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배 폭등 파크시스템스…"단타 말고 자녀에게 물려주세요"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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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원자현미경 1위
‘시총 1조’ 파크시스템스를 가다
박상일 대표 ‘기술 초격차’ 강조
“M&A로 기술 진화 이어갈 것
광학기술 기반 계측장비 사업 확장
올 매출·영업익 20% 이상 성장 도전”
상장 후 8년 5개월 만에 주가 18배 쑥
증권사 평균 목표가 21만2500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과 미국 스탠퍼드대·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글로벌 유수의 대학교,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수백 곳이 나노 단위 계측을 위해 파크시스템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연구용 장비로 쓰이는 원자현미경의 경우 가격은 평균 1억5000만원 정도다. 산업용 장비는 웨이퍼 일반 측정용 17억원, 극자외선(EUV) 마스크용 30억원 정도다. 평균 판매단가(APS)가 높은 반도체 회사의 주문이 늘면서 파크시스템스의 영업이익률은 뛰고 있다.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0.47%다. 게다가 ‘XY축과 Z축을 분리한 스캐너 기술’ ‘칩 캐리어의 자동 교환이 가능한 원자현미경 및 제어 방법’ ‘원자현미경에서 목표 위치를 인식하기 위한 장치 및 방법’ 등 특허를 50개 정도 보유해 기술 경쟁력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원자현미경 회사들이 ‘한국 국가대표’인 파크시스템스를 따라갈 수 없는 이유다. 글로벌 원자현미경 시장 규모는 약 6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파크시스템스는 점유율 20%대로 ‘한국 국가대표’가 금메달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생명과학 관련 장비사인 브루커(Bruker Corp·종목명 BRKR)가 점유율 2위(18%)로 추격하고 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02억달러(5일 기준 13조8346억원)다. 산업용 원자현미경 분야는 두 업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박 대표는 “매년 20% 성장을 목표로 뛰고 있는데, 올해 미국 내 반도체 투자 본격화로 실적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 수주가 전년 대비 증가세고, 고급 기술에 대한 신뢰로 주문이 폭증하면 2030년 매출 1조 클럽 가입도 가능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반도체 슈퍼 을’이 네덜란드 ASML이라면 ‘원자현미경 슈퍼 을’은 파크시스템스다. 후발주자와 기술 격차로 ‘부르는 게 값’이 될 수도 있지만 박 대표는 가격 대비 좋은 제품을 제공하는 것에 만족해 고객사들의 신뢰를 쌓고 있다. 박 대표는 “반도체 고객사들의 좋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글로벌 1등으로서 시장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해 사업 재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 첫걸음으로 2022년 10월 독일 이미징 분광 타원계측기(ISE) 및 제진대(AVI) 개발 기술을 보유한 아큐리온을 인수했다. ISE는 유기물의 박막 두께를 물리적으로 측정하는 엘립소미터와 광학현미경을 결합한 장비고, AVI는 계측장비에 쓰이는 진동 차단 장비다. 그는 “미래사업개발부를 만들어 추가 M&A 진행에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덩치를 키우고 유망 기술은 추가 장착해 글로벌 1위 초격차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그는 “광학기술 기반 계측장비 사업도 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파크시스템스는 연매출의 10% 가까이를 연구개발(R&D)에 쓰고 있다. 2020년 9%(매출서 R&D가 차지하는 비중), 2021년 8.2%, 2022년 7.3%, 지난해 8.9% 수준이다. 본사 직원의 30% 이상이 R&D 인력이다. 본사 부서명 소개도 모두 영어로 표기되어 있다.
박 대표는 “원자현미경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나노계측이 필요한 곳은 다 사용될 수 있다”며 “한국의 KLA를 꿈꾼다”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 검사 장비 회사인 KLA의 시가총액은 938억달러(약 127조4590억원)로 매출은 104억달러(약 14조1336억원)다. 그는 “원자현미경으로 브랜드 위상을 구축했으니 새로운 아이템으로 고객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상장 후 단 한 번의 역성장(매출 기준)도 없었다”며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장비를 납품했고 2차전지·바이오서도 원자현미경 수요가 늘어난다면 3년 내 매출 2배가 불가능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12월 17일 코스닥 상장한 파크시스템스의 실적과 주가를 보면 ‘고성장의 정석’이다. 2015년 매출 199억원, 영업이익 23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448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을 기록했다. 8년 만에 각각 627.64%, 1100% 급증한 것이다. 6일 주가는 15만7200원으로 공모가(9000원) 대비 1642.37% 폭등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533억원에서 1조962억원으로 불어났다.
