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맞춤형 관리로 사고 없는 일터 만들자
생명의 기운이 대지에 일렁이는 봄이다. 산천은 푸르름으로 옷을 갈아입고 농촌은 1년 농사 준비에 한창이다. 농기계의 경쾌한 작업 소리와 농업인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현장마다 생기가 넘친다. 한편으론 겨우내 묵힌 장비 사용과 활동량이 갑자기 늘면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도 따라 증가하는 시기다.

농촌 고령화는 점점 심화해 만 65세 이상 고령 경영주 비율이 2023년 기준으로 52.6%나 된다. 또한 작업 효율 중심의 농기계는 안전장치를 갖추기 어려운 구조다. 농업인의 업무상 손상 중 농기계 관련 비중이 29.3%에 달하는 데는 이런 배경의 영향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농업인과 농업 분야 근로자 보호,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에 방점을 찍고 재해예방 사업 추진에 두 팔 걷고 나섰다. 이에 농업인 안전 재해 예방을 위한 현장 맞춤형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농업인 안전의식 확산에 힘쓰고 있다.

농업 현장에서의 재해 예방은 일반 산업현장과 다른 접근법에서 출발한다. 소규모 농가가 많은 특성상 이해를 돕는 쉬운 지침 마련과 이를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과정도 필수다. 벼, 사과를 비롯한 ‘26개 작물별 농작업 안전 가이드’부터 농기계 사고, 온열질환, 근골격계질환 등 상황별 안전 지침 개발·보급 노력도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침에 대한 교육 효과 향상을 위한 투자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교재, 영상 등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을 강화함은 물론 교육과 연계한 정책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안전 보건 관리체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재정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소규모 농가나 사업장의 경우 안전시설 구축과 장비 마련에 드는 초기 비용은 적잖이 부담일 수 있다. 실질적인 안전 보건 수준을 높이기 위한 지원은 필수다.

더불어 꾸준한 실태 점검과 그 결과를 토대로 정책 개선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농작업 환경의 위험 요인과 문제점을 파악함으로써 해결책을 마련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40개 작물별 위험 요인 노출 수준 데이터베이스 구축’, ‘농작업안전 자가 점검 체크 리스트(10개 국어)’ 개발 등은 그간의 성과다.

안전 보건관리에도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스마트 기술 기반의 안전 관리시스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건강 모니터링, 위험 감지 센서 기술 등은 사고 예방과 작업자의 안전을 지키는 데 매우 유용하다. 농진청이 스마트 농작업안전 보건관리 환경 구현을 위한 기술 연구와 개발에 주력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작업 중 안전사고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농업진흥청도 이에 힘입어 이달부터 ‘농업인 안전 365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안전한 농촌일터 만들기, 우리 함께 실천해요’를 기치로 내건 이번 캠페인은 농업인의 안전의식을 고취하고 농촌 현장의 안전 문화 정착을 목표로 했다. 기관장·단체장의 챌린지도 함께 진행해 농작업 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인식의 변화를 이끌 방침이다.

아울러 안전한 농업 현장을 조성하기 위해 정부, 농업 관련 기관과의 지속적인 협업과 소통으로 재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농업인은 위험 요인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방법을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는 노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길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