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도 "돈 더 줄게"…美 CEO 연봉 '고공 행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해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이 영국 CEO들의 임금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 증시가 호황인 덕에 주주들의 수익률이 크게 개선된 결과다. 성과가 저조한 기업마저 동조 압력을 느낀 탓에 임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의결권 자문 서비스 회사 기관 주주 서비스(ISS)를 인용해 미국 기업 CEO들의 평균 연봉이 영국 CEO들을 앞질렀다고 진단했다. ISS에 따르면 지난해 S&P500 편입 기업 CEO들의 평균 연봉은 지난 15일 기준 1년 전보다 9% 증가한 1570만달러(약 216억원)로 집계됐다.
영국 런던 증시의 대표 지수인 FTSE에 속한 55개 기업 CEO의 평균 연봉은 1년 전보다 4% 증가한 450만파운드(약 77억원)에 그쳤다. 고위 임원 연봉을 추적하는 하이 페이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FTSE에 속한 기업 CEO의 연봉 중간값은 2022년 391만 파운드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 기업 CEO의 임금이 영국을 크게 앞지른 배경엔 증시 호황이 있다. 지난해 미국 주식 시장은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 때문에 기업 CEO들의 성과를 나타내는 총주주수익률(TSR)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S&P500의 상승률은 24.2%를 기록했고, FTSE100은 3.6%에 그쳤다.
미국 컨설팅업체 인피니트 에쿼티의 톰 야널 이사는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을 감안하면 9% 상승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 경제가 강세를 유지한다면 임원들의 보수는 올해 더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가 하락해도 임원 연봉을 올려준 곳도 나타났다. S&P500 편입 기업 중 20%인 65개 기업은 지난해 주가가 하락했지만, 임원들의 연봉은 인상됐다. 실제 보드게임 제조업체 해즈브로는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16% 떨어졌지만, CEO인 크리스 콕스의 임금은 1년 전보다 60% 인상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와 헬스케어 업체 박스터도 주가가 하락해도 CEO 임금은 올렸다.
야널 이사는 "각 기업 이사회에선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임금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며 "또 동종 업종에 있는 기업들이 연달아 CEO 임금을 올리면서 동조 압력(Peer Pressure)에 휘말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시장을 따라잡기 위해 영국 기업들도 임금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FTSE100 지표의 흐름이 S&P500을 앞지르고 있어서다. 지난 3개월간 FTSE100의 수익률은 6.6%를 기록했다. S&P500은 4.3%에 그쳤다. FTSE100 주주들의 수익률이 고공 행진하자 CEO 임금도 여기에 연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런던증권거래소(LSE)와 영국 자산운용사 슈뢰더의 CEO들은 미국과의 연봉 형평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FT는 "미국 기업들은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인재가 빠져나갈까 봐 임금을 계속 올리고 있다"며 "임금 격차가 커질수록 유럽에 머물던 전문 인력들이 미국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의결권 자문 서비스 회사 기관 주주 서비스(ISS)를 인용해 미국 기업 CEO들의 평균 연봉이 영국 CEO들을 앞질렀다고 진단했다. ISS에 따르면 지난해 S&P500 편입 기업 CEO들의 평균 연봉은 지난 15일 기준 1년 전보다 9% 증가한 1570만달러(약 216억원)로 집계됐다.
영국 런던 증시의 대표 지수인 FTSE에 속한 55개 기업 CEO의 평균 연봉은 1년 전보다 4% 증가한 450만파운드(약 77억원)에 그쳤다. 고위 임원 연봉을 추적하는 하이 페이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FTSE에 속한 기업 CEO의 연봉 중간값은 2022년 391만 파운드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 기업 CEO의 임금이 영국을 크게 앞지른 배경엔 증시 호황이 있다. 지난해 미국 주식 시장은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 때문에 기업 CEO들의 성과를 나타내는 총주주수익률(TSR)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S&P500의 상승률은 24.2%를 기록했고, FTSE100은 3.6%에 그쳤다.
미국 컨설팅업체 인피니트 에쿼티의 톰 야널 이사는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을 감안하면 9% 상승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미국 경제가 강세를 유지한다면 임원들의 보수는 올해 더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가 하락해도 임원 연봉을 올려준 곳도 나타났다. S&P500 편입 기업 중 20%인 65개 기업은 지난해 주가가 하락했지만, 임원들의 연봉은 인상됐다. 실제 보드게임 제조업체 해즈브로는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16% 떨어졌지만, CEO인 크리스 콕스의 임금은 1년 전보다 60% 인상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와 헬스케어 업체 박스터도 주가가 하락해도 CEO 임금은 올렸다.
야널 이사는 "각 기업 이사회에선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임금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며 "또 동종 업종에 있는 기업들이 연달아 CEO 임금을 올리면서 동조 압력(Peer Pressure)에 휘말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시장을 따라잡기 위해 영국 기업들도 임금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3개월간 FTSE100 지표의 흐름이 S&P500을 앞지르고 있어서다. 지난 3개월간 FTSE100의 수익률은 6.6%를 기록했다. S&P500은 4.3%에 그쳤다. FTSE100 주주들의 수익률이 고공 행진하자 CEO 임금도 여기에 연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런던증권거래소(LSE)와 영국 자산운용사 슈뢰더의 CEO들은 미국과의 연봉 형평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FT는 "미국 기업들은 저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인재가 빠져나갈까 봐 임금을 계속 올리고 있다"며 "임금 격차가 커질수록 유럽에 머물던 전문 인력들이 미국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