조연옥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투자 긍정 요인에 대해 “글로벌 1등 원자현미경 기업으로 롱런할 수 있다”며 “단기 투자에 어울리는 기업이 아닌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100~200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어 “기술 회사는 새로운 기술로 업그레이드할 때 상당한 시간과 내공이 필요하다”며 “단타족보다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성향의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주가 부양책을 묻는 질문엔 “배당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폭락 땐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파크시스템스는 2019년 1주당 배당금 120원에서 지난해 400원까지 늘렸다. 배당수익률은 1%가 안 되지만 성장주임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 700억원, 부동산 자산은 15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40.55%에 그칠 정도로 재무 상태가 우량하다. 총 주식 수는 697만3359주로 최대주주는 박상일 대표(지분 32.39%) 외 8인이 지분 32.85%를 갖고 있다. 자사주 0.65%, 외국인 지분율은 27.69%로 유통 물량은 약 25% 정도다. 고급 인재 유치와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신사옥을 짓는다. 박 대표는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역 토지도 분양받았다”며 “앞으로 R&D 중심은 과천, 생산 전진기지는 용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원자현미경 산업용 장비는 연간 70~80대, 연구용 장비는 300대 생산하고 있다. 박 대표는 “원자현미경은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중국 저가 공세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며 “반도체 등 현장서 중시하는 건 수율(합격품 비율)이기 때문에 최고 성능을 내는 제품에 고객들이 제값을 주고 사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1위 기술력과 15년 미국 거주로 고급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돼 사업이 빛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크시스템스의 수출 비중은 80%가 넘는다.
29세에 창업해 3550억원 주식 부자로 거듭난 박 대표는 청춘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을까. 그는 “성공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 운이 작용하는 게 현실이다”며 “하지만 운이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으려면 노력이 필수 조건이다”고 답했다. 또 “인생의 목적을 갖고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절박감이 있었다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거에 집중한다”며 “인류 문명의 발전을 위해 대의를 갖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100년, 1000년 후 인류는 다른 환경에서 살아간다”며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어·로봇·시스템학회 회장도 겸하고 후학 양성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박 대표는 1988년 박성일 스탠퍼드대 물리학 박사와 각각 2만불 정도를 내 파크사이언티픽인스트루먼트 창업자금으로 삼았다. 차고 등을 사무실로 쓰면서 힘겹게 젊은 시절을 보냈다. 당시 현금 흐름 때문에 잠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현금 50%를 주는 고객에겐 제품 할인으로 사업을 이어나가 결국 흑자 회사로 키웠다. 글로벌 직원 490명(본사 350명)의 수장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이다. 박 대표는 “미국에서 사업을 할 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꼬맹이 수준 기업이었는데, 지금은 모두가 인정하는 빅테크가 됐다”며 “혁신적인 기술만 있다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전 인류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처럼 벤처가 활성화돼야 국가 경제가 활력이 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제6회 한양백남상’을 수상한 그는 상금 1억원을 임직원들과 가족들에게 나눠줬다. 국내 주식 투자 환경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 대표는 “카지노처럼 모 아니면 도 식의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며 “이를 이용한 주가 조작 세력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아이템이 지속 가능한지,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일부 세력의 장난질로 한국 주식 시장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팹(제조라인)의 지역 다변화에 따른 수혜와 공정 미세화로 인한 원가현미경 수요 증가, 극자외선(EUV) 공정 증가에 따른 NX-MASK 수요 확대 등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며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이 20배가 넘지만 글로벌 톱티어 메모리 및 로직 반도체 제조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요인은 확보됐다”고 판단했다. 올해 매출 1673억원, 영업이익 466억원을 거둘 것으로 봤다. 증권사 8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21만2500원이다. 현 주가 대비 34.83% 상승 여력이 있다.
