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무기 보내고 새 무기 채우는 美…"돈은 여기가 번다" [글로벌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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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방산제국' 록히드마틴
"950억달러 대외 원조는 방산의 기회"
군용기서 시작해 미사일, 우주분야 진출
첨단 전투기 'F-35', 韓 배치 사드 만들어
25년째 배당 꾸준히 늘려…S&P 평균 2배 "세계 최대의 무기 공급원은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그리고 중국이다. 그리고 이들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기도 하다"
가상의 무기 밀매상 '유리 올로프'를 다룬 영화 로드오브워(2005)에서 올로프(니콜라스 케이지 분)가 작품 마지막에 내뱉는 독백이다. 국제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유엔 안보리 회원국이 사실 국제 분쟁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역설이다. 영화가 개봉한 지 19년이 지난 지금도 이러한 역설은 실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인한 950억달러 규모 원조는 향후 수년 간 미국 방위 산업에 큰 사업 기회"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막대한 무기지원이 결국 미국 군수업계의 이익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29년째 미국 방산업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록히드마틴은 그 중심에 있다.
록히드마틴은 1995년 군용기 제작사인 록히드 에어크래프트 코퍼레이션과 마틴 마리에타가 합병해 탄생했다. 두 회사 모두 1912년 설립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본사는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위치해있으며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직원은 12만2000명에 달한다.
록히드마틴 사업부는 △군용기(고정익) △미사일 △회전익 △우주 4개 부문으로 나뉜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71억9500만달러(약 23조7000억원)로, 군용기(68억4500만달러·39.8%) 비중이 가장 크고 회전익(40억8800만달러·23.7%), 우주(32억6900만달러·19.0%), 미사일(29억9300만달러·17.4%) 순이다.
최대 사업부는 회사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군용기(고정익) 부문이다. 미 공군 등이 운용하는 최첨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20년 가까이 세계 최강 전투기로 군림한 F-22 등이 록히드마틴의 작품이다. '스퀑크 웍스'라고 불리는 사내 연구개발(R&D) 조직은 록히드마틴이 최첨단 기술을 유지하는 비결로 꼽힌다.
록히드마틴은 2015년 'UH-60 블랙호크'로 유명한 헬기 제작사 시코르스키를 인수하며 회전익 분야도 확장했다. 미사일 부문에서는 한국에 설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가 록히드마틴 제품이다. 2016년 미군이 도입한 'PAC-3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도 록히드마틴이 만들었다.
록히드마틴은 보잉과 합작해 2006년 로켓 발사체 제조회사인 '유나이티드런치얼라이언스(ULA)'도 내놨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엑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의 '블루 오리진' 등과의 우주 탐사 경쟁에서는 다소 밀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ULA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미군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록히드마틴의 프리즘(PrSM) 미사일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하이마스·HIMARS)의 탄두인 유도형다연장로켓발사시스템(GMLRS)도 록히드마틴이 생산한다. 록히드마틴은 GMLRS 생산량을 올해 1만발에서 내년 1만4000발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14% 증가한 171억9500만달러(약 23조80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주당순이익(EPS)은 6.39달러였다. 월가 전망치인 매출 160억달러와 EPS 5.78달러를 각각 7.5%, 10.6% 상회했다.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1590억달러(약 220조2000억원)에 달해 올해 예상 매출액의 2배가 넘는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진행되는 '두 개의 전쟁'이 촉발한 세계적인 무장 강화 기조가 록히드마틴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록히드마틴은 25년째 현금 배당을 늘려온 '배당 귀족주'로도 잘 알려져있다. 록히드마틴은 2000년 주당 0.11달러이던 분기병 배당금을 올해 3.15달러까지 꾸준히 올렸다. 연간 배당수익률은 2.7%로 지난달 기준 S&P500 평균 배당수익률의 약 2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24명 중 6명(25%)이 록히드마틴 주식 매입을, 17명(70.8%)이 보유를 권했고 1명은 매도(4.2%)를 추천했다. 29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 주식은 한달 전 보다 2.78% 오른 467.55달러에 거래됐다. 애널리스트 목표 주가는 492.9달러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950억달러 대외 원조는 방산의 기회"
군용기서 시작해 미사일, 우주분야 진출
첨단 전투기 'F-35', 韓 배치 사드 만들어
25년째 배당 꾸준히 늘려…S&P 평균 2배 "세계 최대의 무기 공급원은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그리고 중국이다. 그리고 이들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기도 하다"
가상의 무기 밀매상 '유리 올로프'를 다룬 영화 로드오브워(2005)에서 올로프(니콜라스 케이지 분)가 작품 마지막에 내뱉는 독백이다. 국제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유엔 안보리 회원국이 사실 국제 분쟁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역설이다. 영화가 개봉한 지 19년이 지난 지금도 이러한 역설은 실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인한 950억달러 규모 원조는 향후 수년 간 미국 방위 산업에 큰 사업 기회"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에 지원되는 막대한 무기지원이 결국 미국 군수업계의 이익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29년째 미국 방산업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록히드마틴은 그 중심에 있다.
