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AI·전기차 수요로 공급 부족"…타오르는 전력설비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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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릿값 고공행진에 타오르는 전력설비株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수혜주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달 들어 전력설비 관련주(株)가 타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열풍에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국내외 안팎으로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어서다. 전선·케이블 판매 가격과 연동되는 구리 가격까지 한동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전력설비 관련주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릿값 고공행진에 타오르는 전력설비株

표=한국거래소 캡처
표=한국거래소 캡처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수익률 1위는 대원전선우(168.20%)로 나타났다. 이날 대원전선우는 21.95% 오른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746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1분기 내내 20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이달 초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세 배가량 상승했다. 이날 대원전선도 3435원으로 최고가로 치솟았다. 이달 1일 1462원에 불과했던 대원전선의 주가는 3195원으로 118.24% 급등했다.

대원전선은 전력·통신케이블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다. 현대·기아차, GM 등에 자동차 전선을 공급 중이다. 전기차 수요에 대응해 수익성 높은 자동차 전선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75.42% 증가한 1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154억, 연간 순이익은 96억원이다. 최근 전선 핵심 원자재인 구리 가격이 연일 급등하고 있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선물(3개월물) 가격은 장중 t당 1만31.50달러를 기록해 202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만달러를 돌파했다.

전선업계 대부분 수주 시 구리가격 상승에 따라 판매가격 연동이 가능한 '에스컬레이터'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전선값의 90% 비중을 차지하는 구리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실적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리 가격이 오르면 기업은 보유 중인 구리 자산 평가액이 늘어난다는 이점이 있다.

전력설비 업체 수혜가 기대되면서 관련 주식도 덩달아 급등세다. 이달 대동전자(105.55%), 삼화전기(82.12%), LS일렉트릭(77.20%), 가온전선(70.64%) 등도 전력 관련주도 평균 83% 상승했다. 이날 LS에코에너지는 전력 수요 수혜 기대감에 가격 제한폭(29.90%)까지 치솟았고, 1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LS일렉트릭은 17만920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LS에코에너지는 유럽과 베트남에 해외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LS일렉트릭는 전력 사업 호조로 1분기 시장 기대치(740억원)보다 높은 93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6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수혜주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I 수요 증가로 국내외 데이터센터 설립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전력 설비 관련주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AI를 개발하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용량의 데이터를 보관하고, 이를 처리할 데이터센터가 필수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2028년까지 1000억달러(약 135조원)를 투입해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현존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비용과 비교해 100배 이상 큰 수준으로 알려졌다. 구글도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영국 런던 외곽에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쏟아부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역시 향후 15년간 데이터센터 건설에 15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 국가 역시 원유 중심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위해 앞다퉈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전략 소비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22년 전체 전력 수요의 2%인 460TWh에서 2026년 620~1050TWh로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전력 시설 교체 수요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향후 5년간 미국 내에서 16만㎞ 규모의 송전선을 개선(upgrade)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전선 업계 해외 수주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특히 반도체 공장 및 AI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발전 경쟁 등 막대한 전력 공급을 필요로 하는 3대 분야에서 글로벌 확대 경쟁이 향후 수 년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반도체, 전력기기 사이클 장기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LS, 대한전선 등 종목의 수혜를 기대했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