수원=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시총 1조’ 파크시스템스를 가다
박상일 대표 ‘기술 초격차’ 강조
“M&A로 기술 진화 이어갈 것
광학기술 기반 계측장비 사업 확장
올 매출·영업익 20% 이상 성장 도전”
상장 후 8년 5개월 만에 주가 18배 쑥
증권사 평균 목표가 21만2500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7년 9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임직원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글로벌 원자현미경(나노계측장비) 1위로서 M&A(인수합병)를 적극 추진해 경쟁사들과 ‘기술 초격차’를 실현하겠습니다.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최소 20% 성장에 도전하고 광학기술 기반 계측장비 사업에도 나서겠습니다.”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1958년생)는 지난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파크시스템스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응용물리학 박사 출신인 박 대표가 1988년 실리콘밸리에서 세계 최초로 원자현미경 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9년간의 사업 노하우를 축적한 후 미국 써모피셔에 파크사이언티픽인스트루먼트(기존 회사·Park Scientific Instruments)를 매각하고, 1997년 4월 ‘제2의 창업’ 각오로 새로 만든 회사다. ‘더 진화된 원자현미경 기술을 개발해 보고 싶다’는 박 대표의 의지로 28년간 고성장하고 있다. 2015년 12월 17일 기술특례로 코스닥 상장했다. 본사 사무실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로 109(한국나노기술원) 15층에 있다. 해외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 독일, 영국, 중국, 대만, 일본 등에 판매 법인을 자회사로 운영하며 해외 영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11개국에 12개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그 외 30개국에 판매망을 구축해 자체 브랜드 제품을 전 세계 고객에게 직접 공급한다. 원자현미경은 광학현미경과 전자현미경에 이어 개발된 제3세대 현미경으로 원자 지름의 수십 분의 1까지 측정할 수 있다. 반도체에서 1나노미터(nm)는 10억 분의 1인데, 그 형상을 실제로 보여줄 수 있고 사이즈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소재·화학·제약·생명공학·전자·반도체 등 여러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원자현미경 1위 … 삼성전자·MIT·NASA 등이 고객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과 미국 스탠퍼드대·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글로벌 유수의 대학교,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수백 곳이 나노 단위 계측을 위해 파크시스템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연구용 장비로 쓰이는 원자현미경의 경우 가격은 평균 1억5000만원 정도다. 산업용 장비는 웨이퍼 일반 측정용 17억원, 극자외선(EUV) 마스크용 30억원 정도다. 평균 판매단가(APS)가 높은 반도체 회사의 주문이 늘면서 파크시스템스의 영업이익률은 뛰고 있다. 최근 5년간(2019년~202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0.47%다. 게다가 ‘XY축과 Z축을 분리한 스캐너 기술’ ‘칩 캐리어의 자동 교환이 가능한 원자현미경 및 제어 방법’ ‘원자현미경에서 목표 위치를 인식하기 위한 장치 및 방법’ 등 특허를 50개 정도 보유해 기술 경쟁력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원자현미경 회사들이 ‘한국 국가대표’인 파크시스템스를 따라갈 수 없는 이유다. 글로벌 원자현미경 시장 규모는 약 6000억원대로 추정된다. 파크시스템스는 점유율 20%대로 ‘한국 국가대표’가 금메달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생명과학 관련 장비사인 브루커(Bruker Corp·종목명 BRKR)가 점유율 2위(18%)로 추격하고 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02억달러(5일 기준 13조8346억원)다. 산업용 원자현미경 분야는 두 업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박상일 대표 “2030년 매출 1조 클럽 가입 … 광학기술 기반 계측장비 사업도 진출”
박 대표는 “매년 20% 성장을 목표로 뛰고 있는데, 올해 미국 내 반도체 투자 본격화로 실적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 수주가 전년 대비 증가세고, 고급 기술에 대한 신뢰로 주문이 폭증하면 2030년 매출 1조 클럽 가입도 가능할 것 같다”고 자신했다. ‘반도체 슈퍼 을’이 네덜란드 ASML이라면 ‘원자현미경 슈퍼 을’은 파크시스템스다. 후발주자와 기술 격차로 ‘부르는 게 값’이 될 수도 있지만 박 대표는 가격 대비 좋은 제품을 제공하는 것에 만족해 고객사들의 신뢰를 쌓고 있다. 박 대표는 “반도체 고객사들의 좋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끊이질 않고 있다”며 “글로벌 1등으로서 시장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해 사업 재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그 첫걸음으로 2022년 10월 독일 이미징 분광 타원계측기(ISE) 및 제진대(AVI) 개발 기술을 보유한 아큐리온을 인수했다. ISE는 유기물의 박막 두께를 물리적으로 측정하는 엘립소미터와 광학현미경을 결합한 장비고, AVI는 계측장비에 쓰이는 진동 차단 장비다. 그는 “미래사업개발부를 만들어 추가 M&A 진행에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덩치를 키우고 유망 기술은 추가 장착해 글로벌 1위 초격차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그는 “광학기술 기반 계측장비 사업도 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파크시스템스는 연매출의 10% 가까이를 연구개발(R&D)에 쓰고 있다. 2020년 9%(매출서 R&D가 차지하는 비중), 2021년 8.2%, 2022년 7.3%, 지난해 8.9% 수준이다. 본사 직원의 30% 이상이 R&D 인력이다. 본사 부서명 소개도 모두 영어로 표기되어 있다.
“한국의 KLA 꿈꾼다 … 2차전지·바이오 확장 땐 매출 2배 가능”
박 대표는 “원자현미경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나노계측이 필요한 곳은 다 사용될 수 있다”며 “한국의 KLA를 꿈꾼다”고 말했다. 미국 반도체 검사 장비 회사인 KLA의 시가총액은 938억달러(약 127조4590억원)로 매출은 104억달러(약 14조1336억원)다. 그는 “원자현미경으로 브랜드 위상을 구축했으니 새로운 아이템으로 고객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상장 후 단 한 번의 역성장(매출 기준)도 없었다”며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장비를 납품했고 2차전지·바이오서도 원자현미경 수요가 늘어난다면 3년 내 매출 2배가 불가능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12월 17일 코스닥 상장한 파크시스템스의 실적과 주가를 보면 ‘고성장의 정석’이다. 2015년 매출 199억원, 영업이익 23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1448억원, 영업이익 276억원을 기록했다. 8년 만에 각각 627.64%, 1100% 급증한 것이다. 6일 주가는 15만7200원으로 공모가(9000원) 대비 1642.37% 폭등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533억원에서 1조962억원으로 불어났다.
