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배추 생산량 조사 가보니…필지·이랑·포기 '무작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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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표본조사 동행취재…무게 달아 '생산량 조사'
통계청 "농가 협조 감사…정책 도움되도록 정확한 측정 노력" 배추는 일 년에 네 번 생산된다.
수확하는 계절에 따라 봄배추, 여름 고랭지 배추, 가을배추, 겨울(월동) 배추 등으로 불린다.
김장할 때 쓰는 가을배추가 제일 잘 알려졌지만 김장 김치가 떨어질 때쯤 수확하는 봄배추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봄배추는 그해 배추 생산량을 가늠할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에 통계청은 봄배추 수급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4∼6월 생산량 조사에 나선다.
지난 25일 통계청과 함께 충남 예산군 신암면 탄중리에서 열린 생산량 조사 현장을 찾았다.
굽이진 길을 따라 들어간 7천평의 밭에는 비닐하우스 동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었다.
이 필지의 경작자 윤중협(72)씨는 봄배추 농사만 40년을 지었다고 한다.
윤씨의 밭이 표본조사의 대상이 된 건 자진했기 때문은 아니다.
과학적 표본 선정의 결과다.
통계청은 전국 22만 필지를 대상으로 두 달에 한 번 면적조사를 한 뒤 107종의 작물을 구분한다.
이 가운데 봄배추를 기르는 필지를 모아 표본 필지를 무작위로 선정한다.
이날 찾은 윤씨의 밭에서도 표본 필지는 비닐하우스 12동이 대상이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진한 푸른 잎이 한 겹 한 겹 둘러싼 봄배추들이 10개의 이랑을 따라 줄줄이 심겨 있었다.
배추는 성인이 두 팔로 둥글게 안을 수 있을 만큼의 크기였다.
통계청 조사원들은 비닐하우스 열두 동 가운데서도 표본을 선정해 무게를 단다.
총 120개 이랑 가운데 난수(무작위 수)를 적용해 31번째, 91번째 이랑이 이날 봄배추 무게를 실측할 A 구역, B 구역으로 각각 뽑혔다.
2인 1조의 조사원들은 먼저 줄자를 이용해 비닐하우스 한 동의 길이와 10개 이랑의 너비를 측정했다.
그다음 비율에 따라 31번째 이랑 안에서 3㎡ 구역을 설정했다.
3㎡ 내 심어진 배추의 포기 수는 배추 크기에 따라 10포기가 될 수도, 12포기가 될 수도 있다.
조사원들은 구역 설정 뒤 3㎡ 내 심어진 배추 가운데 싱싱한 배추(정상 포기)를 추렸다.
제일 먼저 뽑기 시작할 배추를 난수를 적용해 정하고 '정상 포기 수/6'의 간격으로 배추를 채취했다.
예컨대 정상 포기가 13개라면 13/6= 2.2의 간격으로 뽑는 식이다.
시작점 난수가 1.5라면 1번째부터 뽑기 시작해 3번째(3.7), 5번째(5.9), 8번째(8.1), 10번째(10.3), 12번째(12.5) 포기가 추출 대상이 된다.
조사원들은 이렇게 뽑은 여섯 포기를 흙이나 뿌리, 식용가치가 없는 잎을 제거한 뒤 무게를 달았다.
같은 과정을 B 구역에서도 반복해 3㎡당 중량(g)을 쟀다.
그러면 10a(아르)당 생산량(㎏)을 추정할 수 있게 된다.
올해는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꽃대가 일찍 올라와 봄배추 수확 시기도 빨라졌다고 한다.
봄배추는 선금을 받고 비닐하우스 전체를 계약재배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년에는 비닐하우스 한 동당 200만∼25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올해는 작황이 이보다는 좋지 않아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고 농가로부터 전해졌다.
이형일 통계청장은 이날 해당 농가에 표본조사를 허락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한 뒤 답례품을 전했다.
조사를 위해 무게를 달았던 배추는 모두 농가에 반납했다.
표본조사를 위해선 배추를 실제 뽑아야 하고 밭에 직접 들어가야 하지만 대다수 농민들이 통계청 조사에 응한다고 한다.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조사한 자료를 모아 '봄배추 생산량' 통계가 작성된다.
이 통계는 봄배추의 수급 조절, 학술연구, 국민계정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봄배추는 물가에 민감한 작물이다 보니 통계청뿐 아니라 농촌경제연구원에서도 조사해 상호 보완한다.
농경연 조사는 땅이 기준이 아니라, 경작자를 표본으로 뽑아 구두로 생산량을 조사한다.
통계청은 현재 면적조사에 위성을 활용하거나 태블릿PC를 이용한 전자조사를 도입했는데 향후 생산조사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통계청 최재혁 농어업통계과장은 "농업 정책이나 물가안정 정책에 도움 되도록 정확한 측정을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통계청 "농가 협조 감사…정책 도움되도록 정확한 측정 노력" 배추는 일 년에 네 번 생산된다.
