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가구 대단지도 매물 '0'…"서울 전셋값 더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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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2만건 대…1년 만에 28% 급감
은평·동대문·중구 60%대 감소…7개월 만에 최저치
8월 갱신계약 만기 도래…"집주인들 전셋값 올릴 것"
은평·동대문·중구 60%대 감소…7개월 만에 최저치
8월 갱신계약 만기 도래…"집주인들 전셋값 올릴 것"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전세 매물 안내문. /사진=뉴스1](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ZN.35943627.1.jpg)
3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전일 2만9782건을 기록하며 3만건 밑으로 내려왔다. 전년 같은 기간 4만876건과 비교해 약 28%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2만건 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0월 2만9026건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은평구가 지난해 1817건에서 올해 610건으로 66.5%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다. 동대문구(-63.8%)와 중구(-62.9%)도 감소률이 60%를 넘겼다. 노원구, 도봉구, 관악구, 서대문구, 양천구, 중랑구 등도 50%대 감소 폭을 보였다.
매물이 가장 많이 줄어든 은평구에서는 전세 매물이 한 건도 없는 아파트 단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신사동 '현대2차(380가구)', 응암동 '녹번역센트레빌(350가구)', 진관동 '은평뉴타운우물골5단지(387가구)', '은평뉴타운상림2단지롯데캐슬(335가구)' 등에서 전세 매물이 아예 사라졌다.
서울 전세 매물 28% 급감…대단지도 매물 '0건'
500가구가 넘는 중규모 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은 귀한 몸이 됐다. 은평구 신사동 '미성(570가구)'는 전세 매물이 단 한 건도 없다. 진관동 '은평뉴타운상림12단지롯데캐슬(551가구)'은 전세 매물이 1건이고, '은평뉴타운박석고개힐스테이트1단지(947가구)'는 2건뿐이다.![서울 은평구 응암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 사진=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AA.28410511.1.jpg)
전세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25일 발표한 4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7% 올랐다. 올해 들어서만 누적으로 1.15% 뛰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후 49주째 상승하고 있다.
전세 매물이 빠르게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로는 서울 입주 물량 급감이 꼽힌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4139가구로, 전년(3만570가구)보다 21% 줄었다. 월별로는 2월 645가구, 3월 996가구, 4월 815가구 등으로 최근 3개월 연속 1000가구를 밑돌았다. 그나마도 5월에는 입주 물량이 0건인데, 서울 아파트 신규 공급 적정수요인 월 3910가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더해 전세 사기 우려가 확산하면서 빌라,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수요가 소형 아파트로 몰린 점도 전셋값을 끌어올렸다.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빌라와 오피스텔이 피해 건수의 55.67%를 차지했다. 이에 비(非)아파트 임차 시장이 월세 위주로 재편됐고, 전세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은 아파트로 유입되는 상황이다.
8월부터 갱신계약 만기 도래…"전셋값 더 오른다"
입주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수요가 늘며 전셋값이 상승하자 기존 세입자들도 기존 전셋집 계약을 갱신하고 있다. 새로운 전셋집을 찾는 것보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활용하는 것이 저렴하기 때문이다.![1000가구 대단지도 매물 '0'…"서울 전셋값 더 오른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AA.29441394.1.jpg)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전세 품귀 현상이 점차 심화하고 전셋값 상승 폭도 가팔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새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전세 계약 만기가 오는 8월 도래하기 때문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비아파트 기피 현상에 아파트 전세 수요가 늘었지만, 입주 물량은 없다시피 한 상황"이라며 "아파트 전셋값이 계단식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8월이면 계약갱신 청구권을 사용한 전세 매물이 시장에 나온다"며 "또 4년간 임대료를 올리지 못할 것을 대비해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크게 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