조연옥 CFO “단타 말고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기업 될 것”
조연옥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투자 긍정 요인에 대해 “글로벌 1등 원자현미경 기업으로 롱런할 수 있다”며 “단기 투자에 어울리는 기업이 아닌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100~200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어 “기술 회사는 새로운 기술로 업그레이드할 때 상당한 시간과 내공이 필요하다”며 “단타족보다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성향의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주가 부양책을 묻는 질문엔 “배당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며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폭락 땐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파크시스템스는 2019년 1주당 배당금 120원에서 지난해 400원까지 늘렸다. 배당수익률은 1%가 안 되지만 성장주임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 700억원, 부동산 자산은 15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40.55%에 그칠 정도로 재무 상태가 우량하다. 총 주식 수는 697만3359주로 최대주주는 박상일 대표(지분 32.39%) 외 8인이 지분 32.85%를 갖고 있다. 자사주 0.65%, 외국인 지분율은 27.69%로 유통 물량은 약 25% 정도다. 고급 인재 유치와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신사옥을 짓는다. 박 대표는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지역 토지도 분양받았다”며 “앞으로 R&D 중심은 과천, 생산 전진기지는 용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원자현미경 산업용 장비는 연간 70~80대, 연구용 장비는 300대 생산하고 있다. 박 대표는 “원자현미경은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중국 저가 공세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며 “반도체 등 현장서 중시하는 건 수율(합격품 비율)이기 때문에 최고 성능을 내는 제품에 고객들이 제값을 주고 사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1위 기술력과 15년 미국 거주로 고급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돼 사업이 빛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크시스템스의 수출 비중은 80%가 넘는다.
“美서 사업할 때 구글·MS 꼬맹이 … 혁신 기술 있다면 도전해야”
29세에 창업해 3550억원 주식 부자로 거듭난 박 대표는 청춘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을까. 그는 “성공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 운이 작용하는 게 현실이다”며 “하지만 운이 왔을 때 그 기회를 잡으려면 노력이 필수 조건이다”고 답했다. 또 “인생의 목적을 갖고 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절박감이 있었다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거에 집중한다”며 “인류 문명의 발전을 위해 대의를 갖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100년, 1000년 후 인류는 다른 환경에서 살아간다”며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어·로봇·시스템학회 회장도 겸하고 후학 양성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박 대표는 1988년 박성일 스탠퍼드대 물리학 박사와 각각 2만불 정도를 내 파크사이언티픽인스트루먼트 창업자금으로 삼았다. 차고 등을 사무실로 쓰면서 힘겹게 젊은 시절을 보냈다. 당시 현금 흐름 때문에 잠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현금 50%를 주는 고객에겐 제품 할인으로 사업을 이어나가 결국 흑자 회사로 키웠다. 글로벌 직원 490명(본사 350명)의 수장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이다. 박 대표는 “미국에서 사업을 할 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꼬맹이 수준 기업이었는데, 지금은 모두가 인정하는 빅테크가 됐다”며 “혁신적인 기술만 있다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전 인류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처럼 벤처가 활성화돼야 국가 경제가 활력이 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제6회 한양백남상’을 수상한 그는 상금 1억원을 임직원들과 가족들에게 나눠줬다. 국내 주식 투자 환경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 대표는 “카지노처럼 모 아니면 도 식의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며 “이를 이용한 주가 조작 세력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아이템이 지속 가능한지, 경쟁력은 어느 수준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일부 세력의 장난질로 한국 주식 시장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팹(제조라인)의 지역 다변화에 따른 수혜와 공정 미세화로 인한 원가현미경 수요 증가, 극자외선(EUV) 공정 증가에 따른 NX-MASK 수요 확대 등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며 “12개월 선행 EPS(주당순이익)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이 20배가 넘지만 글로벌 톱티어 메모리 및 로직 반도체 제조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엄 요인은 확보됐다”고 판단했다. 올해 매출 1673억원, 영업이익 466억원을 거둘 것으로 봤다. 증권사 8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21만2500원이다. 현 주가 대비 34.83% 상승 여력이 있다.
'1400만 개미'와 함께 달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주식 계좌가 빨간불이 되는 그날까지 재미있는 종목 기사 많이 쓰겠습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에서 윤현주 기자 구독과 응원을 눌러 주시면 기사를 매번 빠르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수원=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