록히드마틴은 1995년 군용기 제작사인 록히드 에어크래프트 코퍼레이션과 마틴 마리에타가 합병해 탄생했다. 두 회사 모두 1912년 설립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본사는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위치해있으며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직원은 12만2000명에 달한다.
록히드마틴 사업부는 △군용기(고정익) △미사일 △회전익 △우주 4개 부문으로 나뉜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71억9500만달러(약 23조7000억원)로, 군용기(68억4500만달러·39.8%) 비중이 가장 크고 회전익(40억8800만달러·23.7%), 우주(32억6900만달러·19.0%), 미사일(29억9300만달러·17.4%) 순이다.
최대 사업부는 회사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군용기(고정익) 부문이다. 미 공군 등이 운용하는 최첨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20년 가까이 세계 최강 전투기로 군림한 F-22 등이 록히드마틴의 작품이다. '스퀑크 웍스'라고 불리는 사내 연구개발(R&D) 조직은 록히드마틴이 최첨단 기술을 유지하는 비결로 꼽힌다.
록히드마틴은 2015년 'UH-60 블랙호크'로 유명한 헬기 제작사 시코르스키를 인수하며 회전익 분야도 확장했다. 미사일 부문에서는 한국에 설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가 록히드마틴 제품이다. 2016년 미군이 도입한 'PAC-3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도 록히드마틴이 만들었다.
록히드마틴은 보잉과 합작해 2006년 로켓 발사체 제조회사인 '유나이티드런치얼라이언스(ULA)'도 내놨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스페이스엑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의 '블루 오리진' 등과의 우주 탐사 경쟁에서는 다소 밀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ULA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우크라 지원 최대 수혜주…꼬박꼬박 '배당'도 알짜
외신들은 록히드마틴을 지난달 미 의회를 통과한 95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이스라엘·대만 지원 패키지 법안의 최대 수혜자로 꼽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 상당수가 록히드마틴 산(産)인데다가 빈 무기고를 채울 무기들도 록히드마틴 제품일 가능성이 높아서다.WSJ에 따르면 미군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 미사일을 록히드마틴의 프리즘(PrSM) 미사일로 대체할 계획이다. 또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하이마스·HIMARS)의 탄두인 유도형다연장로켓발사시스템(GMLRS)도 록히드마틴이 생산한다. 록히드마틴은 GMLRS 생산량을 올해 1만발에서 내년 1만4000발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14% 증가한 171억9500만달러(약 23조80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주당순이익(EPS)은 6.39달러였다. 월가 전망치인 매출 160억달러와 EPS 5.78달러를 각각 7.5%, 10.6% 상회했다.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1590억달러(약 220조2000억원)에 달해 올해 예상 매출액의 2배가 넘는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진행되는 '두 개의 전쟁'이 촉발한 세계적인 무장 강화 기조가 록히드마틴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록히드마틴은 25년째 현금 배당을 늘려온 '배당 귀족주'로도 잘 알려져있다. 록히드마틴은 2000년 주당 0.11달러이던 분기병 배당금을 올해 3.15달러까지 꾸준히 올렸다. 연간 배당수익률은 2.7%로 지난달 기준 S&P500 평균 배당수익률의 약 2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24명 중 6명(25%)이 록히드마틴 주식 매입을, 17명(70.8%)이 보유를 권했고 1명은 매도(4.2%)를 추천했다. 29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 주식은 한달 전 보다 2.78% 오른 467.55달러에 거래됐다. 애널리스트 목표 주가는 492.9달러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