수확하는 계절에 따라 봄배추, 여름 고랭지 배추, 가을배추, 겨울(월동) 배추 등으로 불린다.
김장할 때 쓰는 가을배추가 제일 잘 알려졌지만 김장 김치가 떨어질 때쯤 수확하는 봄배추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봄배추는 그해 배추 생산량을 가늠할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에 통계청은 봄배추 수급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4∼6월 생산량 조사에 나선다.
지난 25일 통계청과 함께 충남 예산군 신암면 탄중리에서 열린 생산량 조사 현장을 찾았다.
굽이진 길을 따라 들어간 7천평의 밭에는 비닐하우스 동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었다.
이 필지의 경작자 윤중협(72)씨는 봄배추 농사만 40년을 지었다고 한다.
윤씨의 밭이 표본조사의 대상이 된 건 자진했기 때문은 아니다.
과학적 표본 선정의 결과다.
통계청은 전국 22만 필지를 대상으로 두 달에 한 번 면적조사를 한 뒤 107종의 작물을 구분한다.
이 가운데 봄배추를 기르는 필지를 모아 표본 필지를 무작위로 선정한다.
이날 찾은 윤씨의 밭에서도 표본 필지는 비닐하우스 12동이 대상이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진한 푸른 잎이 한 겹 한 겹 둘러싼 봄배추들이 10개의 이랑을 따라 줄줄이 심겨 있었다.
배추는 성인이 두 팔로 둥글게 안을 수 있을 만큼의 크기였다.
통계청 조사원들은 비닐하우스 열두 동 가운데서도 표본을 선정해 무게를 단다.
총 120개 이랑 가운데 난수(무작위 수)를 적용해 31번째, 91번째 이랑이 이날 봄배추 무게를 실측할 A 구역, B 구역으로 각각 뽑혔다.
2인 1조의 조사원들은 먼저 줄자를 이용해 비닐하우스 한 동의 길이와 10개 이랑의 너비를 측정했다.
그다음 비율에 따라 31번째 이랑 안에서 3㎡ 구역을 설정했다.
3㎡ 내 심어진 배추의 포기 수는 배추 크기에 따라 10포기가 될 수도, 12포기가 될 수도 있다.
조사원들은 구역 설정 뒤 3㎡ 내 심어진 배추 가운데 싱싱한 배추(정상 포기)를 추렸다.
제일 먼저 뽑기 시작할 배추를 난수를 적용해 정하고 '정상 포기 수/6'의 간격으로 배추를 채취했다.
예컨대 정상 포기가 13개라면 13/6= 2.2의 간격으로 뽑는 식이다.
시작점 난수가 1.5라면 1번째부터 뽑기 시작해 3번째(3.7), 5번째(5.9), 8번째(8.1), 10번째(10.3), 12번째(12.5) 포기가 추출 대상이 된다.
조사원들은 이렇게 뽑은 여섯 포기를 흙이나 뿌리, 식용가치가 없는 잎을 제거한 뒤 무게를 달았다.
같은 과정을 B 구역에서도 반복해 3㎡당 중량(g)을 쟀다.
그러면 10a(아르)당 생산량(㎏)을 추정할 수 있게 된다.
올해는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꽃대가 일찍 올라와 봄배추 수확 시기도 빨라졌다고 한다.
봄배추는 선금을 받고 비닐하우스 전체를 계약재배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년에는 비닐하우스 한 동당 200만∼25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올해는 작황이 이보다는 좋지 않아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고 농가로부터 전해졌다.
이형일 통계청장은 이날 해당 농가에 표본조사를 허락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한 뒤 답례품을 전했다.
조사를 위해 무게를 달았던 배추는 모두 농가에 반납했다.
표본조사를 위해선 배추를 실제 뽑아야 하고 밭에 직접 들어가야 하지만 대다수 농민들이 통계청 조사에 응한다고 한다.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조사한 자료를 모아 '봄배추 생산량' 통계가 작성된다.
이 통계는 봄배추의 수급 조절, 학술연구, 국민계정 등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봄배추는 물가에 민감한 작물이다 보니 통계청뿐 아니라 농촌경제연구원에서도 조사해 상호 보완한다.
농경연 조사는 땅이 기준이 아니라, 경작자를 표본으로 뽑아 구두로 생산량을 조사한다.
통계청은 현재 면적조사에 위성을 활용하거나 태블릿PC를 이용한 전자조사를 도입했는데 향후 생산조사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통계청 최재혁 농어업통계과장은 "농업 정책이나 물가안정 정책에 도움 되도록 정확한 측정을 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