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기후위기’ ‘성장잠재력 둔화’ ‘저출산·고령화’ 등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기업 내부의 경영사안보다 사회적 문제를 기업 경영의 리스크로 꼽는 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한국경제인협회가 한국의 글로벌 기업 소속 임원 155명을 대상으로 ‘대내외 주요 리스크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를 한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21.3%)가 폭염, 폭설, 폭우 등 극한 기후로 인한 피해를 리스크로 뽑았다.

성장잠재력 둔화(14.8%), 저출산·고령화(13.5%)가 그 뒤를 이었다. 물, 곡물 등 필수 식량자원 고갈(7.7%), 코로나19 등 팬데믹의 재발생 위험(6.5%), 대기·토양·수질 오염의 심화(5.2%) 등도 기업들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한경협 관계자는 “기후위기 등의 문제가 경영상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과거에 비해 늘었다”며 “성장잠재력이 낮아지고 인구가 줄어드는 등 사회 구조와 연관된 리스크 우려도 과거에 비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인구 등은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해결하기 힘든 문제인 만큼 민관 협력을 강화해 민간 기업과 정부 기관이 역할을 분담하는 ‘협력적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게 한경협의 제언이다.

한경협은 “예를 들어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업의 사내 저출산 대책이 필요하지만 이를 유도하기 위한 정부의 세제 혜택 등 적절한 인센티브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며 “민간이 해야 할 일과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동시에 이뤄져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이 다양한 리스크 요인의 효과적 모니터링 및 대응을 위해 ‘최고리스크책임자(CRO·chief risk officer)’ 같은 전담 조직도 구성해야 한다고 한경협은 덧붙였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