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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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광고 시장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부진을 딛고 2년만에 성장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광고 사업으로 매출을 올리는 메타, 구글, 스냅이 모두 1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매출 증가율과 함께 최근 3개년 기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거두면서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7% 급등한 365억달러(약 50조409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렸다.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지난 한 해동안 주가는 약 3배 상승했다. CNBC는 "메타가 2022년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조치로 광고 매출에 타격을 입었지만, 인공지능(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광고 시스템을 재구축해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온라인 상거래, 게임, 엔터테인먼트 부문 등이 메타의 광고 매출을 끌어올렸다"며 "중국 온라인 플랫폼인 테무, 쉬인 등이 광고 지출을 늘린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분기 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616억6000만달러(약 85조1570억원), 유튜브 광고 매출은 21% 증가한 80억9000만달러(약 11조1730억원)에 이른다고 지난 25일 발표했다. 회사 전체 매출은 15% 늘어난 805억4000만달러(약 110조7490억원)으로 집계돼 2022년 1분기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실적 발표 다음 날인 26일에 알파벳 주가는 약 10% 상승하며 2015년 7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씨티그룹은 구글 검색과 유튜브의 성장세를 언급하며 "광고 시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도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11억9000만달러(약 1조6430억원)를 기록했다. 스냅의 매출 변동폭은 지난 6분기 동안 한자릿수에 머물렀으나 광고 수요가 늘며 2년 만에 가장 강력한 성장폭을 경신하게 됐다. 미국 ETF 운용회사 글로벌엑스의 분석가 이도 카스피는 "스냅은 구글, 메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광고주로부터 수혜를 얻을 수 있고, 미국 내 틱톡 금지 움직임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NBC는 "지난 2년간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돌입해 광고 시장이 침체했지만 올해부터는 광고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30일에 진행될 아마존과 핀터레스트의 실적 발표를 통해 디지털 광고 시장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달 7일에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레딧이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으로 수익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