미 국가 중 한 곳인 니카라과가 "일방적 결정으로 인해" 무역 부문에서 악영향을 받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 주요 경제국 중 한 곳이자, 아시아에서 중요한 한국과의 정치 및 외교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관 폐쇄에 매우 깊은 유감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차모로 박사는 인터뷰 내내 현재의 니카라과를 '국가' 가 아닌 '오르테가 정권'으로 칭했다.
차모로 박사는 지난 1971년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에서 출생했고, 미국 위스콘신대(매디슨)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2002∼2006년 엔리케 볼라뇨스 니카라과 정부에서 대통령실 비서관과 재무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2021년 니카라과 야당 대선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가 다른 야당 예비 후보와 함께 체포돼 정치범으로 옥살이를 했다.
2023년 2월 석방 뒤 미국으로 추방됐으며 니카라과 정부는 차모로를 '반역자'로 간주하며 그의 피선거권을 박탈했다.
◇ 한국과 니카라과의 외교 관계
1962년 수교한 한국과 니카라과는 1979년 친북 성향인 산디니스타 정권 수립을 계기로 관계가 얼어붙었다가 1990년 비올레타 차모로 정부 출범 이후 정상화했다.
주한 니카라과 대사관은 1995년 처음 개설됐다가 2년 뒤 폐쇄했고, 2014년 10월에 재개설했다.
1997년 첫 폐쇄 당시에도 심각한 재정난을 원인으로 내세웠다.
니카라과 측은 대사관 폐쇄 결정과 함께 현재 한국에 주재하고 있는 대사 임명도 철회했다.
/연합뉴스
"재정난 때문에 폐쇄했다는 건 어불성설…韓과 거리두기 유감" 지난 2021년 중미 니카라과 대선에 출마해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에 맞섰던 후안 세바스티안 차모로 박사(경제학)는 26일(현지시간) 니카라과의 주한 대사관 폐쇄 결정에 대해 "북한과의 우호 관계를 강화하려는, 지극히 정치적인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차모르 박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평가하며 니카라과의 이번 조처는 북한에 대한 지지 입장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르테가 대통령에게 '양쪽(한국과 북한)에 모두 대사관을 둘 수는 없다'는 의중을 전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모르 박사는 지난 2021년 니카라과 대선에 출마했다가 정치범으로 1년 8개월간 옥고를 치른 뒤 미국으로 추방됐으며, 현재 미국 노터데임대 켈로그국제학연구소에서 니카라과 인권 침해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그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는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을 스페인어로 영상에 담아 보냈다.
차모로 박사는 니카라과의 한국 주재 대사관 폐쇄 방침 배경에 대해 "그 의도는 너무나 분명하게도 북한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려는 오르테가 정권의 제스처"라고 단언했다.
그는 "대사관 유지 비용 문제로 폐쇄를 결정했다는 (니카라과 측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돈 문제라는 논리는 북한과의 상호 대사관 개설 방침이나 북한과 가까워진 부르키나파소(2023년 3월 북한과 국교 복원)와 경제 등 협력관계를 강화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니카라과 정부는 한국 정부에 재정난을 이유로 대사관 폐쇄 결정을 내렸다는 취지로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차모로 박사는 자신의
그는 "(니카라과의 오르테가 정권은) 한국 대사관을 폐쇄함으로써 북한을 지지하는 입장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한 뒤 이와 관련한 북한 측 요청을 수용하는, "악의 축에 동조하는 움직임"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베네수엘라·쿠바와 함께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反美) 3국'으로 꼽히는 니카라과는 실제 최근 북한·중국·러시아·이란과의 연대 강화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니카라과가 러시아 정보요원을 교관으로 초빙해 경찰을 재훈련하기로 하거나, 2021년 수교한 중국(대만 단교)과 자유무역협정(FTA)까지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접촉, 이란과의 정상회담, 독일의 대(對)이스라엘 무기 판매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등도 그 사례로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한국대사관 폐쇄·북한대사관 개설을 계기로 니카라과가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추가되는 등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는 북한, 쿠바, 이란, 시리아 등 4개국이 올라 있다.
차모로 박사는 이에 대해 "실제로 오르테가 정권이 조장하는 테러 관행이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미국의 니카라과에 대한 제재는 개인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이번 문제로 새로운 제재가 추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한국과 FTA를 체결한 중미 국가 중 한 곳인 니카라과가 "일방적 결정으로 인해" 무역 부문에서 악영향을 받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 주요 경제국 중 한 곳이자, 아시아에서 중요한 한국과의 정치 및 외교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관 폐쇄에 매우 깊은 유감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차모로 박사는 인터뷰 내내 현재의 니카라과를 '국가' 가 아닌 '오르테가 정권'으로 칭했다.
차모로 박사는 지난 1971년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에서 출생했고, 미국 위스콘신대(매디슨)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2002∼2006년 엔리케 볼라뇨스 니카라과 정부에서 대통령실 비서관과 재무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2021년 니카라과 야당 대선 예비 후보로 등록했다가 다른 야당 예비 후보와 함께 체포돼 정치범으로 옥살이를 했다.
2023년 2월 석방 뒤 미국으로 추방됐으며 니카라과 정부는 차모로를 '반역자'로 간주하며 그의 피선거권을 박탈했다.
◇ 한국과 니카라과의 외교 관계
1962년 수교한 한국과 니카라과는 1979년 친북 성향인 산디니스타 정권 수립을 계기로 관계가 얼어붙었다가 1990년 비올레타 차모로 정부 출범 이후 정상화했다.
주한 니카라과 대사관은 1995년 처음 개설됐다가 2년 뒤 폐쇄했고, 2014년 10월에 재개설했다.
1997년 첫 폐쇄 당시에도 심각한 재정난을 원인으로 내세웠다.
니카라과 측은 대사관 폐쇄 결정과 함께 현재 한국에 주재하고 있는 대사 임명도 철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